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내 경제동아리 통해 사고력, 탐구력 키워
[서울톡톡] '대학 합격, 선배들에게 듣는다' 그 여섯 번째로 수시모집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경희대학교 경영대학 경영학과에 입학한 김진중 군을 만났다. 진중군은 자신이 합격할 수 있었던 이유로 학업에 기반을 둔 교내 활동을 기반으로 자기소개서를 꼼꼼하게 쓴 노력을 들었다. 소위 말하는 '스펙'없이 노력의 결실로 입시의 관문을 뚫은 셈이다. 과연 그 비결이 무엇인지 들어보았다.
Q. 어마어마한 입시의 관문을 뚫고 경희대학교 경영학과에 합격하신 것을 축하드려요! 합격 비결이 있다면?
저는 입학사정관제로 합격한 대부분의 친구들과는 다르게 입학사정관 전형을 늦게 준비했었어요. 그럼에도 합격할 수 있었던 이유를 생각해보면 크게 두 가지가 있는 것 같네요. 첫째로는 좋은 담임선생님을 만나서 다양한 활동을 접해본 것이에요. 그 당시에는 너무 귀찮고 번거롭다고 생각했던 일들도 끝나고 나면 다 의미 있었던 일이 되었어요. 두 번째는 다른 친구에 비해 뛰어난 활동 결과물이, 소위 말하는 스펙이 없었기 때문에 자기소개서와 포트폴리오를 정말 꼼꼼히 준비했던 것입니다. 자소서 한 문장이 떠오르지 않아서 긴 시간동안 잡아본 적도 많았고 문장과 구성을 자연스럽게 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Q. 자기소개서에 어떤 내용을 쓰셨는지 궁금합니다.
자기소개서 질문 : 지원 학과에 진학하기 위해 기울인 학업적 노력과 다양한 활동(리더십, 봉사, 동아리, 연구, 취미, 기타활동)을 구체적으로 기술하시오(1,500자 이내). |
저는 교내에서 활동하는 경제동아리에서 다양한 활동들을 하였습니다. 부장을 맡아 축제 부스 운영, 독서토론, 찬반토론, 경제골든벨 등 경제와 경영에 관한 활동을 이끌어 왔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전통시장에 대해 조사한 것입니다. 2학년 때 'SSM 규제해야 하는가?'라는 주제로 찬반토론을 하면서, SSM과 재래시장의 관계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후, 3학년 때 연장선상에서 정부의 대형마트 규제에 대한 발표와 토론을 했습니다. 그런데 규제에 대한 양측 입장 모두 타당한 측면이 있어서 어떤 것이 옳은지 판단을 내릴 수 없었습니다.
특히 '사람들이 대형마트를 규제하는 정책에 대해 얼마나 인지하고 있는지'와 '대형마트를 규제하는 정책이 실효성이 있는지'에 대한 의문점이 생겼습니다. 이런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서 근처 전통시장을 직접 찾아가 시장상인들에게 개인적인 인터뷰를 시도했습니다. 처음에는 말도 못 걸고 몇 십분 간 돌아다니기만 했지만, 첫 인터뷰를 기점으로 해서 상인분들과 편안하게 이야기 할 수 있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시장상인들의 솔직한 의견과 현실적인 문제를 들을 수 있었으며 주체적으로 나서서 한 주제에 대해 집중적으로 탐구하는 능력도 기를 수 있었습니다.
인천 고등학생 경제 연합(COHEC)을 결성하고 활동한 점도 의미가 큽니다. 교내 경제동아리의 활동만으론 한정적인 점이 있어, 전국 단위의 경제연합을 찾아 우리 동아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해 보았습니다. 하지만 그런 연합들이 제시하는 활동들은 시간이나 장소에 한계가 있었습니다. 한 친구가 인천 내에서 직접 경제연합을 만들어보자는 제안을 했고, 그 결과 8개 학교가 모여서 COHEC이 만들어졌습니다.
COHEC의 주된 활동은 학술지를 만들고 다양한 체험활동에 참여하며 서로의 지식과 정보를 공유하는 일이었습니다. 처음에는 각 학교의 역할을 분담하는 일이나 회의 장소를 정하는 일처럼 기본적인 일을 정하기도 힘들었지만, 각 학교 대표들이 바쁜 틈에도 계획을 세우고 의견을 조율하기 위해 한 달에 한 번씩 정기적인 모임을 가졌습니다. 특히 후배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발전된 연합을 물려주고 싶어서 공휴일에도 만나서 회의하곤 했습니다.
Q. 경영학과는 어떤 요소들을 평가한다고 생각하시나요?
경영학과는 진로의 폭이 넓은 만큼 다양한 요소들이 평가된다고 생각해요. 그 중에서 몇 가지를 꼽자면 리더십, 수리적 능력, 어학 능력, 봉사 활동 등이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현재의 경제상황을 정확히 이해하고 분석하는 능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국제화 시대에 맞는 어학 능력도 중요하죠.
Q. 경희대학교에 가기 위해 공부만 열심히 하신건가요? 아니면 다른 활동도?
기본적으로 학교 내신 준비와 수능 준비는 항상 하고 있었어요. 다른 친구들처럼 내신 등급이 잘 안 나오면 좌절과 고민도 했고요. 이처럼 학업은 기본으로 삼고 여러 가지 교내활동과 대외활동을 해보려고 노력했어요. 처음에는 학교에서 하는 전공 관련 동아리를 통해서 기반을 다질 수 있었고 탐구 활동을 통해 다양한 활동들로 연계시킬 수 있었어요. 한 가지 더하자면, 교외로 다양한 친구들을 만나서 여러 활동을 계획하고 많은 이야기를 해본 것도 유익했어요. 지적으로 교류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되니까 말이에요.
Q. 면접 분위기는 어떠했고 내용은 무엇이었는지 궁금합니다.
경희대학교는 첫 번째는 인성면접, 두 번째는 심층면접으로 이루어져있어요. 인성면접에서는 지원자가 그 과에 적합한 인재인지, 자기소개서나 포트폴리오에 제출한 활동들의 진위 여부를 묻는 것이 대부분이에요. 또 그 활동을 하게 된 계기나 결과를 물어보시면서 그렇게 딱딱하지 않은 무난한 분위기였던 것으로 기억납니다. 심층면접에서는 전공과 관련된 지식을 문제로 주어서 30분 동안 풀게 하고 면접관 앞에서 발표하는 형식이에요. 이 면접은 꽤 까다로워서 발표할 때 긴장했지만 면접관 분들께서 긴장을 풀어주려고 노력해주시고 편하게 질문해주셔서 나름 잘 대답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Q. 고교시절에 감명 깊게 읽은 책이 한 권 쯤 있을 텐데요.
기업가가 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인문학을 잘 이해해야 된다고 생각해서, 인문학 분야에서 유명하신 박웅현 저자가 쓴 책에 대해서 유심히 보게 되었고 그 중 고른 것이 바로 <책은 도끼다>입니다. 이 책은 저자가 다른 책들을 소개하는 구조인데, 다양한 시선으로 생각하는 사고법에 대해서 배울 수 있었어요.
Q. 장래희망이 있다면 소개해주실 수 있나요? 아니면 앞으로의 비전이라도.
저는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찾기 위해서 다양한 활동을 해보고 싶다는 목표를 가지고 대학 진학을 준비했어요. 학교에서 주최하는 다양한 캠프에 참여해서 저보다 훨씬 뛰어난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도 해보고, 여러 봉사들도 접해볼 계획이에요. 이렇게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제가 정말로 좋아하는 일들을 찾아볼 예정입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제가 입시를 준비할 때 상경계열을 목표로 하는 친구들이 정말 많았고 지금도 그런 추세는 계속 이어질 것 이라고 생각해요. 이렇게 많은 경쟁자들 사이에서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경험과 차별화된 능력이 필요해요. 꼭 억지로 활동을 만들어 내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시야를 넓게 하고 하나씩 경험해보는 것이 좋아요. 또 자신의 적성을 꼭 찾아서 적합한 과에 지원했으면 좋겠습니다. 제 주변만 봐도 성적 맞춰서 대학교에 지원했다가 학교생활에 적응 못하고 전과를 생각하는 친구들이 정말 많거든요. 자신의 적성에 맞는 전공을 해서 재밌는 대학 생활이 됐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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