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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과 환경 모두 고려한 먹거리가 요즘 트렌드

草霧 2014. 1. 15. 12:04

 

 

 

식품이야기

새해가 되면 너도나도 새로운 다짐들을 하곤 한다. 건강을 지키는 일도 그 중 하나로 많은 사람들이 계획하지만 꾸준히 실천하기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건강을 위해선 착한 먹거리를 찾아 먹는 것이 중요하고 이것이 곧 환경과 결부되는 것이라 전문가들은 말한다. 정해랑 상임대표가 건강과 환경을 모두 고려한 지속가능한 먹거리에 대해 제시하는 혜안을 들여다보자. 글_정해랑 상임대표(식생활교육관악네트워크)

지속가능한 먹거리 문화, 정부차원의 지원 있어야
새해가 밝았다. 많은 사람이 다이어트를 새해 소망 목록에 올릴 것이다. ‘건강하고 균형 잡힌 식사를 규칙적으로 해야지’, ‘양은 적절하게 조절하고 운동도 열심히 해야지’, ‘올해는 절대 실패하지 않을 거야’ 등등…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보자. 올해는 나의 건강뿐만 아니라 사회의 건강에도 기여할 수 있는 식생활을 실천해 보자. 가능한 지역 및 계절 농산물을 먹는다. 공정거래 커피를 마시고, 동물복지 기준에 따라 키운 육류나 유제품을 먹는다.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잡은 생선을 먹는다. 외식을 할 때에는 지속 가능한 음식점을 찾는다. 그 외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생산자에게는 적절한 보상이 돌아가면서 나의 건강에도 도움이 되고 미래 세대의 환경부담도 최소화 할 수 있는 식생활을 추구한다.
개인이 이런 식생활을 실천하기는 쉽지 않다. 얼굴 있는 먹거리 프로그램이나 학교에서의 친환경 급식 등이 있지만, 아직 서비스의 종류가 다양하지 않다. 농산물 위주의 친환경 인증이 수산물과 축산물까지 일반화 되고, 개별 품목에 대한 인증을 넘어 음식점이나 급식소의 인증까지 확대되어야 한다. 정부는 유통구조의 개선, 공동 구매 지원, 충분한 물량의 안정적 확보, 품질 보장, 인증제 실시, 고객에 대한 홍보의 강화 등의 지원을 해야 한다.

건강과 환경 모두 고려한 먹거리가 요즘 트렌드
먹거리를 통한 사회의 건강 확보를 위해 선진국은 이미 다양한 프로그램과 제도를 개발하여 집행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2011년 정부 및 산하기관의 식품 및 급식 서비스 구매 기준을 최초로 발표하였다. 이에 따라 높은 수준의 지속가능성과 영양기준을 따르는 식품과 서비스 만을 납품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잡은 생선이 아니면 정부나 산하기관에 제공할 수 없다. 이외에도 동물복지, 계절 식품, 공정거래, 에너지 고효율의 주방 기기장비, 폐기물 관리, 높은 영양 및 환경 기준 등이 포함된다. 민간조직도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어획한 생선, 동물복지 기준에 따라 생산된 육류나 유제품, 지속가능 음식점을 인증하는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진행 중이다.
이와 같은 트렌드는 계속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전국레스토랑협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책임주방장들은 2014년에 가장 유행할 먹거리 트렌드로 지역의 육류 및 해산물, 지역 농산물, 환경의 지속가능성을 각각 1, 2, 3위로 꼽았다. 이 외에도 직접 재배한 농산물을 재료로 만든 음식을 제공하는 음식점, 지속 가능한 수산물, 농장 브랜드로 출시되는 품목 등이 10위권 내에 들어 있었다. 한 마디로 요약하면 고객은 자신이 먹는 음식의 재료가 어디서 왔는지를 알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음식의 맛이나 자기 건강에 대한 영향 이외에도 환경이나 지속 가능한 사회에 대한 영향에도 관심이 높다는 것이다.

먼 미래를 위해 사회의 건강까지 챙기는 먹거리 개발이 필요
국민연금 보험료를 인상해야 할지를 놓고 사회가 시끄럽다. 지금처럼 걷어서 지금처럼 지급하면 미래세대에게 너무 과도한 부담을 지우게 된다는 것이다. 먹거리 역시 마찬가지이다. 지금처럼 생산하고 지금처럼 소비하면 미래 세대가 감당하기 어렵다. 농사짓는 사람은 점점 줄어들고, 식량 자급율은 더욱 낮아지고, 바다의 어종은 씨가 마르고, 수질은 더욱 오염될 것이다. 사회의 건강에 도움이 되는 식생활은 조금 불편할 수도 있다. 그러나 편안하고 값싼 듯이 보이는 지금의 글로벌 먹거리 체계에 계속 의지하다 보면, 당장에는 소나기를 피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조만간 초대형 태풍을 만날 수도 있다.
사회의 건강도 챙기겠다는 새해 결심을 실행하기 위해 열심히 뛰다보면 저절로 다이어트도 되지 않을까... 새해 아침의 멋진 결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