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따라 흐르는 착한 맛집 9選
태평로에서 신답철교까지 6Km에 달하는 물길을 따라 산책하는 것 만으로 여유있는 하루를 보낼 수 있다. 개발 과정과 역사적 유물이 제거되는 등의 문제점이 많긴 하지만 관광자원 이기 전에 시민들의 쉼터라는 기능 하나만으로 가치가 충분하겠다.
사람들 모이는 곳에 먹거리가 따르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만,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 이 으레 그렇듯 비싸기만 하고 맛은 제대로 즐길 수 없는 곳이 많다. 내가 치르는 것이 음 식값인지 자릿세인지 헛갈린다. 전망 좋은 곳에서 분위기 잡는 거야 뭐 기어코 뜯어말릴 일 은 아니겠지만, 아이들 데리고 하루 나들이 나온 서민들 주머니를 배려해주는 맛집도 우리 에게는 필요하다.
우리는 이런 곳을 " 착한 맛집"이라고 명명한다.
따라서 본 기사에서는 전망좋고 고급스럽고, 그러므로 비싼 곳들은 모조리 제외시켰다.이번 취재의 타깃이 될 '착한 맛집'의 기준은 1인 5천원 정도의 가벼운 주머니로도 즐길 수 있는 밥집과 조금만 더 보태면 넉넉한 술자리가 될 만한 곳이다.
청계천을 따라 흐르는 착한 맛집의 기준
1. 1인 당 5천원을 넘지 않을 것.
2. 술 안주꺼리도 술값을 제외하고 1인당 5천원 안팎을 유지할 것.
3. 무엇보다 친구 애인 가족과 다시 찾게 될 만큼 맛있을 것.
4. 청계천에서 길 한 번 이상 건너지 않을 만큼 가까운 곳에 위치할 것. |
대략적인 분포도 파악을 위한 초간단 약도
안동국시
양반의 고장이라는 안동.
안동에도 의외로 맛난 지방음식이 많다는데, 안동소주를 제외하고는 딱히 떠오르는 게 별로 없다. 그러니 '안동국시'라는 이 집의 업소명이자 대표음식인 안동국시엔 뭔가 독특한 맛이 있으리라 짐작하게 된다.
역시나 사무용 고층빌딩 지하 아케이드에 자리잡은 안동국시의 모든 음식맛의 근원이자 기본 은 사골육수에 있었다.
기본적으로 칼국수의 사촌 쯤 되는, 비슷한 요리법으로 만들어지는 안동국시의 국물맛은 상당히 달다. 당분을 넣어서가 아니라 푹 고은 사골국에 호박과 얼갈이 배추가 많이 들어 간 탓이다.
칼국수에 비해 가늘고 소면보다는 굵은 면발은 반죽에 콩가루를 넣는다. 그래서 독특한 냄새를 풍기는데,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게 만든다.
기자의 입맛을 당긴 건 안동국시보다는 또 다른 안동 고유의 음식, 안동국밥이다.
경상도 사람이라면 대부분 즐기는 소고기국밥 맛, 혹시 아시는지. 육개장이나 평양온반보다 는 훨씬 덜 자극적이면서 무가 많이 들어가 역시 달달하면서 시원한 국물맛을 볼 수 있는 소고기국밥 맛, 딱 그것이다.
한 줄 요약 ::
안동국시는 그 독특함을 한 번쯤 맛볼 만 하다. 다음에 또 찾는다면 안동국밥을 먹게 되겠지만.
|
때깔단 한 마디 ::
국밥은 맵지도 않고 담백하고 고기나 국 건더기도 푹 무르지 않아 맛있다. 안동 국시는 콩가루를 섞어서 난다는 그 냄새나 맛이, 나와는 잘 맞지 않는다.
|
안동국시 :: 02-732-6493
: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5번출구에서 종각방향으로 100m,광교사거리(모전교)로 꺾어지는 코너 커피빈이 있는 빌딩 지하. : 안동국시,안동국밥 5천원 / 제육, 문어(小) 1만원 / 안동소주 21도 8천원, 40도 1만원 |
황소고집
점심 시간에 뭘 먹을까? 모든 직장인의 고민이다.
황소고집이라는 매우 컨트리틱한 이름을 달고 있는 이 집에 흐르는 핵심은 바로 집 밥의 향수다. 원래 부터 이 일을 하기 위해 태어났다는 듯이, 그저 묵묵히 연탄불에 돼지갈비 를 구워대시는 아주머니와 아저씨. 주인에게 풍기는 저 집념이 가게 이름과 잘 맞아 떨어 진다. 황소 고집스럽게 고기 만을 구워내신다.
2인분의 돼지고기는 양이 적다. 한 끼 식사에 3500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 때문인지, 보이 는 양은 적다. 그렇다고 특별히 부족하지는 않다. 딱 알맞은 양 만큼의 고기가 등장한다.<
고기가 적어 보이면서도 밥 한 끼 먹는데 아쉬움이 없는 이유는 집 반찬 때문이다. 화려하지 도 아주 맛깔스럽지도 않지만 집 식탁에서 느껴지는 수수한 끌림이 있다. 특히 이 집의 된장 국은 참 맛있다. 갓 지어낸 밥과 잘 어울리며 밥과 반찬과 국은 무제한 (셀프)리필이다. 음 식을 인정으로 만들고 있다.
경북집
순대 한접시와 모듬전 大 한 접시면 두세 명 막걸리 안주로 충분하겠다.
그런데 알게 됐다. 이 집, 귀신이 씌운 집이구나, 라는 생각을 술 마시면서 내내 했다. 술 이 도대체 취하지를 않고, 술을 마시면 마실 수록 컨디션이 살아난다는 건 귀신이 씌운 집 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술 귀신 씌운 집.
막걸리 한 잔과 대포 한 잔은 다르다. 대포 한 잔이라는 말을 쓸 때, 훨씬 더 넉넉하고 술 맛이 나며 정감이 넘쳐난다. 좋은 대포집은, 탁자와 의자, 벽면 여기저기, 가게 사방팔방에 술꾼들의 그 진한 삶의 흔적이 덕지덕지 붙어있는 집이다.
부대찌게와 감자탕. 배불러서 사진만 찍고 킵 해뒀다.
몇 억을 들여 인테리어를 해도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낼 수 없다. 이런건 술귀신만이 가능하다. 저기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술귀신이 대포 한잔을 하고 있을 때, 술맛이 난다. 어이 형씨, 오 늘은 조금 마시오 라고 덕담을 해주는 정 많은 술귀신이 있는 집.
그게 경북집이다, 라고 나는 생각한다. 으스스 한가? 그럼 당신은 술꾼이 아니다.
술꾼은 가지고 있다. 개 코 보다 더 정밀한 후각과 곤충 보다 더 예리한 촉수를. 그래서 그 들은 딱 안다. 여기가 진짜 제대로 된 대폿집인지 아닌지. 경북집은 진짜다. 참고로 1호집 의 지하에서는 이런 기분 안나더라. 오히려 2호집의 실내가 술마시는 분위기는 딱이다.
경북집 :: 02-275-8177
: 종로3가 YBM시사영어사 옆, 본점과 2호점이 나란히 있다. : 순두부,설렁탕,우거지탕,된장찌게 2천 5백원 / 양푼비빔밥,순대국밥,콩비지 3천원 / 모듬전(小), 순대 6천5백원
|
어시장 - 전주식당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여러 곳의 음식점을 취재하다보면 어떤 기준으로든 그 기간 동안의 베 스트가 출현하기 마련이다. 그런 곳은 대부분 뜻하지 않은 발견의 기쁨을 안겨주는데, 이번 취재에서는 바로 이 곳 어시장-전주식당이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게 한다.
몇번이나 되돌아 나오고 싶어지는 골목으로 쭉 들어가면 이렇게 생긴 식당이 나온다.
찾아낸 다음에는 회로 유명하다는 집에서 회에 관련된 메뉴판을 찾을 수 없음에 또 의아해진 다. 식당 입구에 그저 '만원부터'라고 걸린 현수막 뿐이다.
음식이 나오면 또 놀란다. 푸짐한 광어회 한 접시와 매운탕까지 모두 해서 단 돈 2만원이다. 둘이 먹기엔 많고 3-4명이서 술을 곁들인다면 푸짐하다고 할 만한 양이다.
쫄깃쫄깃한 살점을 씹으면서 그 확신은 뚜렷해지고, 마지막으로 들러리처럼 따라나온 것처 럼 보였던 매운탕 국물을 한 숟갈 떠 넣는 순간 카운터 펀치를 맞는다.
사실 동해든 서해든 노량진 수산시장이든, 생선이 싱싱하기만 하면 회 맛은 큰 차이가 없다 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매운탕은 다르다. 빨간 매운탕이든 하얀 지리탕이든 양념을 제대 로 못하면 재료가 아무리 신선하더라도 먹는 사람 기분 망치기 십상이다.
마늘을 넣지 않아 시원한 맛을 지키면서도 풍부한 국물맛을 보여주는 지존급 매운탕.
한 줄 요약 ::
은둔고수 발견의 기쁨. 맛과 가격과 인심의 뿌듯함. |
때깔단 한마디 ::
회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고기 먹기도 바쁜데 무슨 회. 근데 이 매운탕 맛이 회까지 먹 게 만든다. |
어시장-전주식당 :: 02-2265-2468
:
청계 4가 배오개 다리 바로 옆 국민은행(청계4가 지점임을 꼭 확인할 것) 옆 골목으로 50m 진입. : 제주산 광어회와 매운탕 1만원부터 3만원까지 / 각종 찌개류 5천원
|
오라이 등심
오라이 등심은 청계천 주변에서 가장 '잘 나가는' 먹거리의 스펙타클을 제대로 보여주는 광장시장 먹자 골목 안에 자리하고 있다.
정말 맛있는 음식점은 곁들여 나오는 야채나 밑반찬 하나까지 다 맛있다. 자리잡자 마자 내주시는 식혜 한 컵. 적당히 달콤하면서 감칠 맛이 난다. 보통 단 것을 먹으면 식 욕이 떨어지지 않나? 이 집의 식혜는 그 반대의 효과를 낸다.
사진에 보이는 냉면 대접에 담아나온 것이 2인 분의 등심. 불판을 두 개 반 정도 채울만한 양이다.
색깔부터가 입 안에 침이 고이게 만든다. 등심은 삼겹살에 비해 기름기가 적어 퍽퍽한 맛이 기 쉬운데, 적당히 매콤하면서도 살짝 달달한 양념이 살코기의 고소함과 썩 잘 어울린다 물론 이 집의 대표선수는 등심을 비롯한 돼지고기들인데, 또 하나의 비장의 카드가 있으니 바로... 꼼장어다.
갓 껍질을 벗겨나온 살결에 '싱싱'이라고 씌어있는 듯 한 꼼장어를 먼저 불판에 초벌 굽다가 가위로 썰어 양념을 버무려 다시 굽는다.
한 줄 요약 ::
패밀리 비즈니스의 모범 사례적인 풍경. 온 가족의 친절이 분명 음식 맛에도 영향을 끼 칠 것 같다. |
때깔단 한마디 ::
이제 북창동 안 갈란다. |
오라이 등심 :: 02-2279-8449
: 1호선 종로5가 7번 출구 - 광장시장 동문으로 약 30m 진입, 왼쪽.
: 돼지등심 특수양념구이(동그랑땡) 200g 8천원 / 자연산 꼼장어구이 200g 1만원 / 삼겹살, 생돼지목살 8천원 / 소갈비살 소금구이 1만2천원.
|
진할매 원조닭집
두 사람이 나란히 걸어가다 맞은 편에서 오는 사람을 만나면 우물쭈물하게 될 정도로 좁은 골목길. 동대문에서 한 블럭 떨어진 종로 6가 먹자 골목 역시 아는 사람은 다 알고 모르는 사람은 통 모르는 숨겨진 맛집의 보고라 할 수 있겠다.
골목 안 깊숙히 한 50m 쯤 들어가면 역시 서로 한가닥 한다는 간판들이 즐비한 닭 한마리 집 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그 중에서도 원조라는 주장이 가장 신빙성있어 보이는 이 집.
들어서자마자 아주머니 한 분이 뒤를 따르고, 자리를 잡고 앉으면 들고 있던 양재기를 불에 턱 하니 올려놓는다. 변신로봇 해체하듯 겹쳐있던 그릇들을 테이블 위에 늘어놓으면 메뉴판 이 있나 찾아볼 새도 없이 무조건 한 마리 상이 차려진다. 동행이 둘이든 셋이든.
감자 한 덩이 문 중닭 한마리가 간이수영장에 잠겨 있다.
둘이 먹으면 양이 많다. 닭은 삼계탕에 쓰이는 것보다 큰 중닭을 쓰는데, 닭 뿐이라면 둘 이서도 남길 일은 없겠지만 닭한마리의 완성은 푹 우러난 닭육수에 끓여먹는 칼국수가 '진 짜'이기 때문에. 한 마리 가지고 셋, 여자들 뿐이라면 넷이서도 충분하다.
진하게 우러난 닭 국물을 더 활용할 방법이 없을까 생각이 드는데, 가게 자체가 남는 국물이야 어떻게 되든 방치하는 듯한 태도가 좀 아쉽다.
사실 닭 한마리라는 아이템은 웬만하면 어디서 먹든 맛이 고만고만하다. 딱히 특별한 레시피 가 필요한 요리도 아니다. 그저 닭이나 야채들이 싱싱하기만 하다면. 다대기 양념에 딱히 치 명적인 실수가 있지 않다면.
그런데 이곳에서 먹는 닭 한마리는 뭔가 다르다. 정말 닭 한마리라는 이름이 발생한 원산지같은 식 당 분위기하며, 아이들을 포함한 4인 가족이 먹어도 충분한 양도 그렇지만 그 오래된 곳에서 만 얻을 수 있는 정겨운 분위기 때문일 게다.
국수 사리를 한 번밖에 안 준다는 건 좀 섭섭하지만.
한 줄 요약 ::
"술 줘!" "소주요?" "아, 그럼! 여기 양주는 없잖여!" 대낮부터 둘러앉아 술 마시는 아저씨들과 분주히 오가는 서빙 아주머니들과의 이런 대화가 들려오는 분위기, 즐겁다. |
때깔단 한마디 ::
(수줍게) 닭 한 마리라는 것, 처음 먹어 봤어요. (맛있냐고 묻자 고개 끄덕거리면서 계 속 먹는다) |
진할매 원조닭집 :: 02-2275-9666
4호선 동대문역 9번 출구 - 종로 6가 방향으로 한 블럭 가다가 기업은행을 끼고 청계천 방향 으로 - 청계천 약간 못 미쳐 오른쪽을 보면 생선구이집들로 시작하는 먹자골목 - 약 50m 안 쪽 위치.
: 닭 한마리 1만 3천원 / 감자,국수사리 2천원 / 떡사리, 공기밥 1천원 |
유정식당
인근의 상인들이 가장 맛있다고 손꼽는 식당. 이런 평가를 받고 있다는 식당이 궁금하지 않 을 수 없다. 유정식당 역시 대충 방향만 잡고 가면... 찾기 힘들다.
이런 골목 안에 들어앉아 있으니까. 동평화 건물 뒷 골목이다.
식당에 들어서면 당혹스럽게 한 건 바로 벽 한면을 가득 채울만큼 많은 메뉴 수다.
만 원 짜리 게장백반. 수 많은 메뉴의 소나기 중에 꿋꿋이 대표메뉴로 내세우는 듯한 자태.
윤기를 간직한 속살은 촉촉하니 싱싱하지만 양념이 매운 와중에도 단맛이 좀 센 편.
계란찜은 평균치의 맛. 평균보다 저렴한 가격이 매겨있는 갈치는 살이 빈약한데다 미리 초벌 로 익혀놓은 것을 사용한 탓인지 갈치를 앞두고 기대하는 맛을 충분히 보여주지 못한다.
이 집에서 내 세우는 또 하나의 대표메뉴는 바로 이것이다.
된장/김치/청국장의 목살 3종찌게. 특이하게도 찌게만 만원. 물론 혼자 먹기에는 양이 많다. 두 사람이서 하나를 시키라는 뜻이겠지만 세 사람에게도 부족한 양이 아니다. 우린 양보다 질을 따지고 있는 참이다. 아무리 가격이 좋다하더라도 맛이 없으면 다 무슨 소용인가.그런 면에서 목살 찌게는 바로 이 집의 베스트 메뉴다. 된장맛도 그렇지만 걸쭉한 국물을 만들어 된장과 환상의 궁합을 만드는 돼지 목살의 육질도 좋다.
한 줄 요약 ::
많은 메뉴 수가 말하듯 음식마다 살짝 들쑥날쑥하는 맛의 편차가 있지만 전반적으로 가격 대 비 평균치를 상회하는 맛 정도라고 보면 된다. 일본/중국 관광객에게 인기 있는 맛이라는 사 실도 참고할 만 하다.
|
때깔단 한마디 ::
맛있긴 하지만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드는 맛이랄까. |
유정식당 :: 02-2232-5727
동대문에서 청계7가 방향으로 한 블럭 거리 동평화 시장 빌딩 뒷골목.
: 게장백반 1만원 / 김치/된장/청국장 목살찌개 1만원 / 계란찜,탕 종류 5천원 |
영광 할매곱창
그 곳에 가면 없는 물건이 없다...기 보다는 상상하지 못한 물건들이 아무렇지 않은 듯 널려 있기 때문에 도깨비 시장으로도 불리는 황학시장 블럭 끝자락의 진입로를 따라 모여있는 이 곳이야말로 돼지곱창의 메카라 할 수 있겠다.
삽겹살집 서문도식당과 같은 공간을 쓰며 간판을 나란히 하고 있다.
이 골목의 곱창요리로 가장 대중적인 메뉴는 '야채곱창'. 흔히 볼 수 있는 순대곱창 볶음에 서 순대만 뺀 것이지만 앞에 말했듯이 재료의 신선도와 양념의 품질이 골 결정력을 갖기 마련.
바깥의 철판에서 초벌로 볶아온 곱창볶음을 테이블 위에서 천천히 지져가며 먹는다.
볶음에 넣은 양념이 접시에 딸려나오는데, 그것을 찍어 상추에 요렇게 쌈 싸먹어도 맛있다.
두세 명이 왔다면 야채 곱창 한 가지만 맛 보고 가기가 좀 아쉽겠다. 그렇다면 구이곱창에 도전해 보시라. 야채곱창에 넣는 양념과는 또 다른 레시피로 만들어진 양념장을 버무린 양 념구이와 소금구이, 두 가지가 있는데 여기에 쓰이는 주재료는 볶음에 쓰이는 곱창이 아니 라 막창이다.
곱창에 비해 두툼하면서 겉은 보들보들하고 속은 꼬들꼬들하니 독특한 맛을 내는데, 곱창에 비해 양념이 살짝 겉도는 감이 있으니 취향에 따라 잘 골라 드시길.
한 줄 요약 ::
돼지 냄새가 나지 않는 깔끔함과 살집도 비교적 두툼한 곱창이 맘에 든다. |
때깔단 한마디 ::
술 없이 먹으려니까 심심하다. 양념이 훌륭하다. |
영광할매곱창 ::
: 6호선 동묘역 3번 출구 - 청계천 다리 건너 이어지는 황학시장 입구 오른쪽.
: 야채곱창 7천원 / (양념,소금)구이 곱창(막창) 8천원 / 순대곱창볶음 8천원 / 소곱창 1만 2천원 |
대중옥
53년 된 해장국집이란다. 처음 그 자리에서, 오래되고 천장도 낮은 그 집 그대로, 가마솥 한 번 옮기지 않고 53년이라면 그만한 내공이 간직되고 있으리라는 짐작은 사실과 다르지 않을 게다.
옛날엔 청계 8가인 이곳에 찾아온 손님들이 왕십리까지 줄을 설 정도로 인기가 좋았다는 이 곳. 그 흔한 현수막이나 사진 한 장 없이 명성을 증명하고자 하는 의지가 엿보인다.
대중옥의 대표메뉴는 선지해장국이다. 그런데 우리가 흔히 맛볼 수 있었던 선지해장국과는 달라도 많이 다르다. 일단 테이블 위에 내온 뚝배기를 접하는 순간 뿜어내는 그 강력한 기 운에 긴장하게 된다. 우선 고기는 한 점도 없고 사골과 잡뼈에 우거지만 넣고 끓인 국물은 진득하니 한 자리를 지켜온 세월을 말해준다.그리고 선지. 그동안 먹어왔던 선지가 아니다.
구경은 못 해봤지만 다음에 대중옥에 오면 꼭 먹어보고 싶은 메뉴가 있다. 3만원짜리 갈비 찜이다. 4명이 먹어도 충분한 양이라고 하니 가격의 부담도 없고, 머릿수만 모아 오면 될테 니까. 기대가 된다.
한 줄 요약 ::
커다란 가마솥에서 뭉클거리며 피어오르는 증기조차 맛있어 보인다. |
때깔단 한마디 ::
밥을 먹는다기 보다 보약을 먹는 듯한 기분. |
대중옥 :: 02-2293-2322
: 2호선 신설동역 9번 출구 - 청계천 한국 도자기 빌딩 앞 비우당교 건너 이어진 길로 접어들다가 첫번째 왼쪽 골목으로 20m
: 선지해장국 4천원 / 설렁탕 5천원 / 추탕 7천원 / 갈비찜 3만원 / 24시간 영업.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