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 이나미 | 2013.11.07
[서울톡톡] 서울시는 '사회적 경제'에 관한 경험과 가치를 공유하기 위해 '2013 국제 사회적 경제 포럼(Global Social Economy Forum : GSEF 2013)'을 11월 6~7일, 양일 간 서울시청 신청사에서 개최했다. 협동조합, 공정무역, 사회적 기업, 마을기업 등으로 알려진 '사회적 경제'는 최근 사회통합과 민주주의 지역경제 회복의 대안으로 떠오르며 크게 주목받고 있다.
올해 GSEF 2013에서는 서울을 포함해, 볼로냐(이탈리아), 에밀리아 로마냐주(이탈리아), 퀘벡(캐나다), 교토(일본), 요코하마(일본), 퀘존(필리핀), 몬트리올(캐나다) 등 사회적 경제 혁신도시 8개국 대표와 8개 주요 민간기관(이탈리아 레가코프(LegaCoop), 홍콩사회서비스연합회(HKCSS), 호주 사회적 기업 지원조직 소셜 트레이더스(Social Traders), 퀘백 사회적 경제 네트워크 샹티에(Chantier), 프랑스 사회적 기업 그룹 SOS 등) 대표들이 참여하여 사회적 경제에 관한 경험과 가치를 논의하였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개막식에서 "한국은 빠르게 발전한 국가다. 특히 서울은, 세계에서도 가장 발전한 첨단도시며 세계 도시경쟁력이 6위나 된다. 이와 달리 유엔 보고에 따른 한국 시민들의 행복지수는 66위다. 경쟁력과는 별개로 아직 시민들은 행복해하지 않는 것 같다"며, "이는 왜 서울이 더 나은 '사회적 경제'를 추구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이제 서울은 소수나 자본이 독점하는 세상을 벗어나, 함께 협력하여 꿈을 이루는 발판을 '사회적 경제'로 삼고자 한다"고 말했다.
기조강연을 맡은 캐나다 몬트리올 대표인 마거렛 멘델(콩고디아 대학 칼 폴라니 연구소) 소장은 사회적 경제의 도시개발 역할과 사회복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성장 위주의 도시개발은 경제와 민주주의, 환경의 위기를 부를 수 있어 구조적이고 체계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며 "이제는 도시가 큰 돈 없이도 살 수 있는, 살기 좋은 도시로 변모해야 하고, 새로운 사회전략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포럼이 중요한 의미"임을 강조했다.
이탈리아 볼로냐의 비르지니오 메롤라 시장은 사회적 경제를 통한 도시발전에 대해 "앞으로 세계 도시는 정부와 시장 사이에 제3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 그 대안으로 시민참여가 필요하다"며, "에밀리아-로마냐와 블로냐에서는 경제발전으로 발생한 재원은 복지국가를 위해 재투자되었고, 이는 또 다시 발전을 촉진하게 되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유럽 외 여러 국가에서는 복지를 비용으로 간주하나 사실 복지는 오히려 투자"라고 설명하였다. 또한 이탈리아에서는 '시민경제'라고 일컫는 사회적 경제는 신뢰와 책임감을 확산함으로써 평등과 지속가능성을 달성하는 걸 목표로 한다고 강조하였다.
퀘존시와 같은 이름인 '마뉴엘 류이스 퀘존' 초대 대통령은 퀘존시를 필리핀 수도로 정하고 특히 취약계층과 노동자, 일반 근로자를 위해 주택가격을 낮췄다. 정책을 추진하며 그는 '우리 모두는 발전의 일부이며, 그 누구도 뒤쳐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필리핀 대표인 조이 벨몬트 퀘존 부시장은 "퀘존은 필리핀에서 인구가 가장 많고 자연재해로 지진도 많이 발생하는 지역으로, 사회적 경제 측면에선 연대가 강한 편이다"고 말하면서, "그 예로 오래 전부터 사회적 경제의 이상을 실현하고자 저소득층을 위한 주택과 홀로 아이를 키우는 한부모에게는 현물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자연재해 시 지역 학생과 복구 작업 함께 꾸준히 해왔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각 공간에서 사례 발표들이 열리는 동안, 시민청 로비에선 오감으로 사회적 경제를 보고, 느끼는 'Taste Your GSEF 2013'이 열렸다. 행사는 협동조합, 사회적 기업, 사회적 경제 관심 대기업 등 총 60여 개 업체가 참가해 테마별 전시, 체험, 홍보부스를 마련한 자리다. 이 중 한부모가족 중심의 사회적 경제를 실현하는 사회복지협동조합 '돌아봄' 조합원들을 만났다.
Taste your GSEF 2013에서 만난 사람들 - 사회복지협동조합 돌아봄
정확히 한부모 가족이란 18세(취학 중이 경우 만 22세) 미만의 자녀를 혼자서 양육하는 한부모인 부모 또는 배우자와의 사별, 이혼, 유기로 인한 가족(미혼모가족, 조손가족 포함)을 의미한다. 한부모의 가장 큰 고민은 일자리와 양육이다. 이에 대한 부담은 양쪽부모 가정보다 더 힘겹다. 하지만 여럿이 함께한다면 어떨까?
그래서 사회복지협동조합 돌아봄(www.dorabom.net, 02-929-9991)은 한부모 가정에 힘을 보태고자 스마트 웹콜센터, 봉제사업 등 한부모의 고용을 통해 한부모 가족의 자립을 지원하고 있다. 즉, 조합은 혼자 힘들어하지 않고 함께 고민하고, 행동하고, 양육을 도우며 성장하는 세상을 꿈꾼다. 돌아봄은 '내 뒤를 돌아보다', '주위를 돌아보다 등 돌봄의 의미와 차가운 겨울의 시간을 보내는 이들에게 '봄이 다시 돌아온다'는 희망의 의미 등을 담고 있다.
Q. 돌아봄이 만들어지게 된 과정을 듣고 싶습니다
A. (박세정 팀장) 석승억 사무국장님이 어떤 분을 만나셨는데, 저분의 삶은 왜 그렇게 각박할까란 생각이 들었데요. 알고 보니, 그 분이 한부모 가정의 가장이란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홀로 양육과 경제를 책임져야 해서 부담감이 그 분을 억척스럽게 만든 거죠. 또한 본인도 한부모 가정에서 자랐다는 기억이 떠올랐데요. 한부모들이 모이면 더 이상 한부모 가정이 아닌 새로운 형태의 대안 가족으로 함께 할 수 있겠다는 뜻에서 이렇게 조합을 만들었습니다.
Q. 한부모가정 조합원들은 어떻게 만났나요?
A. (박세정 팀장) 서울시 정보커뮤니티 활성화지원사업 일환으로 하는 '아이조아 힐링투어'를 하고 있는데, 그때 한부모 가정에게 저희 조합을 소개하였고, 그 인연이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습니다.
Q. '돌아봄'은 삶에서 어떤 의미인가요?
(20살 넘은 두 딸과 초등학생 1학년인 막내 딸을 키우고 있는 어머니 김미정 씨. 그녀는 한부모가정 가장으로, 아이조아 힐링투어 1기에서 '돌아봄'을 만나 그 인연을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현재 그녀는 조합을 통해 스마트 웹콜센터 양성과정을 밟고 있다.)
A. (조합원 김미정) 돌아봄을 만나기 전, 저는 살아가기에 급급했어요. 더 편하게 생활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조합을 만들어가며 애쓰시는 이분(석승억 사무국장, 박세정 팀장)들을 보면서 '아 나도 주위를 돌아볼 필요가 있구나'라고 깨달았어요. 제 스스로도 제가 세상을 보는 관점이 너그러워졌다는 것을 느껴요. 무엇보다 이곳을 통해서 더 이상 제가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만으로 용기가 생기고 힘을 얻어요.
GSEF 2013의 자세한 내용을 공식홈페이지(www.gsef2013.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GSEF 2013 영상은 서울시 온라인 소셜방송 '라이브서울'(http://tv.seoul.go.kr/seoul2012/live/live.asp?mcate=1015&no=11217)에서 다시보기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