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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광장, 층간소음공감엑스포

草霧 2013. 6. 25.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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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예민해진 걸까? 아니면 이기적이 된 걸까?

서울광장, 층간소음공감엑스포

 

시민리포터 김수희 | 2013.06.21

 

 

[서울톡톡]"쿵쾅쿵쾅! 쿵쿵쾅쾅! 탕탕탕! 딱딱딱!"

 

20일, 서울시청 광장에서 층간소음을 체험할 수 있는 '소음공간' 현장에서 어린이들이 신나게 미끄럼틀을 타고 장난감을 갖고 놀며 뛰어놀고 있다. 잠시 후 아래층으로 내려가 자신들이 뛰어놀던 공간에서 나는 소음이 들리자 고사리 같은 손으로 귀를 막으며 잠시 찡그린 표정을 지었다.

 

지난해 층간소음 문제로 이웃에게 흉기를 휘두르거나 불을 지르는 등 층간 소음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층간 소음을 직접 체험해보고 심각성을 모두 공감해 이웃 간의 편안하고 쾌적한 주거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층간소음 공감엑스포>가 서울광장에서 개최됐다.

 

개막 첫날임에도 불구하고 어린이들과 사람들로 입구부터 북적였다.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은 '층간소음 체험관'은 2층 가상주택에 가정집처럼 디자인되어 발길마저 끌었다.

 

윗층에 올라가 집안에서 일어나는 소음을 체험하는 '놀이 소음관', '생활 소음관', '행동 소음관'을 차례로 들렀다. 각 공간에 마련된 장난감, 망치, 피아노, 청소기 등의 도구를 이용해 소음을 직접 내고 1층으로 이동해 2층에서 나는 소음 피해를 직접 체험하면서 가해자와 피해자의 입장을 한꺼번에 느껴봤다. 생각보다 소음이 커서 귀를 막게 되고 층간소음의 심각성을 깨닫게 되는 좋은 기회였다.

 

주부 박선형씨는 "평소 6살 아이가 집에서 뛰거나 노는 소리 때문에 아랫집에 피해가 갈까봐 아이에게 주의를 자주 줬다. 막연하게 시끄럽다는 생각을 했지만 막상 아이들이 뛰어노는 소리나 장난감을 갖고 노는 소리를 직접 들어보니 아래층 아주머니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가 되고 앞으로는 좀 더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체험관을 나와 바로 옆에 '층간소음 힐링관'이란 문구가 쓰여 있는 곳으로 들어가니 층간소음에 관련된 정보가 총망라되어 있었다. 서울시 주최로 진행된 '층간소음 공모전'에서 수상한 해결사례와 아이디어들로 진심이 담긴 손편지, 피아노를 치는 시간 정하기, 층간소음 시간표, 조정중재사 만들기 등 다양한 노하우를 얻을 수 있었다.

 

또한 실질적으로 층간소음 분쟁이 발생했을 경우 도움이 되는 1단계 관리사무소, 2단계 층간소음이웃사이센터와 3단계 서울시 환경분쟁조정위원회의는 물론 '정책홍보관'에서 전문가와 현장상담을 통한 해결방법도 찾을 수 있다.

 

 

전시장을 둘러본 한 관람객은 "소리에 예민한 편이라 위층에서 반복적인 소리가 나서 여러 번 찾아가 양해를 구했지만 잘 해결되지 않았다. 서로 조금만 양보하면 좋겠지만 만약 힘들 경우 조정해주는 전문기관이 생겨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부 관람객은 "소음시간표 아이디어가 너무 좋은 것 같다. 피아노소리 때문에 아래층과 사이가 서먹한 편이다. 앞으로 소음시간표를 만들면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했다.

 

한쪽에서는 층간소음으로 인해 받은 스트레스를 좋은 소리를 들으면서 치유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됐다. 환경부가 지정한 '한국의 아름다운 소리 100선'을 들으며 층간소음 도우미인 핑크고양이 '살금이' 모습을 한 안내요원들의 조용하고 귀여운 모습이 재미를 더했다.

 

이와 함께 지하철 1호선 시청역 5번 출구 입구 쪽에 마련된 '참여업체 전시관'에선 30개 층간소음 관련 기업체의 층간소음 저감제품과 신기술과 공법 등의 볼거리가 다양했다. 잔디광장에는 층간소음 공모전에 당선된 포스터 작품전시장, 포스트잇에 층감소음 공감 메시지를 적어 꾸민 집모양의 포토존도 관람객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누구나 가해자나 피해자가 될 수 있는 층간소음. 서로 조금씩 양보하는 이해와 배려가 층간 소음의 해결책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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