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어야 하는 진짜 이유
도서평론가 이권우가 밝힌 ‘인문학 독서’의 중요성
[서울톡톡] 서울도서관이 서울시내 3개 공공도서관 함께 청소년 및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책 읽기 릴레이 특강'을 마련하였다. 그 첫 번째 시간은 지난 12일 정독도서관에서 도서평론가 이권우(한양대 특임교수, 저서 <책 읽기의 달인 호모 북커스>) 씨가 나와 '책 읽기 인생역전 프로젝트'라는 주제로 인문학 독서론의 중요성을 설명하였다.
이권우 씨는 최근 국내 대학들이 '고전 읽기와 토론'하는 과정을 과목으로 도입하는 사례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학들이 이 수업을 도입하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그는 그 이유에 대해 '인문학 열풍'으로 설명하며, 이러한 인문학 열풍이 다름 아닌 '기업'에서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이 혁신을 위한 위기극복 대안으로 '인문학'을 제시한 이 현상에 대해 이권우 씨는 이 대안을 이미 먼저 실현한 대표적인 CEO가 바로 스티브 잡스라고 말했다.
"잡스의 모든 프리젠테이션 마지막 로고는 '인문학과 과학기술의 결합'입니다. 실제 애플사는 제품 개발 시 시장조사를 한 적은 없다고 합니다. 그런데 시장조사를 하지 않았음에도 출시 제품들은 대부분 대박을 쳤죠. 이 이야기가 인문학과 무슨 관련이냐? 결국 인문학이라는 건 바로 '인간의 이해'입니다. 그리고 인간 이해와 제품 대박이 무슨 상관이냐면, 바로 잡스는 인문학을 통해 '인간에 대한 통찰력'을 갖고 있었던 것이고, 즉 인간이 욕망하는 게 무엇인지를 정확히 이해 한 것입니다. 잡스가 갖는 힘, 그러니깐 '창조적인 혁신'은 기술이 아닌 인간에 대한 이해와 통찰력을 응용해서 여기에 맞는 제품을 만들어 낸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관우 씨는 잡스가 통찰력을 키운 8할은 그가 대학시절 배운 '셰익스피어 시'와, '캘리그라피 공부'였다고 꼽았다. 이처럼 '인간에 대한 이해'가 기업혁신에서 가장 중요해져 요즘은 공부를 하지 않으면 CEO로 살아남기 힘들며, 결국 지식경영만이 살길로 떠올랐다. 이러한 이유로 국내 기업에선 '인문학을 공부하자'라는 분위기가 국내 대학으로도 확산되었다는 것이다. 이렇게 우리 경제가 세계기업이 되는 혁신의 기초로 '인문'이 관건이라는 점을 들었다.
"변화된 세계가 여러분에게 뭘 요구하느냐는 결국 인문학이 뒷받침된 이노베이션 정신이 관건입니다. 왜 우리가 책을 읽어야 하는지 그리고 책 중에서도 고전이 가장 뛰어난 책인지를 새삼 말해줍니다. 그건 고전이 세월의 담금질을 이겨내고 지금까지도 우리에게 삶의 기준과 세상을 운영하는 법칙을 제공해주기 때문이죠. 이런 점에서 기업들이 최근 인문학의 가치를 정확하게 파악한 것입니다."
그가 젊은 사람들에게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은 철학책으로, 칸트가 쓴 <도덕 형이상학 정초>을 꼽았다. 쉽지 않은 책이지만, 다 읽고 나면 놀라운 세계를 만나게 된다는 것. 하지만 처음부터 무리해서 읽으라고 권유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독서도 목표를 정하고 이해할 수 있는 범위에서 차근차근 시도해야 함을 당부했다.
"만약 <도덕 형이상학 정초>가 어렵다면 그 책을 읽기 전, 마이클 샌델의 <정의는 무엇인가>와 김상봉 교수가 쓴 <호모 에티쿠스(윤리적 인간의 탄생, 김상봉 철학이야기)>를 읽은 뒤에 다시 읽어보세요. 그렇게 시도하면 조금씩 칸트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이해될 것입니다. 처음부터 무리하게 정복하지 말고 그렇다고 무조건 포기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그는 철학이 어렵다면 좋은 문학작품부터 시작하는 것도 좋다고 제안했다. 강의를 듣고 난 후, '책 속에 길이 있다'는 표현이 더 이상 진부하지 않음을 느낄 수 있었다. 마지막 독서 릴레이 강의가 17일 저녁 7시, 서초구립반포도서관 다목적실(책에서 꿈을 캐다)에서 개최될 예정이니 다시 한 번 삶의 의미가 되는 책장을 펼쳐 봐도 좋을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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