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순영(매경이코노미 재테크팀장) | 2013.11.18
[서울톡톡] 매월 월급이 통장으로 들어오자마자 무섭게 빠져나간다. 한 달 동안 신용카드를 열심히 쓴 탓이기도 하고, 생활 공과금 등을 내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여기에 매달 빠져나가는 보험금도 무시 못할 금액이다.
이런 보험금을, 가입자들은 얼마나 '살뜰히' 챙기고 있을까? 아마 먼 노후를 대비해 나가는 돈 정도로 생각하고 세세한 혜택을 챙겨볼 생각은 아예 못하는경우가 대부분 아닐까 싶다. 사실 필자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다 보험혜택을 꼼꼼하게 챙겨야겠다고 마음먹은 사건이 있다. 몇 해 전 건강검진을 받고나서다.
건강검진 중 대장용종이 발견됐고 이를 제거했다. 용종제거가 대단한 수술이 아니라고 스스로 판단하고 그냥 넘겼는데, 보험업계에 근무하는 지인이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전해줬다. 간단하게 병원으로부터 서류 몇 장 챙겼는데 2개의 보험사로부터 100만 원 가까운 돈을 받았다. 의료실비보험에 가입한 덕분이다.
내시경으로 대장의 용종을 절제하는 '대장용종절제술'과 내시경으로 위내부의 용종을 잘라내는 '내시경적 위용종 절제술'의 경우 현대인들에게 남 일만은 아니다. 그만큼 쉽게 발병되는 질병들이다. 일부 보험은 이런 수술을 보장 범위에서 제외하기도 하지만 어쨌든 한번쯤 챙겨볼 일이다. 건강검진 이후 받게되는 간단한 외과수술에도 보험금이 지급된다는 사실을 절대 간과하지 말자. 필자는 이후에도 여러차례 대장용종으로 보험금을 챙겼다.
'일상생활 배상책임보험' 혜택 꼼꼼히 챙겨봐야...
일상생활 배상책임보험을 가입했다면 더욱 꼼꼼히 챙겨야 한다. 주말에 아들과 야구공놀이를 하던 중 아들이 던진 공에 주차된 차 유리창이 깨졌다. 또는 낚시를 갔는데 함께 갔던 동료 낚싯대를 부러뜨렸다. 딸이 자전거를 타다 급정거를 못해 동네 아주머리를 치어 다치게 했다. 이 모든 게 당황스러운 순간이겠으나 일상생활 배상책임보험에 가입해 있다면 걱정 마시길. 본인은 물론 가족이 일상생활 중에 발생한 사고로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하거나 재물에 피해를 준 경우 보험금이 지급된다. 아이가 계단에서 굴러 걷던 사람을 다치게 했거나, 축구 연습을 하다 강하게 찬 공이 길가던 아이의 치아를 부러뜨리거나, 교실에서 과격한 놀이를 하다 친구를 다치게 했더라도 병원비가 지급된다. 심지어 공동주택에서 본인 잘못으로 다른 집에 피해가 발생한 경우도 배상해준다. 그러니 일상생활 배상책임보험에 들었다면 혜택을 꼼꼼히 챙겨봐야 한다.
상해보험은 교통수단을 이용하다 다치면 보장해주는 보험이다. 여기서 교통수단이란 승용차, 버스, 지하철, 여객선 등이 해당된다. 그럼 여름철 레저용으로 즐기는 제트스키는 어떨까? 이 역시 사람이나 물건을 운반하는 기구로 자체 동력을 갖고 있으니 교통수단이다. 제트스키를 타다 다쳤다면 보험대상이다. 다만 `땅콩보트'나 `바나나보트' 같은 무동력 놀이기구는 교통수단이 아니다.
해외여행보험도 가입만 하고 잘 챙기지 못하는 대표적인 보험이다. 일주일간의 해외출장, 한 의 유럽여행, 6개월 단기 어학연수 등을 떠날 때 보통 해외여행보험을 들어둔다. 일주일 정도 출장일이라면 1~2만 원 정도로 보험료도 저렴하다. 그런데 외국에서 다치거나 물건을 도난당했다고 치자. 그 순간은 정신이 없겠지만 보험을 들었다면 간단한 서류를 청구해 받아두면 그것으로 오케이다. 아파서 병원이나 약국에 갔을 때는 진단서와 영수증을 받아오면 된다. 공항에서 짐을 잃어버렸다면 공항안내소에서, 호텔에서 도단을 당했다면 프런트에서 확인증을 받아 두면된다. 거리에서 물건을 잃어버렸다면 경찰서에서 확인증을 받으면 된다. 약간의 번거로움만 감수한다면 주머니가 비는 걸 막을 수 있다.
보험에 관한 팁 하나 더. 소소한 혜택을 찾는 것만큼 중요한 게 싸게 가입하는 것이다. 최근 한 집에 자동차가 2~3대 있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이럴 땐 `자동차보험 동일증권 제도'를 이용해보자. 하나의 명의로 승용차를 2대 이상 갖고 있을 때, 각각 보험에 가입하지 않고 보험사에 보험 기간을 맞춰 하나의 증권번호로 가입하는 방법이다. 이 제도를 이용하면 무사고 운전자는 새로 산 차량도 무사고 할인율을 적용받는다. 사고가 났더라도 동일증권으로 가입했다면, 보험료 할증이 가입한 차량 수대로 나눠 적용된다. 동일증권이 아니라면 보유한 모든 차량에 할증이 전부 적용돼 보험료가 더 비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