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공공미술`을 말하다
화가 임옥상이 말하는 서울의 공공미술 이야기
[서울톡톡] 서울연구원과 서울시 인재개발원이 함께하는 <숲 속 강의 - 서울 이야기> 3번째 시간을 이끌 스토리텔러는 '실천하는 미술인', 임옥상(임옥상미술연구소 대표) 작가다. 임옥상 작가는 '민중미술 1세대 화가', '공공 미술가'로 불리며, 전시장보다는 현장에서 대중들과 교감하는 작가로 알려져 있다. 그는 예술이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어야하고 사람답게 사는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해야한다는 철학을 가지고 회화에서 설치까지 다양한 작품을 시도해왔다. 저서로는 <누가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지 않으랴>, <벽 없는 미술관> 등이 있다. 6월 12일, 서울연구원 대회의실에서 열린 이날 강의에서 임 작가는 서울에 위치한 공공건축물과 공공미술에 대해 '환경 친화적 관점'에서 풀어냈고, 특히 진정한 공공미술은 '시간'과 '사람'이 담아 완성되는 것임을 강조했다. 청계천 평화시장 앞에 가면 전태일 반신상을 만날 수 있는데, 이 작업을 주도한 임 작가는 작품을 통해 서울의 역사를 기억하고 대중과 소통하는 '예술의 역할'을 제시했다. 작가는 강의에서 자신은 사회를 바탕삼아 작업하는 일원임을 강조했다. "'퍼블릭 아트'의 주체도 특정집단이 아닌, 그 시대를 살아가는 대중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대중 참여가 공공 미술의 가치를 높인다고 강조한 임 작가는 서울 성동구 서울 숲에 위치한 어린이 무장애 놀이터 '상상, 거인의 나라' 프로젝트를 예로 설명했다. 프로젝트는 학교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놀이'와 '예술'로 접근했다. 작가 본인이 지향했던 공공 미술의 결과물이다. 도시 공간에서 예술과 대중이 교감하고 생활하는, 즉 삶이 예술이고 삶 속에 미술이 있어야 가치가 실현된다는 뜻이 담긴 것. "대중 예술은 공간 점유가 아닌 공간으로 사람을 끌어들이는 것이며, 공공 미술은 세월과 그 흔적이 쌓여 대중과 함께 호흡하며 완성된다고 생각합니다. 이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미끄럼을 타고 기대서 책을 읽는 작품과 사람이 어우러지는 모습은 하나의 풍경을 만듭니다. 이런 공감대를 얻는 것이 바로 좋은 작품입니다. 결국 진정한 공공미술은 '시간'과 '사람'이 담겨 완성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어 임 작가는 공공 미술을 이루는 방법에 대해 "미술대학을 나와 국전과 개인전 몇 번 하는 것만이 진정한 의미의 작가라 보기는 힘들며, 적어도 작가가 저잣거리에서 대중들과 같이 뒹굴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면서 "이를 통해 예술가는 불특정다수와 호흡할 수 있는 예술을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임 작가 역시 사람들이 뭘 느끼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공감 능력은 작업실보단 거리에서 더 많이 배웠음을 밝혔다. 이 같은 과정을 거쳐 완성한 작품이 '녹색병원' 벽화와 광화문 앞에 마련된 '도시농업' 프로젝트다. 녹색병원의 경우, 병원이 환자를 치료하는 곳이란 상징성을 담아 소주병, 냄비 등 각종 폐품들을 이용해 제작하였다. 또 광화문 광장에서 펼쳐진 '도시농업' 프로젝트는 기후변화와 에너지위기는 식량위기는 물론, 공동체 위기로 이어진다는 생각에서 이에 대한 대안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임 작가는 윤리의식과 문화예술 교양 등 폭넓은 공부를 할 수 없는 한국 교육에 대해 아쉬운 점을 꼽으며 대중이 예술을 바라보는 방법을 설명했다. "대중이 예술에 관한 기본적인 식견과 철학을 채우는 것도 좋지만, 모르거나 어렵다고 머뭇거릴 필요는 없습니다. 대중이 느끼고 아는 만큼 보고 표현하면 됩니다." 강의를 마친 후에 참석자들은 연구원 건물 뒤에 위치한 우면산 숲 속으로 이동했다. 우천으로 인해 이날은 현장만 답사하는 걸로 대신했다. 비록 숲 속에서 푸른 공기를 마시며 강의를 들을 수는 없었지만 짧게나마 현장을 답사하며 그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다. 서울의 공공미술, 그 안에 담긴 예술적 철학보다 중요한 것은 결국엔 함께 소통하고 참여하며 만들어낸 스토리라는 것을 배울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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