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약보다 더 좋은 겨울 과실,
유자 · 모과 · 배
겨울엔 뭐니뭐니 해도 건강한 것이 복. 돈 들여 굳이 보약 지어먹을 필요 없다. 비타민 C의 보고 유자, 추우면 더 심해지는 관절염에 좋은 모과, 감기에 특효인 배. 겨울에 먹으면 더 효과적인 과실만으로도 가족들의 건강 하나는 확실하게 챙길 수 있는 솔깃한 이야기들.
감기에 특히 좋은 열매 ‘유자’
유자는 ‘뚝배기보단 장맛’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을 정도로 생김새가 투박하고 못생겼지만 향기가 좋고 과육이 부드러운 과실이다.
유자는 비타민 C가 레몬보다 3배 이상 들어 있어 감기와 피부 미용에 좋고 노화와 피로를 방지하는 유기산이 많이 들어 있는 겨울철 대표적인 보양 과일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당질·단백질 등이 다른 감귤류 과일보다 많고 모세혈관을 보호하는 ‘헤스페리딘’을 함유해 뇌혈관 장애와 풍을 막아준다. 또한 배농(排膿) 및 배설 작용으로 몸 안에 쌓여 있는 노폐물을 밖으로 배출시킬 뿐만 아니라 간과 위를 보호하는 역할을 해 겨울철 가까이 두고 먹으면 보약이 부럽지 않은 귀한 과실이다.
유자를 직접 끓이면 떫은맛이 나기 때문에 반드시 설탕이나 꿀에 숙성시킨 뒤 물에 타 먹는 것이 좋다. 대부분 껍데기나 알맹이에 붙어 있는 흰 부분을 함께 숙성시키는데 이 부분을 도려내야 향기가 좋고 새콤한 유자차를 만들 수 있다.
또한 유자를 얇게 저며 차를 만들거나 소금이나 설탕에 절임을 하여 먹으면 좋다. 과육은 잼·젤리·양갱 등을 만들고 즙으로는 식초나 드링크를 만든다. 껍질은 얼려 진공 건조한 뒤 즉석 식품으로 이용하거나 가루를 내어 향신료로 쓰고, 종자는 기름을 짜서 식용유나 화장품용 향료로 쓰거나 신경통·관절염 약으로 쓴다. 유자로 술을 담그기도 하는데, 기관지 천식과 기침·가래를 없애는 데 효과가 있다.
풍부한 알칼리성 과실 ‘모과’
“못생겨서 죄송합니다.”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시키고 과일전 망신은 모과가 시킨다’는 말이 있다. 유별나게 못생긴 모과의 모양 때문이다. 모과나무의 열매인 모과를 보고 세 번 놀라는데, 과일이 너무 못생겨 놀라고, 못생긴 과일에서 나는 향기는 좋아 또 놀라고, 향기가 좋은데 맛이 없어 세 번째로 놀란다는 얘기다.
모과는 무기질이 풍부한 알칼리성 과실이다. 특히 모과에 들어 있는 각종 유기산은 소화효소의 분비를 촉진시키고 입맛을 돋우는 작용을 한다. 당분이 과당 형태로 되어 있어 다른 당분보다 혈당의 상승을 막는 효과가 높다. 모과는 ‘못생긴 것’을 골라야 한다. 동글동글하고 예쁜 것일수록 토종이 아닐 확률이 많고 단맛이나 향기가 떨어진다.
모과는 팔다리의 근육이 나른하고 피로를 잘 느낄 때, 요통이나 신경통이 잦을 때 효과적이다. 이는 모과의 따뜻한 성질이 몸 속에 정체돼 있는 습기를 제거하여 근육통, 요통, 관절염, 신경통 등의 증상을 완화시켜주기 때문이다. 또한 피의 재생을 돕기도 해 빈혈로 인한 근육경련, 만성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에 많이 활용된다.
가정에서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방법에는 모과차가 으뜸이다. 뛰어난 약성 탓에 요즘처럼 으슬으슬 춥고 관절 통증이 심할 때 마시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다만 모과는 항이뇨 작용으로 소변을 수렴하는 효과가 있으므로 신장질환이 있거나 소변량이 적은 사람은 주의해야 한다.
기관지 계통에 탁월한 ‘배’
옛말에 ‘배 먹고 이 닦기’란 말이 있다. 이 말은 ‘일석이조’와 같은 뜻으로 많이 쓰였다. 또 ‘배 썩은 것은 딸에게 주고 밤 썩은 것은 며느리 준다’는 속담도 있다. 이렇듯 배는 우리의 일상 생활 속에서 많이 이용되는 대표적인 과실이다.
배는 독특한 단맛과 시원함이 어우러진 알칼리성 식품으로 수분을 85% 이상 함유하고 있다. 배는 씹히는 맛이 아삭아삭하고 뒷맛이 개운하며 수분이 많아야 하고 크기가 클수록 맛이 있다. 배의 주성분은 수분과 탄수화물이고 당분은 10∼13%로 품종에 따라 차이가 많다. 단백질 함량은 0.3% 내외로 다른 과실과 큰 차이가 없다.
예로부터 배는 변비에 좋고 이뇨 작용이 있어 다이어트를 하는 이들에게도 권장할 만한 과실 중의 하나로 꼽힌다. 고기를 잴 때나 육회 등에 배를 넣는 이유 역시 배 속에 있는 소화 효소가 고기의 육질을 연하게 할 뿐만 아니라 소화를 촉진시키기 때문이다.
특히 배는 기관지 계통의 질환에 효과적이다. 감기, 해소, 천식, 담배를 많이 피우는 흡연자나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들에게 좋다. 가래와 기침이 날 때 배와 생강즙을 달여 먹고 목이 쉬어 소리가 나지 않을 때는 배즙을, 배가 냉하고 아플 때는 배나무 잎을 삶아 그 물을 마시면 효과가 있다.
유자차
재료
유자청 2큰술, 잣·대추채 약간씩
만드는 법
1 유자 10개를 깨끗이 씻어 반으로 잘라 0.2cm 두께로 썬다.
2 준비한 ①을 유리병에 담고 설탕 시럽 1컵을 부어 절여둔다. 20여 일쯤 지나면 먹기 시작한다.
3 찻잔에 유자청을 넣고 끓는 물을 부은 다음 잣과 대추를 띄운다.
모과차
재료
모과청 2큰술, 잣·대추채 약간씩
만드는 법
1 모과는 잘 익은 것으로 3개를 골라 깨끗이 씻은 다음 6등분해서 씨를 털어 내고 0.2cm 두께로 썬다.
2 썰어놓은 모과를 유리병에 꾹꾹 눌러 담고 설탕 시럽 1컵을 부은 후 뚜껑을 덮어 익힌다. 한 달쯤 지난 후에 먹기 시작한다.
3 찻잔에 모과청 2큰술을 넣고 끓는 물을 부은 다음 잣과 대추채를 띄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