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 박수영 | 2013.11.25
[서울톡톡] 희끗희끗 이끼가 끼어있는 먹기와 지붕, 세월의 무게를 고스란히 이고 있는 솟을 대문, 300년 된 은행나무, 조상의 신위를 모신 사당과 수백 년 대를 내려온 정면에 걸려있는 나무현판...
MBC 드라마 <불굴의 며느리> 배경 설명이다. 이 드라마에 배경이 된 곳은 세트가 아니다. 그것도 서울 한 복판에 위치해 있다. 드라마의 배경이 된 곳은 서울시 은평구 진관외동 우물골 마을 한쪽에 위치한 '금성당(중요민속문화재 제258호)'이다.
금성당은 금성대군(1426~1457)을 주신으로 모신 굿당이다. 금성대군은 세종대왕의 여섯 째 아들이자 단종의 숙부로 단종복위 운동이 실패한 후, 32세 비운의 죽음을 당하였다. 이후 서울과 경기 지역의 많은 무당들이 그를 영험한 신으로 모셨다고 한다. 금성당도 그 중의 하나로 원래 서울에는 진관외동 외에 망원동과 월계동에도 있었으나, 도시개발로 모두 사라지고 지금은 유일하게 진관외동의 금성당만 남았다.
1880년대 초반 이전에 건립한 것으로 추정되는 조선후기의 전통적 당집 양식으로서, 19세기 서울·경기지역 민간 무속신앙의 한 단면을 볼 수 있는 민속문화재이며, 금성대군의 영혼을 위무하려고 세운 굿당으로서 무신도와 각종 무구류(巫具類) 등이 잘 보존되어 있는 등 그 희귀성과 건축사적 중요성도 대단히 높아 문화재적 가치가 높다.(참고 : 문화재청)
금성당은 서울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굿당으로, 아파트 숲 안에 자리하고 있는 것을 보면 참으로 이색적이고, 길을 가다가도 한 번 더 시선이 가게 된다. 금성당은 이래채, 외채, 금성당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현재 한옥으로 정갈하게 복원되어 있다.
대청마루, 온돌방, 부엌, 담벼락 등 구석구석 보면 볼수록 우리 선조들의 지혜에 절로 감탄사를 연발케 한다. 금성당이 살아있는 문화재로 우리 곁에 오래 머물기 위해서는 그저 보여주기 공간이 아닌 우리의 무속신앙과 전통가옥의 가치를 몸소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다시 한 번 거듭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위치 : 서울 은평구 진관동 175-8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