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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페이스북 내용 총정리

草霧 2013. 12. 18. 17:36

 

 

 

“안녕하세요” 한국에서는 인사말로 통하는 이 인사말이 새롭게 다가올 일이 생겼습니다. 현재 대학생들 사이에서 부는 바람 “안녕들하십니까”가 이슈인데요. 인사말인듯하나 비꼬는 듯한 말투, 뭔가 심상치 않음이 틀림없는데요. 오늘은 중원대학교에서 대학생과 젊은층 사이에서 부는 바람, ‘안녕들하십니까’ 대해 총정리를 해보았습니다. 중원대는 특정 정치성향과는 무관함을 밝히며, 현재 빅이슈로 떠오른 ‘안녕들하십니까’를 살펴보겠습니다. 

  

 

 

 


 

“안녕”이란 뜻의 사전적 의미는 “아무 탈 없이 편안함”입니다. 서로 만나거나 다음을 기약할 때 정답게 나누는 인사말입니다. 안녕과 비슷한 뜻으로는 ‘안전, 안락, 편안, 무사, 평안’ 등이 있고 반대말은 ‘위험, 불안, 혼란’입니다.
그런데 요새 대학가 사이에서 ‘정말 안녕들 하냐’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대한민국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여기서 궁극적으로 말하는 안녕들하십니까 뜻은 무엇일까요?  지금부터 안녕들하십니까 정리를 시작합니다!

 


안녕들하십니까 페이스북 주소(사진 출처) : https://www.facebook.com/cantbeokay?fref=ts 

 

 

 

 

 

▲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주현우씨의 첫 대자보

 

“안녕들하십니까”는 한 사람이 시작한 대자보입니다.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학생인 주현우(27)씨가 사회문제에 대해 알리고 학생들을 각성시키기 위해 써붙인 대자보가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그는 고려대 후문에 붙인 대자보에서 이렇게 물었습니다. “저는 다만 묻고 싶습니다. 안녕하시냐고요. 별 탈 없이 살고 계시냐고요.”  

 

 

 

 

이를 시작으로 현재 “안녕들하십니까” 페이스북 계정에서는 21만명이 ‘좋아요’를 누른 상태입니다. 한 게시글당 수천 건의 ‘좋아요’가 달리고 각 학교들의 대자보 인증샷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사회문제에 체념하고 손놓고 있던 대학생들이 하나둘 모여 그 파워를 보여주고 있는데요. 안녕들하십니까 정리는 한 마디로, '시작은 한 사람의 글이었지만 지금, 대한민국 청년들이 움직이고 있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 맹추위 속 집회를 응원하며 보내온 핫팩과 음료 등

 


▲ 안녕들하십니까 정리, 길게 늘어선 대자보들 

 

▲ 안녕들하십니까 서울 집회

 

 

 

 “안녕들하십니까” 페이스북에서는 ‘응답하라 1228’이라는 이름 아래 ‘안녕 못하다’는 화답성 자보 1228개를 모으자는 운동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서울대와 연세대, 카이스트, 계명대 등 한국의 각 대학은 물론 UC 버클리 등 외국에서도 응답자보가 붙으며 호응이 뜨겁습니다. 대학생에서 나아가 중고등학생들도 지난 14일엔 대학생과 시민 200여명이 집회를 열고 유한숙씨 추모문화제와 서울역 철도 노조 촛불집회에도 참여하여 실질적 파워를 보였습니다.  

 

 

"제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저는 조금 있으면 취업도 하긴 해야되는데 이상황에서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근데 어쨌든 저는 여러분들 같은 밀알입니다. 여러분들 모두가 저와 같은... 아니죠 저보다 훨씬 나으신... 우리는 '나'라는 사람으로 대표될 게 아니라 우리로서 대표돼야 합니다. 우리는 우리정치를 우리 손으로 해야됩니다. 그래서 시작된 것이 이렇게 됐습니다. 저는 도무지 지금 이 상황에 대해서 가슴이 떨려 말씀드리기가 어렵습니다." 


YTN, 고려대 주현우 인터뷰 

 



▲ 샤이니 종현이 트위터 사진으로 설정한 안녕들하십니까 성공회대 강은하 대자보 전문

 

▲ 안녕들하십니까 성균관대 전문 

 


 





▲ 안녕들하십니까 부산대 전문




▲ 안녕들하십니까 서울대, 관악에 부치는 안부의 편지 전문

 


▲ 안녕들하십니까 서강대 전문


▲ 안녕들하십니까 고등학생 대자보

 



첫 번째 주현우씨의 대자보에는 부정선거의혹, 철도 민영화 관련 철도노동자들의 직위 해제와 밀양 송전탑 사건, 교학사 교과서 논란 등을 얘기하면서 가장 크게는 현대인의 정치적 무관심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위와 같이 '안녕들하십니까' 전문을 살펴본 바로 '안녕들하십니까' 정리를 하자면 성소수자, 취업난 등 다양한 사회문제를 다루기 시작했고, 무엇보다도 소시민적 사고를 했던 자신에 대한 반성에서부터 행동을 촉구하는 글귀로 확산되어가고 있습니다. 

 

 

 

 

   

▲ 안녕들하십니까 연예인 샤이니 종현 트위터 및 강은하씨와의 메시지  

 

 

  
▲ 안녕들하십니까 연예인 트위터, 왕가네식구들의 한주완씨와 수리수리 마수리 한보배씨

 

샤이니 멤버 종현씨는 자신의 트위터 사진을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로 교체했습니다.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강은하씨가 올린 대자보였는데요. 이어 종현씨는 강은하씨에게 응원의 메시지까지 보내 힘을 보탰습니다. 더불어 안녕들하십니까에 대한 연예인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민주당의원 중심으로 트위터를 이용한 지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정청래의원은 박근혜대통령이 졸업한 서강대의 한 여대생 사진을 게재했습니다. 이 여대생은 박대통령을 비판하는 피켓을 들고 있었습니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와 최민희의원도 “안녕들 하십니까”를 언급했고 나아가 민주당 주요 인사들은 공식 석상에서도 이 열기는 “박근혜 대통령의 불통에 대한 경고”라며 앞으로 민주당의 노력을 강조했습니다.  

  

 
 
 
 
 
 
 
 
▲ 안녕들하십니까 페이스북 포토서명 이벤트, 우리들이 안녕하지 못한 이유

 

 

 

  

▲ 안녕들하십니까 일베 게시글 

 

▲ 안녕들하십니까 일베 사과문

 

▲ 안녕들하십니까 진중권 트위터 일침

 

젊은층의 민주적인 운동이 엄청난 지지를 받으면서 반대 여론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습니다. 보수성향을 띈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 회원들은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를 훼손하고 사이트에 그것을 증명해 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14일 오후 일베에 올라온 글은 ‘고려대 철도파업 대자보를 찢어버렸다’면서 ‘빨갱이들이 학교망신 시키는 꼴 보기 싫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습니다. 닉네임도 ‘자궁떨리노’인데다 여자의 성기를 지칭하는 속어를 사용하는 댓글을 달아 성희롱문제까지 나왔습니다. 15일 새벽 1시 정도에 일베에 ‘고소 준비한다. 도와주면 고맙겠다’는 글을 올려 또 한 차례 여론이 끓었는데요. 당사자는 오전 4시에 불현듯 “표현방식이 폭력적이고 경솔했던 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라며  고려대학교 재학생 커뮤니티 ‘고파스’에 사과문을 남겼습니다. 이에 ‘막장인듯’이라는 닉네임만 있어, 동양대학교 교수인 진중권씨는 자신의 트위터에 “실명 없는 사과는 사과가 아니다”라며 일침을 놓았습니다.
게다가 보수성향 대학생 단체인 자유대학생연합은 “대자보에 쓰일 글을 자유대학생연합에서 작성하여 줄 것이며 필요한 모든 비용도 제공하겠다”며 반박 대자보를 쓸 대학생을 모집해 대필 논란을 불러왔습니다. 이에 자유대학생연합 측은 소속과 성명이 들어가므로 대필이 아니라는 주장입니다.

 

 

 

 

▲ 안녕들하십니까 이후 박근혜대통령 페이스북의 악성 댓글

 

대자보 ‘안녕들하십니까’ 정리는 전국 대학생은 물론 시민과 중고등학생들까지 정치적 참여도가 높아지게 만들었다로 그치면 좋겠지만, 한편에선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박근혜대통령 페이스북에 욕설댓글이 난무하고 있는 것인데요. 박근혜대통령 페이스북 중 최근 게시글은 8월 25일, 장래희망이 대통령이라는 학생의 편지글이었는데요. ‘안녕들하십니까’와는 무관한 내용이지만 이가 확산되면서 최근 게시글이란 이유로 2000여개의 댓글이 달렸습니다. 문제는 처음엔 철도민영화의 내용 등을 언급하던 댓글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밑도 끝도 없는 욕설들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과연 이러한 비방글들이 애초에 시작한 민주화와 사회 변혁에 대한 의도와 맞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대학생 한 사람에게서 시작된 변화의 물결, 이토록 빠르게 확산될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청년들에게 사회변화에 대한 갈망이 있었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도 있겠네요. 또한 온라인 상에서의 확산만이 아니라 촛불집회참여와 같이 행동이 일어나고 있다는 점은 더 많은 힘을 국민 스스로가 만들어내고 있다는 의미죠. 하지만 한편에선 발전적인 방향으로의 전진을 가로막는 부작용이나 이러한 정치적 성향을 자신들의 이익에 이용하려는 움직임도 있을 수 있겠어요. 대한민국을 이끌어나가는 청년들의 움직임이 대한민국에 긍정적이고 새로운 돌풍을 일으키길 바랍니다. 

 

 

 

 

 

<안녕들 하십니까?>

 

1. 어제 불과 하루만의 파업으로 수천 명의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다른 요구도 아닌 철도 민영화에 반대한 이유만으로 4,213명이 직위해제된 것입니다. 박근혜 대통령 본인이 사회적 합의 없이는 추진하지 않겠다던 그 민영화에 반대했다는 구실로 징계라니. 과거 전태일 청년이 스스로 몸에 불을 놓아 치켜들었던 ‘노동법’에도 “파업권”이 없어질지 모르겠습니다.

 

정부와 자본에 저항한 파업은 모두 불법이라 규정되니까요. 수차례 불거진 부정선거의혹, 국가기관의 선거개입이란 초유의 사태에도, 대통령의 탄핵소추권을 가진 국회의 국회의원이 ‘사퇴하라’고 말 한 마디 한 죄로 제명이 운운되는 지금이 과연 21세기가 맞는지 의문입니다.

 

시골 마을에는 고압 송전탑이 들어서 주민이 음독자살을 하고, 자본과 경영진의 ‘먹튀’에 저항한 죄로 해고노동자에게 수십억의 벌금과 징역이 떨어지고, 안정된 일자리를 달라하니 불확실하기 짝이 없는 비정규직을 내놓은 하수상한 시절에 어찌 모두들 안녕하신지 모르겠습니다!

 

2. 88만원 세대라 일컬어지는 우리들을 두고 세상은 가난도 모르고 자란 풍족한 세대, 정치도 경제도 세상물정도 모르는 세대라고들 합니다. 하지만 1997~98년도 IMF 이후 영문도 모른 채 맞벌이로 빈 집을 지키고, 매 수능을 전후하여 자살하는 적잖은 학생들에 대해 침묵하길, 무관심하길 강요받은 것이 우리 세대 아니었나요? 우리는 정치와 경제에 무관심한 것도, 모르는 것도 아닙니다. 단지 단 한 번이라도 그것들에 대해 스스로 고민하고 목소리내길 종용받지도 허락받지도 않았기에, 그렇게 살아도 별 탈 없으리라 믿어온 것뿐입니다.

 

그런데 이제는 그럴 수조차 없게 됐습니다. 앞서 말한 그 세상이 내가 사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다만 묻고 싶습니다. 안녕하시냐고요. 별 탈 없이 살고 계시냐고요. 남의 일이라 외면해도 문제없으신가, 혹시 ‘정치적 무관심’이란 자기합리화 뒤로 물러나 계신 건 아닌지 여쭐 뿐입니다. 만일 안녕하지 못하다면 소리쳐 외치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그것이 무슨 내용이든지 말입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묻고 싶습니다. 모두 안녕들 하십니까!

- 고려대 대자보 안녕들하십니까 전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