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을 생각한다.
삼성을 생각하다 1
삼성을 생각한다 |
삼성을 생각하다 2
삼성을 생각한다. 2 |
삼성을 생각하다 1
편집자 선정 2010년 올해의 책-시사in
김용철지음
출판사사회평론| 2010.02.22.
형태 판형 A5 | 페이지 수 476 | ISBN
정가22,000원
이제 삼성을 다시 생각해야 할 때!
변호사 김용철이 들려주는 삼성 이야기『삼성을 생각한다』. 2007년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삼성 비리' 고발의 주인공인 변호사 김용철이 펴낸 책이다. 여기에 담긴 내용의 일부는 양심고백 당시에 공개한 것들이지만, 그보다 더 많은 부분을 저자가 삼성에서 7년간 일하면서 보고 겪은 이야기들로 채웠다. 삼성에 입사하기 전에 가졌던 글로벌 기업에 대한 환상이 모두 깨졌다고 말하는 저자는 삼성이 저지른 수많은 비리를 목격했다고 한다. 또한 그를 괴롭게 한 것은 삼성이 비리를 저지른다는 점이 아니라, 그러한 비리가 삼성 존재의 한 근거라는 점이었다고 말한다.
‘변호사 김용철이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
그는 묻고 싶었다. 선진 경영과 세계적인 경쟁력만으로는 삼성을 만들 수 없는가? 이런 물음에 누군가는 한국에서 기업을 한다는 게 원래 거다라고 답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삼성은 이미 한국 기업의 범주를 넘어서고 있지 않은가? 지금껏 우리는 오늘의 삼성을 만들기 위해 오로지 앞만 보고 달려왔다. 그러나 이제 잠시 삼성을 다시 생각해야 할 때가 아닌가? 그게 삼성을 다시 달리게 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김용철 변호사는 독자들이 그의 글을 통해 삼성을 생각할 ‘때’를 실감하게 되기를 바라고 있다.
당신의 고백은 얼마입니까?
개인과 미디어가 손발 맞추며 상업화한 고백산업… 선정적 상품 혹은 권력의 천박성 폭로하는 민주주의의 도구출간 하루 만에 초판 5만 부를 모두 출고했고, 2만 부가 팔려나갔다. 2주 만에 10만 부가 소진됐다. 지난 3월22일 세상에 나온 신정아의 < 4001 > (사월의책 펴냄) 판매 상황이다.
출판시장 흔드는 '짱돌'지난해 2월 나온 김용철 변호사의 < 삼성을 생각한다 > (사회평론 펴냄)는 15만 부가 넘는 판매고를 올렸다. 2007년 삼성 비리를 고발한 김용철 변호사가 삼성 법무팀에서 7년 동안 일하면서 보고 겪은 이야기와 양심고백을 했던 당시의 내용을 엮은 < 삼성을 생각한다 > 는 < 4001 > 과 다른 맥락에 있기는 하지만,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킨 사안에 대한 고백과 폭로라는 면에서 공통분모가 있다. 신정아의 책이 출간과 동시에 신문지면과 인터넷을 도배하며 의도했든 하지 않았든 대단한 홍보 효과를 얻은 데 반해, < 삼성을 생각한다 > 는 광고와 홍보의 통로가 막혀 있었지만 그런 사실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며 더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고백이 돈이 된다. 단순히 '우연한 대박'이나 '로또'로 치부하기 힘든 몇 가지 징후가 보인다. 출판계에서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고백록이면서 동시에 좀처럼 나오기 힘든 10만 부의 벽을 넘긴 베스트셀러인 두 권의 책이 만들어낸 성공을 비롯해 유명인부터 일반인까지 자기 이야기를 털어놓는 문화적 현상이 이를 방증한다. 자신의 이야기를 펼쳐놓는 고백이 하나의 산업을 이루기 시작했다. 이른바 '고백산업'이다.< 4001 > 과 < 삼성을 생각한다 > 이전에도 고백서는 가끔 튀어나와 세상을 놀라게 했다. 1999년 탤런트 서갑숙이 내놓은 성고백서 < 나도 때론 포르노그라피의 주인공이고 싶다 > 를 비롯해, 2003년 가수 배인순씨가 전남편 최원석 전 동아그룹 회장과의 결혼 생활에 대해 쓴 < 30년 만에 부르는 커피 한잔 > 등은 연예인 개인이 자신의 삶을 써내려간 책이다. 이후 2009년에는 야구선수 마해영씨가 금지약물 등 야구계의 실상을 담은 < 야구본색 > 을 펴냈다. 이 책들이 나온 때도 관련된 논란과 파문이 일었지만 대부분 일방적인 비난을 받았다. 폭발적인 판매나 출판계의 흐름으로 이어지지 않았다.외국에서는 자신이 살아온 삶을 기술한 책이 커다란 카테고리를 형성할 만큼 많다. 미국의 경우 잘 알려진 유명인은 어김없이 자서전을 펴내고, 스캔들이나 논란의 주인공은 뒷이야기를 담은 고백서를 펴낸다. 한 예로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자서전을 냈고, '섹스 스캔들'의 주인공인 모니카 르윈스키는 고백서를 냈다. 반면에 국내에서는 앞에서 언급한 돌출적인 고백서나 자기과시용·홍보용으로 제작한 책들을 제외하고 제대로 된 자서전이나 평전, 회고록, 고백서 등을 찾기 힘들었다.최근 2년을 되짚어보자. < 4001 > 과 < 삼성을 생각한다 > 를 둘러싼 상황은 달랐다. 이 책들은 '모난 돌'이 아니라 적어도 출판시장을 흔들 만큼 영향력 있는 '짱돌'이었다. 지난해 유례없이 두 권의 자서전이 베스트셀러에 오른 일도 있다. 세상을 떠난 두 대통령의 자서전 < 운명이다 > 와 < 김대중 자서전 > 이다. 고인을 그리는 마음이 컸던 이들에게 단비나 다름없는 책이라는 게 판매의 주요 요인이었겠지만, 그래도 이 책들이 자서전이라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자기 고백이나 고백을 통한 폭로가 자서전이나 회고록, 평전 등의 연장선에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은이가 자신의 내밀한 이야기를 전하는 책이 최근 들어 다양한 형태로 출간되고, 출간에 그치지 않고 대량 판매로 이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책·TV 통해 진지하거나 사사롭거나출판칼럼니스트 한미희씨는 이를 "권위적이고 계급이 나눠져 있으며 서로 얘기하지 말아야 할 것이 명확하던 사회가 솔직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놓는 게 용인되는 사회로 변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눈치 보지 않고 자신이 겪은 이야기를 고백하는 새로운 문화가 생겨나는 것이다"라고 설명한다. 문화평론가 김갑수씨는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진실이 형성되는 과정은 한 사람의 목소리로 이뤄지는 게 아니라 거기에 대한 분명히 반론이 있을 것이고, 어떤 경우에 법적 대응도 있을 것"이라며 "그런 다양한 형태로 드러나는 것 중 하나라고 여긴다면 우리 출판물의 일반적인 모습에 비춰볼 때 이것은 진전이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사회의 단면을 보여주는 폭로성 고백이든 자신의 삶을 개인적으로 고찰하는 고백이든 그 내용이 책에 담긴다는 것은 곱씹어봐야 하는 지점이다. '나'가 화자가 되어 '나'를 이야기하는 고백서 형태는 자신의 이야기를 책으로 써냈다는 행위 자체에서부터 신뢰감을 얻는다. 자신을 내세우는 순간 그 모든 것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점을 우리는 모두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지금까지 개인의 목소리가 담긴 고백이나 폭로가 잡지 등의 매체를 통해 이뤄져온 오랜 관행과는 다르다. 개인의 고백이나 폭로가 제3자에 의해 작성되고 편집된 구호로 나타나는 게 아니라, 전후 사정의 몸체를 갖춘 이야기가 되어 모습을 드러낸다. 이런 고백은 단순한 흥밋거리를 넘어 독자를 잡아끄는 이야기가 된다.고백서류의 책이 잘 팔려나가는 것을 하나의 지속 가능한 흐름으로 간주하는 인식에 대한 비판론도 존재한다. 지금은 "좋은 책이 많이 팔리는 시대가 아니라 많이 팔리는 책이 더 많이 팔리는 시대"라는 출판평론가 변정수씨는 "베스트셀러에서 시대정신을 포착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며 "출판 외적인 요인이 화제가 되자 책은 부가상품으로서 베스트셀러가 되고 있다"고 평한다. < 4001 > 이 팔려나가는 건 책에 담긴 자극적인 내용 탓에 책이 끊임없이 매체에 노출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변정수씨는 또 "지금까지 사회 일정 부분에 늘 존재했던 부분인데 이것이 산업적으로 새로운 대중사회의 징후라고 보는 건 착시현상"이라고 말한다. 이것이 하나의 흐름이 되고 폭로가 산업으로서 동력을 가지려면 새로운 폭로나 고백이 나와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그러기에는 분명한 한계를 보인다는 지적이다.고백과 폭로를 조금 더 일상으로 끌고 들어올 때 빼놓을 수 없는 게 TV다. 우리는 원치 않아도 일주일 단위로 여러 프로그램을 통해 많은 연예인이나 유명인의 진지한 고백 혹은 사사로운 폭로를 듣는다. 요즘 저녁 시간대 예능 프로그램은 크게 오디션 프로그램과 리얼 버라이어티, 그리고 토크쇼로 나뉜다. 문화방송 < 놀러와 > 나 한국방송 < 해피투게더 > < 승승장구 > 가 출연자에게 '무한 믿음'을 보내는 전통적인 토크쇼에 가깝다면, 문화방송 < 황금어장-무릎팍도사 > 와 SBS < 강심장 > 등은 출연자의 고백과 폭로로 토크를 이끌어가는 변종 토크쇼다.연예인뿐 아니라 문화·스포츠계 유명인사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놓고 싶을 때 가장 먼저 찾는 프로그램은 < 무릎팍도사 > 다. 무례한 토크쇼인 이 프로그램에서 진행자는 초대손님의 이야기를 들어주기보다 그를 공격해 하고 싶지 않은 이야기를 하도록 자극하는 역할을 한다. 흥미로운 점은 하기 힘든 질문과 대답하고 싶지 않은 부분을 건드리면 초대손님은 그제야 그동안 하지 않았던 자기 이야기를 풀어놓는다는 점이다. 벌써 방송 5년째를 맞은 < 무릎팍도사 > 는 주로 논란의 한가운데 있었던 연예인 등이 출연해 그간의 심경을 고백하는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았다. 최근에는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빚은 탤런트 박상민과 멤버 탈퇴로 마음고생을 한 '동방신기'의 두 멤버가 출연했다. 이전에도 이승철이나 싸이, 이영자 등이 출연한 바 있다.존재감 확인 및 인지도 상승 통로로 작용< 무릎팍도사 > 가 시간을 들여 고백을 이끌어낸다면 < 강심장 > 은 많은 사람의 준비된 고백을 연속해 터뜨린다. 방송 1년 7개월째를 맞은 이 프로그램은 20여 명의 연예인이 출연해 토크 배틀 형식으로 '강한 이야기'를 짧고 굵게 이어간다. 이들이 풀어놓은 이야기는 대부분 '처음'이거나 '충격적'이거나 '새로운' 이야기라는 자막을 달고 나온다. 무겁게는 가족관계나 투병부터 가볍게는 나이, 성형, 연애 전력까지 고백의 종류는 다양하다. 지난 1월에는 가수 노유민이 출연해 결혼식을 올리지는 않았지만 이미 결혼한 부인이 있고, 부인과의 사이에 딸이 있다는 사실과 딸이 조산으로 인해 인큐베이터에 있다는 사실을 털어놓아 화제가 됐다.< 강심장 > 의 박상혁 PD는 "노유민을 비롯한 몇몇 연예인은 자신이 직접 할 얘기가 있으니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며 "연예인이 노출되는 매체가 많지만 자신의 이야기를 직접 자기 입으로 전하는 기회는 별로 없어 < 강심장 > 을 통해 이야기를 하고 싶어한다"고 전했다. 이 프로그램은 인물이 아닌 이야기를 전면에 내세운다. 그래서 때로는 인지도가 떨어지는 연예인이라도 직접 전한 이야기 하나만으로 화제에 오르기도 한다. 박 PD는 "자신의 이야기를 감추기보다 드러낼 때 시청자로부터 호감을 받는 게 요즘 연예인들"이라며 "다들 꺼리는 이야기를 드러내 털어놓으면 해당 연예인에 관한 오해가 풀리는 경우가 많고 동시에 인지도가 올라간다"고 설명한다.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존재감을 확인하고 인지도를 높여 시장가치를 올리는 게 요즘 연예인들이 살아가는 메커니즘이라는 얘기다.케이블 채널 tvN의 < 화성인 바이러스 > 는 공중파의 토크쇼와는 또 다른 방식의 고백과 폭로를 전한다. 이 프로그램의 특징은 연예인이 아닌 일반인이 출연해 자신의 비밀이나 남들과는 다른 삶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극도의 매운 맛을 즐기거나 초콜릿 없이 하루도 살지 못하는 사람,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속 캐릭터와 결혼을 원하는 사람 등이 화제를 모았다. 최근에는 10년 동안 이를 닦지 않은 여성의 이야기가 전파를 탔다. 좋게 말하면 '특이'하고 나쁘게 말하자면 '이상'한 사람들이 카메라 앞에 서는 이유는 뭘까.< 화성인 바이러스 > 의 이근찬 PD는 "예전에는 남들에게 보여주기 꺼려지는 이야기를 숨겼다면 이제는 오히려 드러내 떳떳해지거나 인정받고 싶어한다"며 "출연자 중에는 자신의 이야기를 고백할 때 자신에게 쏟아지는 시선을 즐기는 이들도 있다"고 말한다. 이 PD는 "출연하기까지 제작진의 설득 과정도 들어가지만, 개인적으로도 이 프로그램을 제작하면서 사회가 조금은 변하고 있다고 느낀다"며 "출연자 중에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유명해져 다른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등 '준연예인'이 된 이들도 있다"고 덧붙인다.케이블 채널에는 < 화성인 바이러스 > 외에도 일반인이 나와 연애부터 직업, 가족 등과 관련된 이야기를 털어놓거나 비밀을 고백하는 프로그램이 많다. 최근 신설된 tvN < 환상의 커플 > 이나 박미선과 이성미가 진행하는 스토리온 < 친절한 미선씨 > 등이 그렇다. 지난해 시즌2를 방영한 QTV < 더 모먼트 오브 트루스 코리아 > 는 일반인 출연자가 자신과 관련된 질문에 대답하고, 그 대답이 거짓말탐지기를 통과하면 상금을 주는 프로그램이다. 미국에서 형식을 수입한 이 프로그램의 홍보 문구는 이렇다. "진실을 이야기하는 것이 손가락질받는 이상한 세상. 당신의 진실은 얼마입니까?"폭로의 '진정성'과 '드라마'에 반응한다그렇다면 시청자는 왜 이런 프로그램에 집중할까? < 강심장 > 의 박상혁 PD와 < 화성인 바이러스 > 의 이근찬 PD는 '진정성'과 '드라마'라고 입을 모은다. 지금의 시청자는 카메라 앞이기 때문에 꾸미거나 감추는 것보다 오히려 가감 없이 드러내는 진정성에 반응한다. 설령 그 진정성이 어느 정도의 기획이나 연출이라고 해도 솔직한 내면을 보여주며 진정성이 드러나는 순간만큼은 적극적으로 호응한다. 진정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건 이야기가 있는 드라마다. 몰입할 수 있는 드라마가 있어야 시청자는 채널을 고정한다.이렇듯 고백과 폭로가 사회·문화적 흐름이자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잡는 데 가장 큰 구실을 하는 건 미디어의 상업주의다. 신정아의 학력 위조 의혹과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의 불륜 의혹이 불거져나온 2007년 7월, 신문과 방송을 비롯한 언론은 '옐로 저널리즘'의 극단적인 단면을 보여줬다. 신정아를 향해 들이댄 카메라는 의혹의 크기와는 상관없이 그의 모든 사생활을 파헤쳤다. 신정아를 '미술계의 신데렐라'로, 또 '추락한 신데렐라'로 만든 것은 모두 언론이었다. 4년이 지난 지금 신정아의 책에 관해 긍정적으로든 부정적으로든 쏟아내는 기사들 역시 2007년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다른 게 있다면 기사가 쏟아질수록 신정아의 책은 홍보 기회를 얻게 된다는 사실이다. 언론은 출판사와 지은이가 '노이즈 마케팅'에 열을 올린다고 지적하지만 '노이즈 마케팅'에 연료를 공급하는 핵심 주체는 오히려 언론이다.TV 토크쇼는 방영 다음날이 되면 인터넷 뉴스나 검색어로 포털 사이트 등에 다시 한번 '도배'된다. 같은 내용의 기사가 수십 개 나오고, 기사는 방송 내용 중 가장 자극적인 문구를 제목으로 뽑는다. 뉴스로 퍼져나가는 내용이 실제 방송에서 언급된 맥락과 다른 경우도 숱하다. 이럴 때마다 출연자나 제작진은 "난감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클릭'을 유도하는 자극적인 제목의 인터넷 뉴스는 궁극적으로 해당 프로그램과 연예인의 이름을 하루이틀 정도는 누리꾼의 머리에 각인시키고, 일부는 그 과정에서 '대세'나 '스타'가 된다. 이 과정은 단지 TV 토크쇼뿐만이 아니라 정치인이나 기업인 등 이름이 알려진 모든 이를 대상으로 한다.문화평론가 이택광 경희대 교수는 "고백의 행위는 '나를 정립하는 것'이고 신정아 등 자기고백서의 저자는 책을 통해 '나는 이런 존재다'라고 말한다"며 "문제는 고백에 과거의 사건에 관한 폭로가 들어 있다는 것인데, 이 경우 자본주의 미디어는 폭로를 상품화하고 '알 권리'라는 명분으로 미디어 상업주의를 정당화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정보가 끝없이 복제되는 방식으로 확산되는 인터넷의 등장으로 정보는 다른 요소가 첨가되기도 하고 왜곡되며 무차별적으로 확대된다. 상업언론은 이윤을 올리려고 이 상황을 이용한다. 고백하고 폭로하는 개인과 고백의 장으로 활용되는 매체, 또 이를 이용하는 미디어의 손발이 맞아야 돌아가는 게 고백산업이다. 고백서 등의 단행본이 이야기를 팔고 저작권으로 수익을 얻는 직거래 상품이라면, 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토크쇼는 이야기를 팔아 유명세를 얻고 그로 인해 제3의 수익을 올리는 간접거래 상품이다. 언론 등 미디어는 거래가 가능하도록 하는 일종의 중계자다.'권력'의 이면 겨누며 긍정적 효과도고백산업에는 뜻하지 않은 긍정적 효과도 존재한다. 사람들이 이들의 고백과 폭로에 관심을 갖는 이유 중 하나는 접근이 불가능해 보이는 세계를 보여주기 때문이고, 그 세계는 주로 권력과 관련돼 있다. 사회적 파장을 불러일으키는 고백과 폭로는 주로 파워엘리트층을 겨냥한다. 신정아의 책 속에 등장한 언론권력의 이중성과 미술계의 천박함, 또 김용철 변호사가 전해준 삼성이라는 거대기업의 실체뿐 아니라 이제 하나의 대중권력으로 자리잡은 연예계의 뒷모습까지 모두 고백과 폭로에 생생하게 들어 있다. 고백과 폭로가 궁극적으로 겨냥하는 과녁은 권력층이 보여주고 싶지 않은 그 이면이라는 의미다. 이택광 교수는 "이제는 누가 튀어나와서 책을 쓸지 모르는, 통제가 곤란해지는 시대"라며 "선정적인 상업주의와 자본주의가 일정한 민주주의를 조장하는 면이 있다"고 지적한다.안인용 기자nico@hani.co.kr고백, 위험한 투자초장부터 파지 신세 혹은 거액의 손해배상 각오해야고백과 폭로는 '리스키'(risky)한 투자다. 고수익이 보장되지만 그만큼 위험도 따른다. < 4001 > 류의 책은 우선 형법의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죄가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을 각오해야 한다. 때로는 출판금지 가처분 소송이 들어와, 책도 못 내보고 초장부터 파지 신세가 될 수 있다. 민사적으로는 거액의 손해배상도 따라붙는다. 사실 저자나 출판사로서는 이게 가장 무섭다.한국과 달리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가 있는 미국에서 이런 류의 책은 대박만이 아니라 쪽박을 안겨줄 수 있다. 출판사나 언론사가 수백만~수천만달러를 물어주라는 법원 판단을 받아들고 하루아침에 문을 닫기도 한다. 반면에 한국은 그 액수가 잔잔한 편이다. 청구하는 쪽도 '많아야' 10억원 정도를 요구하는데 법원에서 깎이기 마련이다.언론·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소송을 전문으로 하는 한 변호사는 "실명을 공개하든 이니셜로 처리하든 책임 인정과 관련해서는 별 차이가 없다"고 설명한다.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알기 때문이다. 그는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은 주로 정치인이 대상이 된다"고 했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을 숱하게 당한 정치인이다. 김 전 대통령 경호원 출신인 함윤식씨가 쓴 < 속 동교동 24시 > 등이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됐다.폭로나 평가가 살아 있는 사람에게만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은 "한국도 미국처럼 명예훼손을 헐겁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역사적 인물에 대한 소설 등은 평가가 수반될 수밖에 없는데, 조금만 다르게 묘사해도 해당 문중에서 난리가 난다는 것이다. 무려 2500년 전 인물이 문제가 될 때도 있다. 1999년 <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 > 라는 수필집이 베스트셀러가 됐는데, 유림 쪽에서 저자와 출판사를 상대로 '공자와 유림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대법원은 명예훼손을 인정하지 않았지만, 해당 책의 서평을 쓴 < 조선일보 > 가 유림 쪽에 사과문을 보내는 홍역을 치렀다.
언론의 책 광고 거부 사태 이후 독자들의 자발적인 '광고'가 들불처럼 번진 < 삼성을 생각한다 >[올해의 책 2010]김태균 사회평론 학술팀 대리< 삼성을 생각한다 > 는 2007년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한 '삼성 비리' 고발의 주인공 김용철 변호사의 책이다. 가볍지 않은 주제와 만만찮은 분량, 꽤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2010년 1월 말 출간 즉시 종합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고, 약 두 달 만에 판매 10만 부를 돌파했다. 제목인 '삼성을 생각한다'는 유례없는 소비자운동의 한 슬로건으로, 2010년을 관통하는 키워드로 자리매김했다.외양적으로 볼 때 < 삼성을 생각한다 > 는 2010년에 탄생한 수많은 베스트셀러 중 그다지 눈에 띄는 책은 아니다. 다른 베스트셀러들과 비교하면 많이 팔린 책도, 독자 인지도가 높은 책도 아니다(누적 판매부수 약 16만 부). 그러나 이 책이 일으킨 사회적 파장은 아마 다른 책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것이다. 예상치 못한 '광고 거부 사태'출간 직후, 이 책은 주로 담고 있는 내용으로 주목받았다. 대한민국 최고 기업의 숨겨진 이면과 기업 총수 일가의 사생활 등이 그것이었다. 이를테면 '이건희 전용기 스튜어디스 무릎 시중'과 같은 선정적 문구가 여론과 독자의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이런 상투적인 관심은 곧 뒷전으로 밀려났다. 저자도 출판사도 예상치 못한 사건이 일어나기 시작했다.이 책은 '광고 거부 사태'를 통해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 존재 자체로 위력을 발휘했다. 언론은 이 책을 철저히 외면했다. 특히 광고 수입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일간지들이 유독 이 책의 광고만은 실어주지 않았다. 다양한 핑계를 댔지만 결론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삼성을 불편하게 할 책을 광고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매년 막대한 금액을 광고에 쏟아붓는 삼성은 자신에게 불리한 기사를 게재하는 언론을 광고를 끊는 방법으로 다스렸다. 이런 상황에서 언론은 자발적으로 삼성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우리는 자본의 언론 장악 시나리오가 이미 완벽히 실현됐음을 이 사태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삼성과 언론은 이 책을 아예 존재하지 않는 듯이 취급했다.그러나 이 상황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는 없었다. 출판사나 저자가 할 수 있는 일은 이런 상황을 독자에게 알리는 것뿐이었다. 광고 거부 사태가 인터넷을 통해 알려지자 독자의 폭발적인 반향이 뒤따랐다. 수많은 독자가 트위터 등을 통해 일간지의 광고 거부를 알렸고, 스스로 책을 광고하기 시작했다. 책 광고는 불과 며칠 만에 십수만 명에게 리트윗됐다. 수천 개의 블로그와 카페도 책 광고에 동참했다.'삼성을 생각한다' 광고 캠페인은 말 그대로 들불처럼 번졌다. 그렇게 이 책은 2010년 화제의 중심이 되었다. 폭발적인 독자의 반응, 유례없는 소비자운동은 충분히 기사화할 만한 '사건'이었고, 국내 언론들이 여전히 침묵하는 가운데 < 뉴욕타임스 > < bbc > <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 > < 블룸버그 > 등 외신이 이 사실을 보도했다. 대표적으로 < 뉴욕타임스 > 는 "책 한 권이 대한민국을 갈라놓았다"면서 한 권의 책이 일으키는 기적을 세상에 알렸다. 우리 시대 새로운 아킬레스건 '자본권력'출간 전에는 아무도 이 책이 몰고 올 파장과 의미를 감히 예상하지 못했다. 저자도 출판사도 예상할 수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출간 뒤 이 책은 만든이의 손을 벗어나더니 스스로 수많은 사건을 만들어냈다. 약 반년 동안 자신의 위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흥미로운 점은 이 책이 정치권력보다 더 치명적인 자본권력의 위험성을 드러내며 우리 사회의 새로운 아킬레스건을 알게 했다는 점이다. 그 때문에 이 책은 우리를 어느 때보다 아프게 하는데, 그것이 역설적으로 책의 존재 이유를 증명했다.책에 대한 폭발적인 관심을 지켜보면서 출판사와 저자는 100만 부를 팔아서 세상을 바꾸자는 꿈을 꿨다. 1년 가까이 지난 지금 판매량은 시간이 지난수록 줄어서 통산 16만 부가량이 팔린 것으로 집계된다. 100만 부의 꿈에 비하면 턱없이 적은 부수다. 그러나 뒤집어 생각해보면 이 '위험한' 책이 16만 부나 팔렸다는 것 자체가 기적이다. 독자와 이 책의 존재를 실감한 더 많은 사람들이 '또 하나의 가족'이 경영하는 '리얼 월드'의 목격자다. 이제는 이들 역시 저자 및 출판사와 함께 같은 꿈을 꾸게 되었다. 이로써 현실은 분명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꿈에 가까워졌다. 이것이 이 책이 이룬 가장 위대한 성취다.이 책에는 김용철 변호사가 7년간 일하며 보고 겪은 삼성이 온전히 그려져 있다. 그가 하고 싶었다는 이야기는 책의 곳곳에서 찾을 수 있다. 삼성에 입사하기 전에 그가 가졌던 글로벌 기업의 환상은 모두 부서졌다. 그는 삼성이 저지른 비리를 수도 없이 목격했다. 그를 괴롭힌 것은 삼성이 비리를 저지른다는 사실이 아니다. 오히려 상시적으로 저질러지는 비리가 삼성 존재의 한 근거라는 사실, 그것이 그를 괴롭게 했다. 그는 묻고 싶다. 기업의 핵심인 선진 경영과 세계적인 경쟁력, 삼성은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은가? 지금껏 대한민국은 오늘의 삼성을 만들기 위해 오로지 앞만 보고 달려왔다. 그러나 이제 잠시 삼성을 다시 생각해야 할 때가 아닌가? 그게 삼성을 다시 달리게 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김용철 변호사는 독자가 그의 글을 통해 삼성을 생각할 '때'를 실감하게 되기를 바라고 있다.
삼성그룹의 사내 미디어에 김용철 변호사의 책 `삼성을 생각한다'에 대한 반론성 글이 올라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삼성그룹의 사내 소식지인 '미디어 삼성'은 12일 김 변호사가 `삼성을 생각한다'에서 기술한 내용 가운데 일부 항목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는 내용의 기사를 게재했다.미디어 삼성이 지적한 부분은 삼성이 사내 이메일과 전화 등을 도.감청한다는 것과 반도체 생산현장 등의 열악한 근무환경, 총수 일가 등을 위한 비자금 조성, 회계부정 및 분식회계 관련 등이다.아울러 미디어 삼성은 특정임원에 대해 거론한 부분도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했다.비록 사내 미디어를 통한 것이기는 하지만 삼성이 지난 2월 출간된 김 변호사의 저서와 관련해 공식 입장을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그러나 삼성그룹은 이번 미디어 삼성의 보도에도 불구하고 책 내용에 대해 별도의 대응을 하지는 않을 방침이다.삼성 관계자는 "사실과 다른 내용이 임직원들에게 알려져 사기 등에 영향을 주는 문제를 고려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주요 현안이 발생하면 사내 임직원들에게 사실을 정확하게 알리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에서 법무팀장을 지낸 김 변호사는 2007년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을 통해 삼성의 비자금 조성과 정.관계에 대한 대규모 로비 의혹을 폭로해 '삼성 특검'을 촉발시킨 주인공이다.김 변호사는 삼성 특검의 수사로 기소된 내용에 대한 재판이 모두 끝난 뒤인 올해 2월 자신이 삼성그룹에서 일하면서 겪고 들었다는 내용을 토대로 `삼성을 생각한다'를 출간해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렸다.
당신의 고백은 '역사'가 될 것입니다
나도 가끔은 삼성을 생각한다. 삼성은 정말 노조 없이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 과연 삼성 직원들은 노조 없이도 행복할까. 임금 협상 때마다 머리띠 두르고 신경전 벌이는 다른 기업들보다 아무런 투쟁 없이도 월급이 상당한 자기들이 훨씬 이득이고 신사답다 만족하는 것일까.아니면 삼성에서 노조 설립하면 어떻게 되는지 '김성환 위원장'의 인생역정이 웅변으로 말해줘 용기고 뭐고 혼비백산 말도 꺼내지 마라 뭐 그런 것인가. 정말 물어보고 싶은데 알 수가 없다. 왜냐하면 내가 하도 서민이다 보니 주변에 삼성 다니는 사람을 구경 할 수 없어서다. 그런데 이번 김용철 변호사의 고백록을 보니 노조의 '노'자도 꺼낼 수 없는 나름의 사정이 있었네.이를테면, 삼성 공장 관할 관청 공무원을 매수해서 노조 설립 신고서를 아예 수리 자체가 되지 않도록 했다. 매수된 공무원은 신고서가 들어오면 신고서 수리를 일단 미루고 바로 삼성에 알려줬다. 그러면 삼성은 재빨리 유령노조 설립 신고를 했다. 이런 작업은 구조본뿐 아니라 계열사 차원에서도 이루어졌다. 계열사마다 노조 담당이 있었고, 이들은 노동자들을 면밀하게 감시했다. 노동조합 설립 기미가 보이면, 관련 주동자를 사실상 납치해서 회유, 협박했다. 이런 식으로 한 명씩 각개 격파하면, 결국 노조 설립 시도는 불발로 끝나곤 했다.- 본문 139쪽
노조가 없어도 (김용철 변호사는 10조라 했지만 많이 양보해서) 삼성특검이 밝힌 4조 5천억씩이나 되는 비자금 같은 것을 모으지 않는다면 나름 고개를 끄덕여 주겠으나 그렇지 않으니 우려가 되는 것이다.4조 5천억. 비자금 규모로 볼 때 전두환은 이건희에 비하면 아래도 한참 아래다. 김용철 변호사는 과거 검찰 재직시절 전두환 비자금을 직접 조사하였던 바 전두환의 비자금은 '1조원에서 450만원이 모자랐다'고 한다. '1조'라 하니 감이 안 오는데 숫자를 바꿔서 한번 써보자. 1조는 얼마나 큰돈인가 하니 '9999억+1억'이다.이건희의 비자금 4조 5천억 원은? 9999억+9999억+9999억+9999억+5000억+1억+1억+ 1억+1억= 4조 5천억이다. 가난한 사람들은 1억만 해도 꿈의 숫자이거늘.이건희 일가와 25만 삼성 임직원은 별개2007년, 김용철 변호사가 '양심고백'하고 나서 주변 사람들이 보인 반응은 크게 두 가지였다고 한다. 첫째, 김 변호사가 하는 말이 다 참이라도 삼성하고 붙어서는 백전백패다. 둘째, 삼성의 비리를 밝히는 것은 좋지만 삼성이 무너지면 우리나라 경제의 중추가 무너지기 때문에 반대한다.이 책은 우리의 이런 그릇된 우려를 말끔히 씻어준다. 이건희의 비자금을 몰수하면 삼성이 망하고 그리하여 우리 경제에 먹구름이 드리워지면 어쩌냐고? 천만에. 그리고 또, 어떤 이들은 자꾸 비자금 건으로 몰아붙이면 삼성이 한국에 있는 공장들을 해외로 다 이전해 버릴 거라 던데, 그런 걱정도 염려 붙들어 매시라.왜냐하면 삼성은 해외로 화끈하게 가고 싶어도 못가는 이유가 있으니 그것은 노조를 허용하지 않기 때문이란다. 세계 50위 그룹 안에서 노조 없는 회사는 아마도 삼성뿐 일 것인 바. 세계 500대 안에 드는 기업이라면 설령 노조가 없다 하더라도 제멋에 산다지만 '국제 표준'을 부르짖으면서 '노조는 없어요'라고 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삼성이 노동자들에게 노조의 권리를 안 주고도 꿋꿋이 버틸 수 있는 이유가 다 비자금 때문일진대, 가계의 비자금은 비상시 천군만마이지만 기업의 비자금은 타락의 지름길일 뿐.모든 일에는 뿌리가 있기 마련이다. 삼성 비리의 뿌리는 비자금이다. 비자금이 없었다면, 삼성이 권력을 매수하는 일은 불가능했다. 그런데 비자금은 결국 삼성 임직원들이 흘린 땀의 대가를 빼돌린 것이다. 여기에 더해 삼성은 생산 현장에서 흘린 땀의 대가를 빼돌려 정치인과 관료, 법관, 언론인, 학자를 매수했다.- 본문 346쪽
그리하여, 경영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이재용에게 삼성그룹 전체를 넘겨주기 위해 임직원들이 온갖 불법 탈법행위를 저질러야 했던 게 삼성의 최근 상황이었다. 나는 이런 현실과 역사를 고발했다. 삼성을 해롭게 하려는 의도는 없었다. 오히려 삼성의 건강한 발전을 가로막는 걸림돌을 치우고자 하는 의도였다. 이건희 일가와 소수 가신집단이 걸림돌이다. 이들은 기껏해야 100~200명 정도다. 한줌도 안 되는 이들 때문에 25만 삼성 임직원들이 범죄행각의 공범으로 몰리게 됐다. 오히려 멋진 포부를 품고 삼성에 입사한 임직원들이 이건희 일가에게 배신을 당한 셈이다.- 본문 20~21쪽
이건희가 빼돌린 비자금을 모두 토해내어 투명한 회계를 지향하고 노조를 허용한다면, 삼성은 망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진통'은 있을지라도 세계적인 기업으로 거듭나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대한민국의 부패상은 우리 모두의 탓
이 책은 누가 읽어도 쉽게 읽을 수 있게 쉬운 언어와 진솔한 고백으로 채워져 있다. 김 변호사가 첫 고백성사를 정의구현 신부님들께 했다면 이번 책은 이 땅의 시민들에게 하는 고백성사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가 양심가인지 배신자인지는 책으로 된 이 조금은 긴 '고백성사'를 읽어보고 결정함이 더 타당할 것이다.심리 분석가가 아니더라도 이 책을 읽으면 김 변호사의 마음결을 느낄 수가 있다. 삼성그룹에게나 이건희 개인에게나 김 변호사의 고백이 약이 될지언정 해는 안 되리라 생각하는데 글쎄 당사자들은 여전히 쓸까. 쓰다고 느낀다면 안타깝다.사실, 내 경우는 문화방송 간판 뉴스진행자가 삼성으로 갈 때부터 이유 없이 삼성이 싫어졌다. '뭐 좋다 싶은 사람은 다 빼가는 거야?' 털린 기분이었다. 덥석 홀려서 가는 사람도 미웠다, 나랑 아무런 상관이 없는데도.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는 화는 사라지고 진정으로 삼성이 거듭났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다. 때문에 이 책의 추천글을 쓴 전종훈 신부님의 말씀이 깊이 와 닿았다.'이 책은 일종의 고백록입니다. 특정인들을 향한 원망이나 미움 때문에 만들어진 기록이 아닙니다. 공연히 남의 치부를 공개해서 망신을 주자는 것은 더욱 아닙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이름이 함부로 더럽혀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대한민국의 부패상은 우리 모두의 이야기입니다. 읽으시는 분들께서도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자신의 이야기로 읽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독립과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했던 사람들의 간절했던 꿈이 경제의 민주화로 열매 맺는 날을 고대하며 기도합니다.- 추천의 글 7쪽’
맺으며
광고도 없이 출간 보름만에 8만부(추정)를 육박한다면 진실에 목마른 사람들이 그만큼 많다는 증거일 것이다. 내친김에 쭉 나가서 3월엔 30만부, 4월엔 40만부, 5월엔 50만부…. 그렇게 계속 읽혀졌으면 좋겠다. 역설적이게도 이 책을 읽고 나면 진정으로 삼성이라는 기업에 애정을 갖고 싶어 질 수도 있을 것이다.자식이 엇나가는 것을 보고도 계속 옹호만 하는 것은 진정 자식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다. 마찬가지로 삼성의 비리를 보고도 눈감아 주는 것은, 세계적인 비웃음거리이자 궁극적으로는 삼성에도 도움 안 되고 오히려 삼성을 더 큰 '대도'로 만드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잘못된 부분을 도려내어 더 이상 삼성이 곪지 않았으면 좋겠다.김용철 변호사는 자신의 고백록을 일러 역사도 못되고 신화도 못되는 '야사'라고 하였으나, 천만에, 당신의 고백은 훗날 반드시 '역사'가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어떤 야사보다 재미(?)있었고 진솔했으며 진실이 주는 감동이 있었다.
저자 김용철
1958년 광주에서 태어났다. 고려대 법학과를 나와 제25회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해군 법무관을 지냈다. 30대엔 인천, 홍성, 부산, 서울 중앙, 부천 등지에서 주로 특수부 검사로 일했다. 40대엔 삼성 회장 비서실(구조본)에 입사하여 7년 동안 재무팀과 법무팀 등에서 일했다. 2004년 8월, 삼성 구조본 법무팀장을 그만뒀다. 50대엔 양심고백을 통해 삼성 비리를 세상에 알렸다.
목차
추천의 글
저자 서문
1부 불의한 양심에도 진실은 있다
01 그리고 사제단이 있었다
배신자와 친구·감시와 미행, 그리고 도청·“이학수에게 사과하시오”·“상대가 삼성이라서…”·그리고, 사제단이 있었다·정석구, 나이 오십에 얻은 진정한 벗 하나·신정아 사건과 이건희 비리·“돈, 아니면 와인”·“대통령은 왜 삼성 돈 받은 사람만 좋아하나”·“왜 친한 검사 이름을 공개했나?”·“불의한 양심에도 진실은 있다”·아이들의 눈물·“삼성에서 100억 원 받았다면서요”·“그러나 사제단이 있다”
02 “특검은 왜 삼성이 아니라 나를 수사하나”
청와대 “정권을 물어뜯지 않을 특검을 원한다”·“또 용철이냐”·‘JY문건’과 금산분리·“이건 조준웅 특검이요”·봐주기 특검의 월권 수사·특검의 이중잣대·삼성화재가 빼돌린 미지급 보험금과 렌터카 비용·도둑에게 장물을 준 특검·“경제 물신주의, 재벌 비리의 공범”·“삼성은 약속을 지킨 적인 별로 없다”
03 “우리는 늘 지는 싸움만 한다”
같은 혐의에 다른 판결·민병훈 재판부의 계산 오류, 과연 실수였을까·편법, 또 편법·1심 무죄 판결의 이유·사제단 대표의 무기한 안식년·영혼을 오염시킨 서기석 재판부·간판 경영자는 물갈이, 비리 경영자는 승진·박연차 수사와 이건희 수사·“신영철 덕분에…”·죄는 있지만 처벌할 수 없다·“우리는 늘 지는 싸움만 한다”
2부 그들만의 세상
04 삼성과의 첫 만남
“떳떳하게 돈 벌려고 삼성 들어갔는데…”·이건희 ‘메기론’ 외우는 신입임원 교육·약속 어긴 삼성… 다시 담배를 물다·“너 기분 더럽겠다. 옛날 같으면 혼내야 할 사람을 상사라고 모시니”·멀쩡한 직원을 구속시킨 정경식 사건·“족보에 삼성 사장 벼슬은 왜 못 남기나”
05 “여긴 실입니다”
일은 비서실에서, 월급은 계열사에서·삼성 비서실과 청와대 비서실·권한은 ‘실’이, 책임은 계열사가·삼성 구조본과 참여정부·정연주를 못마땅해 한 구조본·사장에게 지시하는 재무팀 과장·계열사 관리담당과 재무팀 운영담당·실세 중의 실세, 제일모직 경리과 출신·“그게 자기 돈인가, 회사 돈이지”·국정원과 삼성의 도청 경쟁·사내 불륜에 민감한 감사팀·임원과 직원에 대한 이중잣대
06 “몇 천만 원 주는 걸 뭘 그리 겁내나”
“압수수색 들어오면, 찌르고 도망가죠”·“대법관은 ‘삼성 굴비’ 안 받을 줄 알았는데…”·“몇 천만 원 주는 걸 뭘 그리 겁내나”·부끄러운 짓도 몇 번 하다보면·정권교체 1년 만에 호남인맥 장악한 삼성
07 1999년 삼성 부도 위기
‘알판장이 꿈의 직장’·부도 위기 맞은 삼성·사람 자르는 일과 구속시키는 일·연예인 윤락 사건과 삼성 구조본·판사에게 30억 원 건네라는 이학수·삼성과 중앙일보, 그리고 x파일
08 거짓말 시나리오
삼성SDS BW 헐값 발행과 이재용·내가 삼성 비리에 눈뜬 이유·이재용의 조바심과 ‘e삼성’의 실패·에버랜드 사건, 증거 및 증언 조작·에버랜드 담당 검사 차남의 펀드 손실까지 메워준 삼성·독특한 수임료 지급방식 요구한 김앤장·‘6대 종손’은 억울했다
09 “대선자금 수사에 응하시오”
“이학수를 버리고, 김인주는 건진다”·삼성에 찍힌 검사들·“대선자금 수사에 응하시오…” 돌아온 것은 배신자 취급·회사를 떠나다
10 이건희 일가, 그들만의 세상
법 위에 있다고 믿는 그들·이건희의 생일잔치·‘신분이 다르다’고 믿는 그들의 독특한 생활·훔친 돈 놓고 다투는 이재용-임세령, 재산 분할금의 출처는?·황태자 이재용과 야심가 이부진·이건희 “사위는 경영에서 빠져라”·명품, ‘다른 신분’의 상징·타워팰리스 설계 철학… “대중과 섞이기 싫다”·1000억 원에 사서 100만 원에 팔아넘긴 해외 명품 업체·“비자금 다 있는데, 왜 삼성만 문제 삼나”·부동산과 섭외, 이건희의 주요 관심사·대도 조세형까지 데려오는 인재 욕심
11 황제 경영의 그림자
‘신경영’의 실패, 폐허가 된 윈야드 공장·삼성 자동차 실패… 결정은 이건희, 책임은 지승림, 손해는 국민·‘1등주 삼성’의 그늘·이건희 취향 때문에 희생당한 계열사 이익·판단력을 키울 기회를 잃어버린 경영진, 위기 앞에서 무용지물·‘반도체 기술자’ 위에 있는 ‘비자금 기술자’·지도층에게 배신만 당한 사회
3부 삼성과 한국이 함께 사는 길
12 밭일 하는 만삭의 아내
“살아서 굴욕을 당하느니”·고대 문화에 대한 자부심과 부끄러움·대학생 부부·수습기자가 된 연수원 시보·“군사 정권 시절, ‘군대는 개’라고 해도 멀쩡했다. 그런데 지금은…
13 10만 원 받은 경찰은 사표, 50만 원 받은 경찰은 구속
“검사는 ‘빽’에 약하다?·‘가짜 의사들’·“청장님께 인사 했다”는 피의자·10만 원 받은 경찰은 사표, 50만 원 받은 경찰은 구속·“우리는 개다. 물라면 물고 놓으라면 놓는다”·“총장님은 왜 그런 친구만 뒀습니까”
14 전두환 비자금 수사
전-노 군사반란사건 수사·김대중과 비슷한 가명으로 관리된 전두환 비자금·수사 중단 지시, “쌍용 김석원입니다”·이탈리아 연수 접고, 삼성으로
15 “조사하면 고객 된다” 검사들의 영업비밀
“꼴통검사가 그립다”·“유전구속, 무전불구속?”·가짜 자수서, ‘유전무죄’의 비결·대법원 양형기준안이 씁씁했던 이유·“조사하면 고객 된다” 검사들의 영업비밀·“‘필명’이 뭐죠?”·“직업이 아니라 ‘귀족놀음’ 취미생활이구나”
16 문제는 비자금이다
‘성공한 재벌’은 처벌 못한다?·61억 원으로 시작한 이재용 경영 승계 작업·‘JY 문건’과 구조본·‘비자금-회계조작-탈세’ 한 묶음 비리·10조 원 비자금, 삼성의 비리 밑천·지하주차장에서 돈 가방 들고 오는 젊은 과장들·‘SDI 메모랜덤’, 강부찬의 협박·‘샘플비’는 비자금·삼성물산 자금담당이 대우받는 이유·비자금은 ‘회장님 돈’·‘타워팰리스가 내 집이었구나’ 차명 부동산·대담한 차명거래, 눈 감은 금융 당국·홍라희가 한국 미술 발전에 기여했다고?·외국 기업이 삼성 장부 안 믿는 이유
17 삼성생명과 조준웅 특검
조준웅 특검 덕에 횡재한 이건희·‘삼성생명 차명주식 전부가 이병철 유산’이라는 거짓말·상장 차익 노린 이건희 수법, 이재용이 물려받았다
18 죽은 권력, 살아 있는 권력, 죽지 않을 권력
대법원을 보면, 삼성이 보인다·판결이 아니라 배당으로 말하는 법원·신영철의 잇따른 거짓말·“이용훈, 신영철 구하려다 사법부 죽였다”·‘빨갱이’ 낙인보다 무서운 ‘반(反)기업’ 낙인·밖에서 아무리 떠들어도 흔들리지 않는 주류 질서·“진흙 위에서 꽃은 피지만…”· 마녀사냥, “수사는 의지다”·노무현 검찰 vs 이명박 검찰·내부 고발자는 파면, 비리 검사는 호의호식·“검사나 국회의원만도 못한 개?… 개에겐 모욕이다·용산참사, 다시 떠오르는 인혁당 악몽
19 삼성과 한국이 함께 사는 길
마당발 천국, 서민에겐 지옥·“인간성 좋다”는 말의 함정, 나쁜 놈들에겐 욕 좀 먹으며 살자·삼성 비자금 10조 원, 대학 등록금 10조 원·룸살롱이 악의 축이라고 생각한 이유·시장질서 왜곡하는 재벌 비판했는데, 왜 ‘좌빨’인가?·안보를 위협하는 진짜 ‘좌빨’은 재벌이다·이재용, 경영권 승계 전에 군대부터 다녀왔어야·한국에서 복지사회가 불가능해진 이유·“삼성이 성장해야 한국 경제도 성장한다”는 오해·‘글로벌 삼성’ 가로막는 장애물이 삼성특검·젊은이들이 안정적인 직업만 찾는 이유, 진짜 모르나?·황우석과 삼성 비리·반부패 시민혁명이 필요하다·“그래서 이 책을 썼다”
부록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기자회견문
삼성을 생각한다 |
삼성을 생각하다 2
그 이어지는 이야기 (삼성을 생각한다)
편집부지음
출판사사회평론| 2010.06.30.
형태 판형 A5 | 페이지 수 344 | ISBN
정가7,800원
<삼성을 생각한다> 출간 이후의 이야기들을 기록하다!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을 생각한다>를 둘러싼 사건들을 정리한 책『삼성을 생각한다 2: 그 이어지는 이야기』. 2010년 1월에 출간되어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삼성을 생각한다>를 통해 드러난 우리 사회의 자화상을 기록하고자 했다. <삼성을 생각한다> 출간 이후의 사회적 반향을 언론과 독자 등으로 나누어 풍부하게 조망한다. 책이 나오기까지의 출간 배경, 출간 이후 언론의 이례적인 반응과 광고거부사태, 독자들의 자발적 광고 캠페인, 판매 10만 부 돌파, 책에 대한 삼성의 반응 등을 전해준다. 또한 출간 이후 저자의 근황과 인터뷰, 강연 등을 담아 '인간 김용철'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2010년 상반기를 대표하는 ‘화제의 책’, <삼성을 생각한다>의 후속 도서가 출간되었다. 사회평론 출판사는 6월 28일 ‘그 이어지는 이야기’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삼성을 생각한다 2>를 펴내며 “15만 독자들이 만든 또 하나의 <삼성을 생각한다>”라고 책을 소개했다. <삼성을 생각한다> 출간 이후의 사회적 반향을 ‘언론’, ‘독자’ 등의 몇 개 장으로 나눠 조망하고 있는 이 책은 분량만도 344페이지에 달해 ‘이어지는 이야기’의 풍성함을 짐작케 한다. 내용을 살펴보면, 1장 ‘<삼성을 생각한다>가 세상에 나오기까지’에서는 그간 독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던 책 출간 배경을 자세히 밝혔다. 2장 ‘삼성에 발목 잡힌 언론’에서는 <삼성을 생각한다>에 대한 언론의 이례적인 반응을, 특히 주요 일간지의 이례적인 광고거부사태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3장 ‘10만 독자가 만든 베스트셀러’는 광고거부에도 불구하고 <삼성을 생각한다>가 화제의 책이 될 수 있었던 이유였던 독자들의 자발적 광고 캠페인 등의 움직임을 담았다. 4장은 <삼성을 생각한다> 10만 부 돌파를, 5장은 <삼성을 생각한다>에 대한 ‘삼성’의 반응을 담았다. 6장은 책 출간 이후의 저자의 근황과 인터뷰, 강연 등을 담아, 독자들이 ‘인간 김용철’을 좀더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마지막으로 약 30페이지에 걸쳐 <삼성을 생각한다>의 리뷰를 게재한 1,000여 개의 블로그 목록을 실어 독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돌아볼 수 있게 했다.
15만 독자들이 만든 또 하나의 <삼성을 생각한다>
<삼성을 생각한다>는 자칫 묻히는 책이 되기 쉬웠다. 언론은 책을 외면하려 했으며, 이례적으로 거의 모든 일간지가 광고를 거부했다. 일간지 뿐만 아니라 지하철 무가지와 인터넷포털 등도 광고를 거부했다. 실상 출판사는 책을 알릴 방법이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책을 알린 것은 다름아닌 독자들이었다. 트위터를 통해 책을 소개하고, 블로그에 책 광고를 실었다. 독자들의 광고 캠페인은 말 그대로 들불처럼 번졌고, 불과 며칠 만에 십수만의 사람들이 책 소식을 접했다. <삼성을 생각한다>는 그렇게 2010년 상반기 화제의 중심이 되었다. 이러한 독자들의 반응 자체가 기사화할 만한 ‘사건’이었고, 국내 언론들이 침묵한 가운데 NewYorkTimes, BBC, CSMonitor, Bloomberg 등의 외신이 <삼성을 생각한다>를 보도하게 했다. 판매 부수가 10만 부를 넘어 15만 부에 근접하면서, <삼성을 생각한다>를 없는 책 취급하던 ‘삼성’도 공식적인 반응을 할 수밖에 없었다. <삼성을 생각한다 2>는 이렇듯 <삼성을 생각한다>를 둘러싼 ‘사건’을 정리했으며, 이러한 ‘사건’들은 근본적으로 독자들이 만든 것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삼성을 생각한다 2>는 온전히 독자들이 만들어낸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말이 결코 과장이 아님을 책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회평론은 <삼성을 생각한다>에 대한 독자들의 반응(트위터, 블로그 등)을 거의 모두 검색하고 책에 수록할 콘텐츠를 추려냈다. 언론 기사와는 달리 독자 반응은 하루하루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났다. 수천 건에 달하는 독자 리뷰 중에서 한정된 지면에 수록할 글과 사진, 그림 등을 고르는 일은 실상 책 제작의 핵심이었다. 저작권자인 독자들에게 일일이 연락해 저작권 사용 허락을 받는 것도 수월치 않았다. 그러나 대부분의 독자들이 <삼성을 생각한다 2>의 제작을 반겼고, 저작물 사용에 기꺼이 동의했다. 오히려 ‘부족한 글을 책에 실어준다니 고맙다’, ‘영광이다’라고 답한 독자들도 있었다. 그러나 지면이 한정된 관계로, 혹은 저작권자와 연락이 닿지 않아 싣지 못한 독자 반응 또한 부지기수였다. 특히 주재환 화백(70세)의 그림을 싣지 못한 것이 안타까웠다. 1.3×1.6m의 대형 캔버스에 그려진 그림은 “책광고”라는 제목이 달려 있었다. “책을 광고하고 싶은데 아무도 하지 않으니 내가 할 수밖에 없었다”며 “소용이 닿는 대로 마음대로 쓰라”고 말하는 주 화백의 작품은 책에 싣기엔 시기가 맞지 않았다. 이미 편집이 끝나고 인쇄가 넘어간 시점에서 작품을 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삼성을 생각한다 2>가 ‘The End’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이 아니더라도 주 화백의 작품은 분명 또 하나의 사건을 만드는 데 소용이 있을 것이다.
100만의 희망이 모이면 세상이 바뀐다
<삼성을 생각한다 2>는 <삼성을 생각한다>를 둘러싸고 벌어진 이야기들의 기록이다. 또한 <삼성을 생각한다>를 다시 이슈화할 계기가 될 것이다. 3월초 10만 부를 돌파한 <삼성을 생각한다>는 이후 판매추이가 상당히 완만해졌다. 여러 사회적 이슈들(천안암사태, 총선, 월드컵 등)로 인해 사람들의 관심에서도 상당히 멀어졌다. 이러한 시점에서 <삼성을 생각한다 2>의 출간이 새로운 사건을 만들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7,800원이다. <삼성을 생각한다>와 같은 판형에 344페이지라는 상당한 분량을 생각하면 책의 목적이 이윤을 남기는 데 있지 않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미 <삼성을 생각한다> 10만 부 돌파 시점에 낸 보도자료에서 사회평론은 “이미 10만 명의 사람들이 ‘희망’을 샀다”고 자평하고 “100만의 희망이 모이면 세상이 바뀐다”고 호언했다. <삼성을 생각한다 2>는 그러한 출판사의 의지를 보여주고 믿음을 확산시키기 위해 세상에 나왔다.
목차
들어가는 말
"출간 이후의 풍경, 출간 이유를 보여주다"
〈삼성을 생각한다〉그 이어지는 이야기
1. 〈삼성을 생각한다〉가 세상에 나오기까지
출간검토
'삼성은 무죄다' vs '삼성을 생각한다'
언론의 신간 소개
산 넘어 산, 밤샘 광고작업
2. 삼성에 발목 잡힌 언론
광고거부사태
《경향신문》,《한겨레》,《오마이뉴스》파동
광고 게재를 둘러싸고 《한겨레》와 사회평론 사이에 오간 이야기들
저자도 제목도 없는 이상한 책소개
서울에선 외면, 뉴욕에선 집중 조명
3. 10만 독자가 만든 베스트셀러
자발적 광고
오프라인으로 번진 광고 캠페인
4. 진실의 힘
5. 삼성은〈삼성을 생각한다〉를 어떻게 생각할까?
6. 사람 김용철과의 만남
맺음말
〈삼성을 생각한다〉리뷰를 게재한 블로그
삼성을 생각한다.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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