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 이은자, 김영옥 | 2013.10.16
[서울톡톡] 버려야 할 것이 / 무엇인지를 아는 순간부터 / 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 - 도종환, '단풍 드는 날' 부분 드디어 단풍의 계절이 돌아왔다. 서울톡톡 시민기자 취재수첩 속에도 예쁜 단풍 책갈피가 끼워졌으니, <단풍이 아름다운 서울의 명소>를 찾아봤다. 책갈피 속 단풍처럼 자꾸만 꺼내어 보고싶은 알록달록한 가을의 추억, 바로 이곳에서 만들어보자. |
푸른 수목원, 그곳의 가을은 어떤 색깔일까 | 시민기자 이은자
그곳의 가을은 어떤 색깔일까, 궁금해서 달려간 구로구 항동 푸른 수목원. 마침 '2013 더불어 숲 축제'가 열리고 있어서 가족 단위의 방문객들이 유난히 눈에 많이 띄었다.
이랑텃밭, 알록뜰, 달록뜰, 겨레울, 나래울, 남새마당, 촉촉별 등 테마별 정원들도 제각기 자기만의 색깔들을 뿜어대며 가을을 노래하고 있었다. 저수지 주변의 풀들과 수초들마저도 가을색으로 물들어 가고 있었다. 화살나무의 붉은 단풍이 이렇게 고울 수 있는지, 구절초와 벌개미취, 마타리꽃들도 유난히 깨끗하고 귀해 보였다. 해바라기는 '가을의 주인공이 바로 나야!'라고 뽐내는 듯 했다. 원두막은 가을걷이 하다가 잠시 쉬고 있는 농부들처럼 아주 편안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수목원으로 조성되기 전 이맘때쯤 이곳은 갖가지 농작물이 수확기를 맞이해 풍성했었던 가을들녘이었다. 그 들녘이 사라져버렸다는 아쉬움으로 찾았지만 그 이상의 정경과 낭만과 풍요로 맞아주었다. 이랑텃밭 곳곳에서는 가지, 고추, 호박 등의 이삭들이 눈에 띄고 수목원을 중심으로 주말농장과 산들이 이어져있어 여전히 고향 같은 정취에 젖을 수 있었다. 수목원 방문에서 덤으로 맛볼 수 있는 것이 바로 녹슨 기찻길을 걸어보는 것인데, 지금은 코스모스길이 인기절정이다. 하얗게 덮어줄 눈 내리는 겨울의 기찻길과 수목원을 떠올리니까 벌써부터 설렌다.
아직 서울시 최초 수목원인 '푸른 수목원'을 가보지 못했다면 언제라도 들러볼 수 있으니 한 번 시간 내보면 좋겠다. 푸른 수목원은 오전 5시∼오후 10시, 연중무휴 개방한다. 다른 곳에 비해 산책로의 경사가 낮고 턱이 없어서 안전하며, 장애인을 배려한 세심한 다른 시설들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가족, 친구, 연인과의 나들이로 정말 좋다. 이야깃거리와 음악이 있어서 나 홀로도 얼마든지 외롭지 않고 즐거운 곳이다. 1호선 천왕역이나 온수역에서 10분 이내이고, 시내버스, 마을버스 등 대중교통만으로 편하게 오갈 수 있는 곳이다.
북서울 꿈의 숲 10월 어느 멋진 날에 | 시민기자 김영옥
오랫동안 강북지역에서 놀이공원으로 이름을 날리던 드림랜드 부지에 2009년 10월, 문을 연 북서울 꿈의 숲은 강북주민들이 즐겨 찾는 명소 중 명소로 꼽히고 있다.
월드컵공원, 올림픽공원, 서울숲에 이은 서울에서 4번째로 큰 공원이 된 북서울 꿈의 숲은 공원 내 건물을 최소화하고 누구나 와서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친환경적인 공간으로 디자인됐다. 휴일이면 주민들은 친구 혹은 가족들과 함께 돗자리나 텐트를 가지고 와 대형 잔디광장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곤 한다. 공원의 오밀조밀한 길을 따라 산책도 하고, 아이들과 함께 잔디광장 안에서 운동과 놀이를 하는 가족들도 있다.
그뿐인가. 잔디광장에서 하늘을 보며 편안하게 누워 있을 수도 있다. 넓고 확 트인 공원 안엔 잔잔한 호수 월영지가 자리하고 있다. 호수 주변으로는 시원하게 물이 떨어지는 월광폭포와 멋스런 정자 애월정도 있다. 등록문화재 제40호로 지정된 창령위궁재사도 있어 전통 목조가옥의 고즈넉한 정취도 느낄 수 있다. 월영지 위쪽에 있는 상상톡톡미술관에서 미술 전시를 관람하기도 하고, 아트센터 공연장에서 세종문화회관이 마련한 수준 높은 문화 공연들도 감상할 수 있다.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 잡은 북서울 꿈의 숲의 가장 큰 매력은 넓은 잔디광장과 함께 잔디광장 좌우로 벽오산과 오패산이 공원을 감싸고 있어 늘 푸른 나무와 숲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다. 잔디광장에서 숲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계절의 변화를 실감할 수 있다. 또 잘 조성된 숲길로 들어가면 나무와 숲의 매력을 양껏 느낄 수 있다. 공원에 멋스럽게 자리한 나무들은 물론이고 공원을 감싸고 있는 양옆 숲 속의 나뭇잎들이 단풍으로 물들 때면 북서울 꿈의 숲은 아름다운 가을 풍경이 연출되곤 한다.
북쪽으로는 북한산과 도봉산, 수락산의 탁 트인 산 풍경을 감상할 수 있고, 남쪽으로는 남산과 한강까지도 조망할 수 있는 북서울 꿈의 숲 전망대는 단풍 든 공원의 모습뿐 아니라 인근 산자락의 가을 풍경까지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단풍이 들기 시작하면 많은 사람들이 북서울 꿈의 숲을 찾는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