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국제 인물
2013년 국제사회에는 경제적, 사회적 약자를 위해 목소리를 내거나 폭력을 종식시키기 위해 힘쓴 인물들이 주목을 받았다. 동북아에서는 지난해 새롭게 권력을 차지한 지도자들이 대외적으로 강경 정책을 펼치며 입지를 넓혔다. 반면 전 인류의 숭상을 받거나 큰 족적을 남긴 인물들이 대거 타계하며 한 시대를 마감했다. 권력자들이 정권 교체나 추문으로 인해 영원히 유지할 것 같던 권좌에서 수직 추락하기도 했다.
▲ 프란치스코 교황
제266대 교황. '빈자의 성자'인 아시시의 프란체스코 성인의 이름을 따라 즉위명을 정했다. 사상 첫 예수회(Jesuits) 출신 교황이자 미주 출신 교황이다. 비유럽권에서 1천282년만이기도 하다. 건강상 이유로 스스로 물러난 전임 교황 베네딕토 16세에 이어 지난 3월 콘클라베에서 선출됐다. 당시 유력 후보군에 들어 있지 않았으나 교회 개혁 과제를 해결할 인물로 깜짝 선택됐다. 소탈하고 겸손한 행보로 파격적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신자들 사이에 높은 인기를 누릴 뿐 아니라 가톨릭 교회에 대한 관심도 높이고 있다. 규제 없는 자본주의를 새로운 독재라고 비판하는 등 현대자본주의를 강력 비판하고 동성결혼 등 사회적 갈등 현안에 진보적 목소리를 내서 더욱 주목을 받는다.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지난해 공산당 총서기로 임명되며 중국 최고지도자 자리에 오른데 이어 지난 3월 국가주석으로 선출돼 공식적으로 당·정·군 3대 권력을 장악했다. 안에서는 개혁과 강력한 중앙집중 지도체제를 추진하고 밖으로는 중국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기 위한 적극적 행보에 나섰다.
주석 취임 직후 러시아를 방문해 관계를 공고히 한 데 이어 아프리카를 찾아 자원외교에 시동을 걸었다. 6월에는 미국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새로운 대국관계를 선언했다. 양국 정상이 노타이 차림으로 격의 없이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큰 관심을 모았다. 같은 달에는 박근혜 대통령과도 회담했다.
부인 펑리위안 여사는 순방에 동행하며 패션외교 등으로 기존 영부인들과는 다른 행보를 보여 주목을 받았다.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 열도)와 동중국해를 두고 영토 갈등 관계인 일본, 필리핀 등에 강경 대응을 했으며 방공구역 설정으로 동북아 지역 긴장을 한층 고조시켰다.
▲ 하산 로하니
중도 온건 노선을 표방하는 제11대 이란 대통령. 지난 6월 대선에서 중도-개혁 연대의 지지에 힘입어 압승을 거뒀다. 취임 후 서방을 상대로 적극적 유화 정책을 펼쳐 핵문제 해결과 국제사회 경제 지원을 끌어냈다. 9월 유엔 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한 길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15분간 역사적 전화 통화를 하며 대외 관계개선의 물꼬를 텄다. 11월에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과 독일 등 소위 'P5+1'와 핵협상을 타결했다. 저농축 우라늄만 생산ㆍ보유하는 대신 국제사회가 경제제재 조치 일부를 해제하는 내용이다.
소셜미디어를 적극 활용하고 터번을 벗고 등산을 가는 모습을 공개하는 등 대내외 소통에 적극적이다. 다만 강경파의 반발을 잘 다스려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 에드워드 스노든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요원. 미 국가안보국(NSA) 등 서방 정보당국의 광범위한 개인정보 감시·수집 행위를 폭로해 세계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다. NSA에 근무하던 중 정보수집 활동의 정당성에 회의를 품고 관련 내용이 담긴 방대한 분량의 기밀문서를 빼내 영국 가디언지와 미국 워싱턴포스트 등 언론에 공개했다. 지난 6월 홍콩에서 '거사'를 치른 뒤 미국의 체포망을 피해 모스크바로 은신해 8월 1년 임시망명 허가를 받았다.
스노든 폭로로 미국과 서방 국가들의 개인정보 감시,수집 실태와 IT기업들의 정보 제공 활동이 드러났다. 미국이 독일 등 우방을 상대로 스파이행위를 한 사실이 드러나며 미국과 유럽간의 관계가 껄끄러워지기도 했다.
▲ 말랄라 유사프자이
여성이 교육받을 권리를 주장하는 파키스탄 10대 여성 인권 운동가. 2012년 하굣길에 탈레반 무장대원이 쏜 총에 머리를 맞았으나 기적적으로 살아났다. 영국에 거주하며 유엔에서 연설하는 등 여성 교육을 위한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11세 때인 2009년 영국 BBC에 파키스탄 탈레반의 잔혹 행위를 폭로한 이후 국제적으로 주목받았다. 올해 각종 인권상을 휩쓸었으며 노벨평화상 유력 후보로 거론됐다.
▲ 화학무기금지기구(OPCW)
2013년 노벨 평화상 수상 단체. 지난 8월 시리아 내전에서 대규모 독가스 학살이 터진 이후 화학무기 전면폐기라는 외교적 해법을 끌어내는 중심 역할을 맡아 서구와 시리아의 전면전 방지를 도왔다. 1993년 체결된 화학무기 금지협약(CWC)의 이행을 위해 1997년 창설됐으며 네덜란드 헤이그에 본부가 있다. 현재 미국, 러시아, 시리아 등 189개국이 CWC에 가입한 상태다.
▲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9월 총선에서 자신이 이끄는 기독교민주당(CDU)과 기독교사회당(CSU) 연합이 압승을 거두며 3연임에 성공했다. 세계금융위기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를 무난히 넘기면서 당파를 초월한 국가지도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부채 위기국에 긴축 압박을 가하면서도 유로존을 깨지 않고, 독일 납세자들에게도 큰 부담을 지우지 않는 등 세심하고 신중한 위기관리 능력이 인정을 받았다. 2005년 총리직에 오를 당시 독일 최초의 여성 총리, 동독 출신의 첫 통일독일 총리 등의 기록을 세웠다.
우파 정치인이지만 사회적 시장주의를 지향하는 '따뜻한 보수주의자'의 면모를 갖고 있다. 물리학 박사 출신으로 원전 신봉자였지만 일본 원전 사고 이후 상황이 달라지자 원전 폐기를 전격 결정하는 등 순발력 있는 실용주의적 접근이 돋보인다.
▲ 미첼 바첼레트 칠레 대통령 후보
대통령 당선이 유력한 중도좌파 후보. 11월 대선 1차 투표에서 보수 우파 후보인 에벨린 마테이를 상대로 압도적 우세를 보였으나 과반을 얻지 못해 결선 투표를 앞두고 있다. 바첼레트는 2006년 3월부터 2010년 3월까지 대통령을 지냈고 이후 유엔 여성기구(UN Women) 대표를 맡았다가 대선 출마를 위해 최근 사임했다. 집권 기간 안정적인 경제성장과 민주주의 발전을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높은 지지를 받았다.
아버지(알베르토 바첼레트)는 독재자 피노체트가 군사 쿠데타를 일으킨 당시 아옌데 전 대통령 편에 섰다가 체포돼 고문을 받다가 옥사했다. 반면 상대 후보 마테이는 부친이 피노체트 정권에서 승승장구한 인물이어서 이번 대선은 피노체트 군사정권에 대한 평가의 의미가 있다.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정치 명문가 출신의 대표적 우익 정치인으로 경제 부흥에 대한 여망을 업고 작년 말 집권했다. 올해 초에 대대적 금융 완화를 통해 경제 재건을 꾀하는 아베노믹스를 발표해 높은 지지를 얻었다. 그러나 후반기에는 외교, 안보 문제를 전면에 내세우며 우경화 속도를 높인 데 이어 국민 알권리 침해 논란이 있는 비밀보호법을 강행 처리하면서 민심을 잃고 있다.
집단 자위권 행사 용인을 위한 헌법해석 변경을 추진해 주변국들의 거센 반발을 유발하고 역내 구도를 복잡하게 만들었다. 특히 (침략과 식민지배를 사죄한) 무라야마(村山) 담화를 그대로 계승하지는 않겠다'는 등의 '수정주의 역사관'으로 한일 관계는 수교 이후 최악의 상황에 빠졌다. 중국과는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두고 팽팽한 긴장 관계를 형성했다.
▲ 넬슨 만델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전 대통령이자 아파르트헤이트(흑백차별) 철폐 투쟁의 상징. 12월 95세를 일기로 타계, '자유를 향한 긴 여정'을 마감했다. 이제는 집권당이 된 '아프리카민족회의'(ANC)를 이끌고 백인 정권의 아파르트헤이트 정책에 맞섰다. 이 과정에서 27년 동안 옥살이를 했다. 차별 철폐를 위해 노력한 공로로 백인 대통령 F. W. 데 클레르크와 함께 1993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이듬해에는 남아공 최초의 민주선거로 첫 흑인 대통령이 됐다. 이후 '진실화해위원회'를 통한 과거사 청산 과정에서 가해자와 피해자를 모두 보듬는 화합의 지도력을 발휘했다. 사망 후 추모식에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등 세계 100개국 수반과 정상급 인사가 참여했다.
▲ 우고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 14년간 집권했으나 암 투병 끝에 지난 3월 58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막대한 석유 매장량을 기반으로 번 돈으로 대중영합주의 정책을 밀어붙여 빈민층의 절대적 지지를 받았으나 중산층은 등을 돌리는 등 평가가 엇갈린다.
대외적으로는 중남미의 '반미 대표주자'를 자임했다. 역내 국가들에 국제 시세보다 싸게 원유를 공급하며 경제적 버팀목 역할을 했다. 미국을 향한 원색적 비난을 비롯해 거침없는 언동으로 세계 언론의 머리기사를 장식하곤 했다.
▲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 지난 4월 87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영국은 물론 유럽 전체에서 첫 여성 총리였다. 1979년부터 1990년까지 11년간 재임하면서 민영화와 사회복지 지출 삭감 등 과감한 신자유주의 개혁을 단행해 '철(鐵)의 여인'으로 불렸다.
장기 불황에 빠진 영국 경제를 강력한 지도력으로 회생시켰다고 평가되나, 노동조합을 탄압했고 양극화를 심화시켰다는 비판도 받는다. 미국과 협력해 냉전 체제를 붕괴시키는데 주도적 역할을 하기도 했다.
▲ 보응우옌잡(Vo Nguyen Giap)
베트남의 '전쟁영웅' 장군. 20세기 열강들의 공세를 물리치는 데 중심적 역할을 해 베트남 해방·통일의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지난 10월 노환으로 별세했다.
1954년 라오스 접경 산악지대에서 벌어진 프랑스군과의 전투에서 대승해 식민통치에 종지부를 찍었다. 베트남 전쟁 당시에도 세계 최강 전력을 갖춘 미국과 싸워 이겼고 1979년 중국의 침공도 막아냈다. '생존하는 20세기 최고의 명장', '붉은 나폴레옹' 등의 수식어를 달고 다녔다.
▲ 무함마드 무르시
지난 7월 축출된 이집트의 전 대통령. 이집트 최대 이슬람조직인 무슬림형제단 출신으로, 지난해 60년 만의 자유민주 선거를 통해 대통령직에 올랐다. 그러나 대통령의 권한을 확대하고 이슬람주의 정책을 펴다가 자유·세속주의 세력과 갈등을 빚었다. 결국, 대규모 반정부 시위와 군부의 개입으로 집권 1년 만에 권좌에서 쫓겨났다. 무르시 축출 이후 이집트에서는 국론 분열과 유혈사태 등 후유증이 이어지고 있다.
▲ 마흐무드 아흐마디네자드
전 이란 대통령. 지난 8월 온건파인 하산 로하니 신임 대통령에게 정권을 넘겨줬다. 임기 8년 동안 각종 친서민 정책을 펼쳤으나 강경 일변도의 대외정책으로 국제사회에서 고립을 자초했다. 서방 제재로 인해 경제가 악화일로로 치달으면서 국내에서도 지지 기반을 대거 상실했다. 로하니 신정부가 지난 11월 서방과 핵협상 타결에 성공하면서 그의 강경 노선은 더욱 빛이 바랬다는 평가가 나온다.
▲ 스티브 발머
마이크로소프트(MS)의 최고경영자(CEO). 올해 8월 "1년 내에 물러나겠다"며 은퇴 선언을 했다. 최근 차기 CEO 선정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공동 창업자인 빌 게이츠에게서 지난 2000년 CEO직을 물려받은 뒤 14년간 MS를 이끌었다. 발머가 취임할 당시 MS는 세계 최강의 정보기술(IT) 업체였으나, 최근 들어 데스크톱·랩톱 컴퓨터보다 모바일 기기를 선호하는 쪽으로 시장 환경이 바뀌면서 과거 위상을 잃어가고 있다고 평가된다.
▲ 보시라이(薄熙來)
전 중국 충칭(重慶) 서기. 중국의 8대 혁명 원로인 보이보(薄一波) 전 부총리 아들로 중국의 핵심 지도자 그룹인 태자당(太子黨)의 선두 주자였다. 한 때 중국 신좌파의 '아이콘'으로 추앙받았으나 처절히 몰락했다. 그러나 아내 구카이라이(谷開來)의 영국인 사업가 닐 헤이우드 독살 추문과 최측근인 왕리쥔(王立軍) 전 충칭시 공안국장의 미국 망명시도를 계기로 개인 비리가 드러났다.
9월 1심 재판에서 무기징역과 정치권리 종신 박탈, 개인재산 몰수 등 중벌을 선고받았으며 이후 상소심에서도 패소해 형이 확정됐다. 부패 혐의를 벗으려고 자신의 외도 사실을 고백하는가 하면, 왕리쥔이 구카이라이를 연모했다고 폭로하는 등 재판 과정의 '폭탄발언'으로도 이목을 끌었다.
▲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이탈리아 총리. 끊이지 않는 성추문과 비리 의혹에도 3번이나 총리로 재임했으나 결국 상원의원직과 면책권을 박탈당하며 정치인 생명에 결정타를 맞았다. 방송사인 미디어셋의 세금 횡령을 주도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 8월 실형이 확정됐다. 일명 '붕가붕가파티'에서 미성년자 성매매를 한 혐의와 직권남용 등의 죄목으로도 재판이 진행 중이다. 지난 6월 1심에서는 7년형과 평생 공직진출 금지 판결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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