草霧의 세상구경을 시작합니다./정리는 청소이다.

농촌 어르신들의 희망찾기

草霧 2010. 4. 14. 13:43

농촌 어르신들의 희망찾기 

 

  

‘우리 마을 어르신들의 생각과 이상이 한층 더 올라갔다. 이전에 보았던 고집과 아집은 사라지고 먼저 상대방을 이해해 주고 칭찬해 주고, 용기를 북돋아 주는 긍정적인 시야로 어느새 바뀌어 갔다. 이해와 단결을 바탕으로 마을이 혼연일체가 되어 언제나 한 목소리가 나기 때문에 이런 우리 마을이 자랑스럽다.’

 

농촌건강장수마을 성공사례집 책자에서 공개된 어느 마을 이장님의 편지다.

 

그동안 농촌마을에 아이 울음소리 들어본 지가 언제인지 모른다던 할머니의 씁쓸한 웃음이 한동안 귀에 머물렀는데 이렇게 농촌을 이끌어나가는 이장님의 희망찬 글귀를 보면서 농촌어르신에 대한 건강장수마을사업이 이제야 꽃을 피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는 출산율 감소와 평균수명 연장 등으로 세계 유례가 없을 정도로 매우 빠르게 고령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특히 농촌지역 농가의 고령화율은 도시지역에 비해 4배 정도 높은 33.3%로 나타나 노인부양과 가족문제 등 사회문제에 대한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실제 2005년 통계자료를 보면 농촌지역 초고령 읍면수( 65세 노인인구가 20% 이상인 읍면수)가 1042개소로 늘었다.

 

마을춤을 통한 화합

 

이런 상황에서 농촌건강장수마을 육성사업은 농촌노인에게 희망과 비전을 주고 농촌에 활력화 기반을 조성하는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노인들이 가장 살기좋은 마을이라고 자부하는 강원도 동해시의 봉정마을은 주변 지형상 철길과 국도로 인해 마을이 3곳으로 분단됐지만 마을전통 문화자원을 이용한 ‘봉황춤’을 발굴했다.

 

이 마을 노인들은 매일 저녁 봉황춤을 추면서 즐거운 여가를 보낸다. 어떤 어르신은 “생전 처음 사는 기분이 난다”고 말씀하신다.

 

그동안 벽 바라기, TV 바라기, 먼산 바라기 등 특별한 활동 없이 마을회관이나 집에서 무의미하게 시간을 보내시던 노인들이 마을활동에 참여하면서 새로운 삶의 활력을 느끼고 있다.

 

또 작년부터 농촌지역에서 시작한 ‘푸른농촌희망찾기’라는 작은 움직임이 이 마을 어르신들에게도 친숙하게 다가와 ‘농촌도 믿을 수 있고, 찾고 싶고, 살고 싶은 곳’으로 함께 만들어가는 데 동참을 하고 있다.

 

거창한 것보다는 좀 더 소박하게 마을 내 꽃밭 만들기나 마을 대청소, 폐비닐 수거 등 생활 속에서의 작은 실천부터 시작하여 이제는 안전한 농산물 만들기, 의식선진화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런 긍정적인 활동이 곧바로 농촌 어르신들에게 건강관심, 자신감 있는 삶의 태도, 마을 주민 화합 등 농촌생활에 활력을 주입해주고 있다.
 

푸른 농촌희망찾기 작은 움직임

 

이는 우리 농업과 농촌의 미래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농촌건강장수마을 어르신들이 바뀌고, 건강장수마을이 생명과 환경, 전통문화가 살아 숨쉬는 곳으로서 거듭나면 주변의 마을들에도 희망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노인들의 오랫동안 쌓아온 경험, 지식, 기술 등을 발굴, 보존해 농촌에서 새로운 역할기회를 부여하고 자긍심을 고취시켜 장수사회를 지향하는 즐거운 노년 생활이 될 수 있도록 건강장수마을을 계속 지켜보고 도와주고 싶다.

 

농촌노인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웰빙 건강장수마을이 지속적으로 추진되어 푸른 농촌에서 희망을 찾을 수 있는 멋진 보금자리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농촌진흥청 농촌자원과장 이명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