지금은 통섭시대, 통섭을 말하다
지식정보사회, 서술·논술형 평가로 창의적 인재 키워야
주입식 위주로 진행되던 학교 수업을 토론·탐구·말하기·글쓰기 위주로 전환한다는 교육과학기술부의 발표가 있었다. 초·중·고 내신시험의 주관식 문제를 기존 단답형에서 서술·논술형으로 바꿔 출제한다고 서울시교육청도 잇따라 발표했다.
이후, 내신시험의 서술·논술형 평가가 전국 일선 학교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초·중·고 내신시험의 서술·논술형 문항 출제를 전국으로 확대하라는 당시 국무총리의 지시가 있었기 때문만은 아니다. 서술·논술형 평가로의 변화는 지식정보사회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당연한 수순인 까닭이다.
지식정보사회에서는 창의력을 갖춘 인재가 필요하다. 단지 지식을 외우기만 하는 지식 소비자의 위치가 아니라 창의적 사고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낼 수 있는 지식 생산자 역할을 해낼 수 있어야 한다.
일선 학교에서의 서술·논술형 평가 확대는 이러한 시대 흐름을 반영한 결과이다.
암기한 지식으로 정답 찾는 선택형 평가, 사고력·응용력 등 오히려 저해
기존의 선택형 평가문항도 일정 부분 효용성을 지니고 있지만, 평가요소에 대해 학생의 반응 범위를 일정한 개수의 답지로 한정함으로써 학생의 다양한 반응이 불가능하고, 단순 암기나 문제풀이 위주의 학습 형태를 조장하는 등 문제점이 지적되어 왔다.
반면 서술형 평가는 학생 스스로 기존 지식을 재구성하여 주어진 문제 상황을 창의적으로 해결하도록 하는계기를 제공한다. 나아가 논술형은 선택형 문항에서는 측정하기 어려운 추리력, 비판력, 분석력, 표현력까지 측정할 수 있다.
이처럼, 평가도 하나의 교육 활동이므로 학생들의 사고력을 배양하고 학습에 대한 흥미를 북돋울 수 있도록 진행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따라서 최근 서술·논술형 평가의 전국 확대 시행은 아이들의 미래를 생각하는 일선 교사들의 오랜 고민이 교과부 정책으로 결실을 맺은 것이라 할 수 있다.
사실 이런 변화가 갑작스러운 것은 아니다. 2009년 초등 1·2학년 교과서 개정을 시작으로 2013년 고등 3학년 교과서까지 순차적으로 전면 개정되는데, 이번 교과서 개정의 핵심이 바로 창의적 사고와 토론․논술 능력의 신장이기 때문이다.
주입식 위주로 진행되던 학교 수업이 교과서 개정에 맞춰 토론·탐구·말하기·글쓰기 위주로 전환되고, 이를 측정하기 위한 내신시험 역시 서술·논술형으로 출제되는 것은 당연한 흐름이다.
서술·논술형 평가의 확산 추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경기도교육청의 경우 2011학년도 3월, 도내 고등학교 1·2학년을 대상으로 국어·사회·수학·과학·영어 등 5개 교과목에 걸쳐 창의·서술형평가를 실시한다는 방침을 밝힌바 있다.
경기도의 이번 창의·서술형 평가는 고등학교 내신 평가에서 선택형 문항 일변도의 기존 평가 방식을 개선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교육부 사지선다형 시험 전면 폐기, 서술·논술형 평가는 세계적 흐름
이러한 변화는 비단 국내만의 움직임이 아니다. 미국 교육부가 사지선다형(multiple choice test) 시험을 전면 폐기하는 ‘학력평가 개혁’에 착수한다고 2010년 9월 밝혔듯이 서술·논술형 평가를 통해 창의적 인재를 키우려는 노력은 세계적 흐름이다.
종래의 평가시험 개념을 180도 뒤집는 이번 개혁(학력평가2.0 프로젝트)은 단순 지식을 측정하는 사지선다형 시험을 버리고, 실생활 속 문제 해결 능력을 측정하는 실용적·다면적 학력평가로의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무엇을 배웠는지가 아니라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자는 것이다. 수업 시간에 배운 지식을 실생활 속 문제 해결에 얼마나 적용할 수 있는지가 주요 평가 요소다.
살펴본 바와 같이, 서술·논술형 평가는 기존 선택형 평가의 교육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적 평가로서, 앞으로 교수법과 학습법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창의력 있는 인재를 키우려면 주입식 교육이나 단순 독서만으로는 부족하다. 다양한 읽을거리를 통해 얻은 풍부한 주제 경험을 바탕으로 파편적 지식을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묶어내는 토론과 글쓰기가 병행되었을 때, 진정한 논술식 사고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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