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 하나 찍어달라는 `개미` 주식투자자들에게...
경제 전문기자 명순영의 ‘재테크 톡’ ①
명순영(매경이코노미 재테크팀장) | 2013.07.01
넘쳐나는 투자 정보, 재테크 정보가 오히려 우리의 경제 생활을 흔들어 놓곤한다. 그렇다고 귀를 닫아버리자니 나만 뒤처지는 것 아닌지 불안하다. 그래서, 성실하게 벌고 똑똑하게 모으고 싶어 하는 보통 사람이 꼭 알아두어야 할 정보들만 모은, 과하지 않은 재테크 정보를 매주 화요일에 소개한다. |
[서울톡톡] 필자가 10년 넘게 경제기자를 해오며 무척 많이 받았던 질문이 하나 있다. "주식투자로 돈 좀 벌고 싶어요. 오를 만한 종목 하나 찍어주세요." 모르긴 몰라도 이런 질문을 수백 번 받았을 게다. 일반 투자가가 기자에게 이렇게 물어보는 건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경제기자를 오래했으니 기업에 관한 이런저런 뒷얘기도 많이 알고 있으리라 생각할 수 있다. 알려지지 않은 좋은 정보를 미리 파악해 주식을 사두면 `대박'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는 건 당연한 심리다. 실제 주변에서 한 두 개 종목 투자를 잘해서 돈 꽤나 벌었다는 스토리들이 얼마나 넘쳐나는가. 그러나 필자는 이런 개미(개인)투자자를 보면 가슴이 먹먹해진다. 종목을 찍어달라고 질문을 던지는 이들은 돈을 벌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만 갖고 있을 뿐 제대로 된 투자원칙을 세우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필자가 가깝게 지내는 한 투자자문사 대표가 분석한 개인투자자가 실패한 다섯 가지 이유를 소개한다. 바로 `카더라', `묻지마', `몰빵', `저가주', `변덕'이다. 첫째, 개미투자자들은 확인되지 않은 `~라고하더라(카더라)'는 소문에 민감하다. 안타깝게도 투자업계 고수들이 이미 확인하고 미리 이에 대한 투자전략을 끝낸 이후에나 정보가 전달됐을 가능성이 짙다. 때문에 되레 전문투자자의 덫에 걸려 비싼 가격에 주식을 매수할 우려도 있는데, 개인투자자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정보에 의존해 투자하곤 한다. 둘째, 미안한 얘기지만 필자의 경험상 개미투자자들은 공부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 필자는 증권책을 제대로 정독한 이후 종목을 찍어달라고 물어보는 투자자를 많이 보지 못했다. 그저 소문에 들떠 그 회사의 실적은 어떤지, 사장은 어떤 사람인지 면밀하게 따져보지도 않고 소중한 자산을 투자한다는 얘기다. 이런 묻지마 투자로는 절대 돈을 벌 수 없다. 셋째, 소위 몰빵(한곳에 돈을 몰아넣는 투자)을 쉽게 생각한다. 몰빵은 한마디로 `모 아니면 도' 식의 투자법이다. '내 돈을 모두 날려도 좋으니 큰 돈을 벌어보겠다'는 위험을 즐기는(?) 투자자라면 말리지 않겠다. 그러나 정석 투자법은 아니다. 적절한 정도의 위험을 감내하더라도 치명적인 위험은 피해야한다. 그래서 전문가들이 '분산투자'를 외치는 것이다. 특히 은퇴를 앞둔 투자자에게 몰빵 투자만큼 불안한 게 없다. 20~30대 젊은이들은 공격적으로 투자한 뒤 실패해도 재기의 기회가 있다. 그러나 50~60대는 손해를 크게 보면 이를 만회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넷째, 개미투자자들은 가격이 싼 '저가주'를 집중투자하곤 한다. 한주에 몇십만 원 이상하는 종목은 고사하고 1,000원도 채 되지 않는 이른바 `동전주'에 매달린다. 이런 종목은 비싼 주식보다 등락폭이 크다. 때문에 한번 오르면 상승률이 크고 투자의 짜릿함도 크다. 그러나 그 반대의 경우도 염두에 둬야 한다. 그리고 자본주의 시장에서 가격은 큰 의미가 있다. 쉽게 말해 비싼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국내 1위 기업 삼성전자의 주가는 132만 원대(6월21일 기준)를 기록 중이다. 한 주를 사기도 부담스러운 금액인 것만은 분명하다. 2011년 100만 원일 때 산 투자자라면 2년만에 30% 이상의 수익을 맛봤을 것이다. 삼성전자를 사둔 뒤 마음 편하게 생업에 매달린 투자자는 아무런 조바심과 고민 없이 큰 수익을 거뒀을 것이라는 얘기다. 초코파이로 중국 내수 시장을 뚫은 오리온의 주가도 100만 원에 달한다. 이 종목은 2010년만해도 30만 원대에 '불과'했다. 30만 원이 비싸 외면한 투자자는 3년간 3배가 오르는 주가 곡선을 보며 쓴웃음만 지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지나친 변덕은 금물이다. 개미투자자들은 한번 종목을 사둔 뒤 꾸준히 기다리지 못하고 매수와 매도를 반복한다. 이렇게 하면 증권사에 수수료 수익만 올려줄 뿐 정작 자신의 계좌 수익률은 형편없을 가능성이 높다. 자신이 확신을 갖고 주식을 샀으면 기업이 성과를 낼 때까지 천천히 기다리는 투자의 자세가 필요하다. 주식투자로 돈을 벌고 싶은 당신, 이 다섯가지 중 하나라도 마음에 걸리는 건 없는지 한번 되돌아보시길. 경제&주택 최신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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