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문화를 거침없이 즐긴다자전거 타고 즐기는 청계천여행
[서울톡톡] 도시생활이 때로 헛헛하고 인간미가 느껴지지 않을 때면 종종 찾는 곳이 있다. 청계천 인근의 시장들이 그곳으로 멀지 않은 거리에 서로 이웃한 동대문 평화시장, 광장시장, 동묘 벼룩시장 등이다. 작은 마을의 5일장 부럽지 않은 정취와 북적임으로 마음이 훈훈하고 넉넉해지는 것은 물론 황학동 풍물시장, 방산시장, 창신동 문구·완구거리, 청계천변 헌책방 거리 등 개성 있고 특색 있는 시장들도 공존하고 있어 해외 대도시 어느 곳에서도 보기 힘든 풍경과 미덕을 품고 있다.
이곳은 주로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자가용을 타고 가야 하는데 최근엔 자전거로도 갈 수 있게 되었다. 특히 매월 1, 3주 일요일엔 서울시에서 임시로 마련한 자전거 도로를 따라 청계천의 최상류 광화문까지 달릴 수 있다. 자전거 타기를 즐기는 시민들에겐 희소식이다. 휴일이면 자전거를 타고 주로 한강가를 달리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도심 속을 자전거로 여행하는 또 다른 즐거움을 느낄 수 있으니 말이다.
도로 다이어트로 생겨난 청계천변 자전거 도로 자전거를 타고 한강 자전거 도로를 달리다가, 조선 시대 가장 길었다는 정겨운 돌다리 살곶이 다리(성동구 행당동)가 보이면 청계천에 다 온 것이다. 한강을 걸어서 건널 수 있는 살곶이 다리는 언제 봐도 역사가 느껴지고 눈길이 머문다. 사적 제160호로 지정되었다가, 2011년 12월 23일 보물 제1738호로 승격되었다. 이정표를 따라 자전거 도로는 청계천 하류인 동대문구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청계천변 양쪽에 차도를 줄여 만든 자전거 도로가 하얀색 줄로 그어져 있다. 이는 '도로 다이어트'라고 하는 것으로 새로 자전거 도로를 만들지 않고 기존 차도를 줄여 만든 자전거 도로다. 넓은 차선이 많은 대도시에서 매우 유용한 방법이다. 굳이 큰 예산을 들여 자전거 도로를 만들지 않아도 되는 이런 도로 다이어트 자전거 도로가 도심에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언제나 차들로 가득한 청계천변이지만 자전거 도로 덕분에 차량들을 신나게 추월하며 달리다, 때론 왼편의 청계천 풍경을 구경하며 유유자적 천천히 달린다. 그러다 사람들로 왁자한 분위기의 공간이 나타나는데 바로 동묘 앞 벼룩시장이다. '벼룩이 들끓을 정도로 오래된 물건을 판다'는 의미의 시장답게 온갖 물건들이 넘쳐나 눈길을 끈다. 요즘엔 서남아시아, 중앙아시아 등 여러 아시아 국가에서 온 외국인들까지 찾아와 사람구경 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분주한 벼룩시장 한쪽에 있는 고즈넉한 분위기의 동묘 공원은 깨끗한 화장실과 함께 나들이객의 좋은 쉼터가 되어준다. 동묘안의 사당에 있는 중국의 관우 장군상도 눈을 크게 뜨고 몰려든 사람과 장터를 구경하는 것 같다. 어느 왕족의 묘겠거니 여겼던 이곳은 소설 삼국지에 나오는 관우 장군이 모셔진 사당이다. 그 사연이 쓰여 있는 안내 팻말엔 임진왜란과 관련한 지난 역사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서울의 소중한 자산, 청계천변 시장들 "너무 싸서 화가 난다"라고 쓰여 있는 재미있는 플래카드처럼 저렴하고 질 좋은 의류와 잡화를 '득템'할 수 있는 곳, 바로 동대문 평화시장이다. 대부분 국산품으로 그 흔한 중국산 제품을 이곳에선 쉽게 볼 수 없다. 화투의 그림으로 디자인한 사각팬티처럼 웃음이 나는 기발한 의류들도 많다.
청계천변의 명소 시장 가운데 푸짐하고 맛깔난 먹거리가 가득한 광장 시장도 빼놓을 수 없다. 외국인들이 보면 놀랄 '마약'이라는 이름이 크고 자랑스럽게 써있는 '마약 김밥' 간판들은 단연코 해외토픽 감이다. 일요일엔 남녀노소의 시민 식객들로 발디딜틈이 없다.
이외에도 황학동 풍물시장, 동대문 헌책방 거리, 아이들에게 선물할 때 꼭 들리게 되는 창신동 문구·완구거리 등 발길을 돌리고픈 곳이 많아 광화문 청계천에 도착할 무렵이면 어느 새 하루가 다 간다.
관광안내소가 있는 종로 2가 사거리부터 광화문까지의 청계천변은 아예 차량통제구간이다. 아기를 태운 트레일러 자전거를 탄 아주머니, 아이들과 어른들이 타는 크고 작은 자전거들이 신나게 오가는 모습이 흐뭇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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