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기술이라고 하면 우리는 흔히 서양의 것을 떠올린다. 오늘날 세계를 움직이는 과학 기술이 17세기 서양에서 크게 발달했고, 또 전세계가 철저하게 서양의 과학 기술을 배우고 발전시키려 애써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과학사라고 할 때에도 흔히 서양을 중심으로, 서양의 것만이 유일한 과학 발전의 역사인 것처럼 절대화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일찍부터 농경과 중앙 집권적인 국가 체제를 발전시켜온 중국과 우리나라 등 동아시아 국가에서도 나름의 과학 기술 문명을 발달시켜왔고, 과학 기술의 발달이 근대 서양에서 일어나 세계사에 큰 영향을 미친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우리 문화유산 가운데에도 서양의 것보다 더 일찍부터 과학적이며 창조적인 발전을 이루었던 것들이 적지 않다.
서양 과학 기술이 들어오기 전까지 우리나라의 과학 기술 전통은 중국 문명으로부터 상당 부분 영향을 받았다. 그렇지만, 거의 모든 경우 중국의 과학과 기술은 그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우리는 우리의 자연과 기후, 풍토에 어울리는 과학 기술을 발전시키려고 노력했고, 또 그런 과학 기술의 결과물들을 만들어냈다.
이러한 것들은 창조적인 과학 기술 능력 없이는 가능하지 않은 일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오히려 근대화를 거치면서 우리 조상들의 발달된 과학을 계승, 발전시키지 못했다. 꾸준히 발전하던 우리의 과학 기술을 바탕으로 스스로 독특한 기술을 만들어 내기보다 막강한 힘으로 밀고 들어온 서구 기술을 뒤쫓아 가기에 바빴던 것이 사실이다.
이제 우리는 부지런히 5000년이라는 기나긴 세월 동안 이어진 우리의 과학 기술의 문화 전통 속에 담긴 조상들의 슬기와 지혜를 찾아 배우고 익혀, 이를 바탕으로 자연의 질서를 파괴하지 않는 지속 발전 가능한 미래의 과학을 개척해 나갈 길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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