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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인과 함께하는 서울 시 문학기행 답사기

草霧 2013. 12. 26. 11:05

 

 

 

 

시인의 언덕, 만해당 그리고 싸롱마고

문인과 함께하는 서울 시 문학기행 답사기

 

 

 

 

 

시민기자 이나미 | 2013.12.24

 

청운동 전경이 보이는 `윤동주 시인의 언덕`

[서울톡톡] 서울에 남겨진 한국대표 작가들의 문학세계를 찾아 떠나는 시 문학기행. 5번째이자 올해 마지막 기행은 '정동'과 '북촌'에 남겨진 유적지 답사였다.

김경식 시인의 문학해설이 더해진 이번 기행은 윤동주 시인의 대표작 '서시'의 무대인 '시인의 언덕'을 시작으로, 김소월 시인의 모교인 '배재학당역사박물관', '조선 중기 문신 김상헌의 집터 표석과 시비', '정철 생가터', '정독도서관, '만해당', '박인환 시인의 고택', '싸롱마고' 순으로 답사했다.

먼저 드라마틱한 인생을 살다간 시인 윤동주의 발자취를 쫓아 인왕산을 찾았다. 그는 시를 쓰고자 종로구에 위치한 인왕산을 자주 찾았다고 한다. 종로구는 그의 발자취를 스토리텔링으로 엮어 언덕을 조성하고, 언덕 아래 위치한 청운수도가압장과 물탱크를 개조해 '윤동주 문학관'을 만들었다. 언덕으로 올라가면 그의 대표작인 '서시'가 쓰여진 시비를 만날 수 있다.

또 관동별곡으로 유명한 송강 정철의 생가터를 방문했다. 세종마을(서촌)에 위치한 그의 생가터는 현재 청운초등학교가 자리하고 있었다.

김상헌 선생 시비에 이르자 김 시인은 "이 자리는 바로 1979년 박정희 전 대통령이 서거한 장소였다"고 말했다. 시비가 세워진 자리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서거 장소였다니 기분이 묘해졌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배재학당역사박물관, 김상헌 선생 시비, 만해당, 박인환 시인 고택

미국과 조선이 합작한 최초의 중등교육 학교인 배재학당에도 들렀다. 이 최초의 중등교육기관에선 한국 근현대사에 획을 그은 주요 인물들이 다수 배출된다. 그 첫 번째 인물은 서재필로, 그는 아펜젤러의 부탁으로 배재학당에서 학생을 가르쳤다. 서재필이 배재학당에서 가르쳤던 제자들로는 이승만, 주시경, 신흥우 등이 있다. 또한 배재학당 출신 중에서 빠져서는 안 될 대표 동문으로 '진달래꽃'의 김소월 시인이 있다.

이어서 정독도서관을 찾았다. 이곳은 1930년대 경성제일보고, 경기중고를 거쳐 현재의 모습으로 남아있다. 학교 건물이 들어서기 전에는 조선시대 사육신로 알려진 성삼문의 집터였으며, 이 곳 뒤편에는 서재필 집터와 근처에 김옥균 집터, 헌법재판소 등이 위치한다. 1884년 12월 4일 갑신정변 주역들이 이 주변으로 있어, 정독도서관은 다양한 한국사를 간직한 건축물이다.

이밖에도 북촌에 위치한 한용운 생가인 '만해당'과 김지하 시인이 직접 카페명을 지은 것으로 알려진 '싸롱마고', 싸롱마고 카페 바로 뒤에 위치한 박인환 시인의 고택도 방문했다.

특히 박인환 시인이 유년시절을 보낸 고택은 조만간 허물어질 예정이라고 한다. 만약 이 고택이 허물어진다면 이제 서울에서 그를 말해줄 수 있는 흔적이라곤 1956년 3월 20일 처가댁 터 앞에서 사망했던 자리(지금의 교보문고 뒤)에 마련된 표지석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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