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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농업·농촌에 불고 있는 협동조합의 바람

草霧 2013. 9. 12.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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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농업·농촌에 불고 있는 협동조합의 바람           

 

중국 농업·농촌에 불고 있는 협동조합의 바람
- 중국 하얼빈 동북아농업농촌발전 국제심포지엄 참가기 -

한국은 지금 협동조합에 관한 열풍이 불고 있다. 도시지역이나 농촌지역 구분 없이 많은 협동조합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지난 2012년 협동조합기본법이 제정되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협동조합기본법 제정에 대해 일본의 학자들이나 다른 아시아권의 학자들이 굉장히 놀라워하고 부러워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한국에서 협동조합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는 지금, 농업 및 농촌분야에서 유사한 상황에 놓여있는 동아시아권의 다른 나라들은 협동조합에 관해 어떠한 기대를 하고 있을까? 특히 농업 및 농촌개발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중국에서 협동조합은 어떻게 나타나고 있을까? 마침 중국 동북농업대학에서 개최된 동북아농업농촌발전 국제심포지엄에서 ‘협동조합’을 주제로 대회가 열리게 되었고, 나는 한국 협동조합기본법의 농업농촌 적용방안에 관한 주제로 발제를 요청받아 며칠간의 일정으로 하얼빈에 다녀오게 되었다.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한국‧중국‧일본 협동조합의 현황과 과제, 농업·농촌분야의 발전과제에 관한 다양한 발표가 있었다. 한국과 일본은 현재 농업협동조합의 현황을 소개하고 문제점과 그 해결방안에 관한 내용을 주로 이야기하였으며, 중국은 최근 사례들을 주로 언급하며 중국 농촌에서의 협동조합 모델과 확대방안에 관한 주제를 주로 발표하였다. 중국 참가자들은 한국 농협과 일본 JA의 성공모델에 관해 깊은 관심을 나타내었는데, 특히 한국이 기존 농협과 더불어 협동조합기본법에 따라 다양한 협동조합을 농촌에 설립하고 지역의 다양한 수요를 충족하고자 모색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

일본은 JA라는 우리의 농협같은 조직이 있는 상황이라 우리의 법 제도와 많은 유사점이 있지만, 중국은 우리의 농협과 같은 규모를 가진 조직들이 성장하지 못하였다. 그 이유는 중국이 농업 생산 분야에서 추진한 정치‧경제적 제도와 역사적 결과 때문이다. 중국은 그동안 해체되었던 농촌의 협동조직을 다시 부흥하고 이를 활용하고자 2007년 법 제도를 도입하여 농민전업합작사라는 일종의 농업협동조합을 설립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 수는 전국적으로 급증하는 추세인데, 이들 전업합작사는 2010년 기준으로 311,729개가 설립되어 조합원 수는 5,412,799명에 달하고 있다. 그러나 각 전업합작사의 규모를 보면 평균 17명의 조합원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1인당 평균출자액이 108.7위안(한화 약 2만 원)으로 그 규모가 영세함을 알 수 있다. 농민전업합작사의 업종은 재배업이 47%, 축산업이 35%로 업무별로는 생산·판매형이 전체의 52%를 차지하고 있어 농업생산 및 단순판매를 중심으로 한 1차 산업 위주로 기능하고 있다. 그러므로 현재 조건에서는 우리나라의 종합농협보다는 영농조합법인과 같은 소규모 사업형태를 중심으로 형성되는 소규모 협동조합과 견줄 수 있다. 따라서 전업합작사의 규모가 영세한 현실에서 이를 어떻게 규모화하고 조직화하여 농업인의 충분한 이익을 형성해 줄 수 있는 조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었다.

지배구조 및 내용 측면에서는 전업합작사의 의사결정에 있어 거래량에 따라 비례표결을 하고, 일부 합작사는 지배층 및 정부가 개입하며, 소규모의 임원을 중심으로 합작사를 관리하는 등 민주성에 대해서는 협동조합 원칙에 어긋나는 점이 나타나기도 한다. 특히 일반 농민조합원의 출자비중이 낮아 자본조달에 동등하게 참여하기가 어렵고 규모화되는 과정에서 소규모 농업인의 참여가 어려워지는 등의 문제점도 제시되고 있다. 또한, 경영진이 보수 등의 이익분배 구조가 없으며 정부의 격려 및 촌민의 신망으로만 운영되어 경영적인 조직구조가 아닌 경우도 많다고 할 수 있다.

중국의 학자들은 전업합작사를 농촌개발 및 농업진흥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소규모 조직의 영세성을 극복하기 위해 이들이 규모화가 될 필요가 있으며 정책적, 금융적 지원이 뒤따라 경영적인 어려움을 개선해야 한다고 개선방안을 제시하였다. 또한, 일부 학자는 중국정부의 강력한 정책지원 아래서 전업합작사의 연합적 조직화를 통하여 한국과 같은 전국적 조직망을 갖추고 사업을 계열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하였는데 이는 단기간에 정책화되기는 어렵다고 전망된다. 왜냐하면, 농촌지역의 협동조합을 조직적으로 육성하는 것은 중국의 정치상황에서 큰 부담이 될 수 있는 부분이라 정치적 측면에서 당국에서 고려하는 점이 많기 때문이다.

여러 사회경제 여건이 다른 가운데에서도 중국은 한국과 일본의 농협과 협동조합의 운영모델에서 많은 점을 배우려 한다. 특히 한국과 일본의 농협이 전국적 조직을 갖추고 성장하면서 농산업 분야에서 차지하는 역할과 위상에 대하여 높게 평가하고 농정의 주요 파트너로서 그동안 농산업 발전에 기여한 부분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또한, 종합농협으로써 농촌의 다양한 사업수요를 충당해 나가고 농민의 이익을 대변해 나가는 측면에서 향후 어떻게 발전해나갈지에 대한 그동안의 흐름과 전망에 관해서도 관심이 높았다.

이번 자리를 통해서 나는 한국과 일본의 농업협동조합 및 농촌발전의 경험과는 다르게 중국에서는 어떻게 농업 및 농촌지역 협동조합 모델이 확립되고 발전할지 무척 궁금해졌다. 특히 중국은 농업 및 농촌개발과 관련하여 아직 협동조합에 대한 운영수준 등이 많이 발전하지 않은 국가이다. 경제발전의 모델 속에서 농업과 농촌의 발전에 협동조합이 필요하다는 것을 재인식하고 관련한 연구가 활발해지는 추세이다. 따라서 우리가 고민하는 지역발전을 위한 협동조합, 현재 농협의 개혁과 발전방안의 모색이 중국에서도 많은 시사점을 제공해 줄 것으로 생각한다. 중국 내에서도 협동조합에 대한 많은 시도와 변화가 있을 것이고 실제로 농촌의 변화에 협동조합이 중요한 역할을 할 전망이다. 앞으로 아시아권의 협동조합 관계자 및 연구자 간의 많은 교류를 통해서 상호 간에 발전된 역할을 모색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농촌의 주민과 농업인이 협동조합을 만들고 참여하는 과정을 통해 농촌의 현실적 과제와 필요를 어떻게 개선해 나갈지, 또한 그것을 위한 제도적 지원방안은 무엇일지 끊임없는 의문과 연구가 필요하다. 이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어느 농촌지역에서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번에 방문한 중국의 농업과 농촌의 발전에도 협동조합이 많은 기여를 하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 참고자료
제 10회 동북아농업농촌국제심포지엄 자료집
중국농업동향 2012 가을호, 한국농촌경제연구원



2013. 9. 1
(사)한국협동조합연구소 김원경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