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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수목원, 그곳의 가을은 어떤 색깔일까

草霧 2013. 10. 17. 11:40

 

 

 

숲이 가을을 부른다

단풍이 아름다운 서울의 숲

 

시민기자 이은자, 김영옥 | 2013.10.16

 

 

 

[서울톡톡] 버려야 할 것이 / 무엇인지를 아는 순간부터 / 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 - 도종환, '단풍 드는 날' 부분
드디어 단풍의 계절이 돌아왔다. 서울톡톡 시민기자 취재수첩 속에도 예쁜 단풍 책갈피가 끼워졌으니, <단풍이 아름다운 서울의 명소>를 찾아봤다. 책갈피 속 단풍처럼 자꾸만 꺼내어 보고싶은 알록달록한 가을의 추억, 바로 이곳에서 만들어보자.

 

 

 

푸른 수목원, 그곳의 가을은 어떤 색깔일까 | 시민기자 이은자

 

코스모스가 핀길가

 

그곳의 가을은 어떤 색깔일까, 궁금해서 달려간 구로구 항동 푸른 수목원. 마침 '2013 더불어 숲 축제'가 열리고 있어서 가족 단위의 방문객들이 유난히 눈에 많이 띄었다.

 

 푸른 수목원 가을풍경

 

이랑텃밭, 알록뜰, 달록뜰, 겨레울, 나래울, 남새마당, 촉촉별 등 테마별 정원들도 제각기 자기만의 색깔들을 뿜어대며 가을을 노래하고 있었다. 저수지 주변의 풀들과 수초들마저도 가을색으로 물들어 가고 있었다. 화살나무의 붉은 단풍이 이렇게 고울 수 있는지, 구절초와 벌개미취, 마타리꽃들도 유난히 깨끗하고 귀해 보였다. 해바라기는 '가을의 주인공이 바로 나야!'라고 뽐내는 듯 했다. 원두막은 가을걷이 하다가 잠시 쉬고 있는 농부들처럼 아주 편안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수목원으로 조성되기 전 이맘때쯤 이곳은 갖가지 농작물이 수확기를 맞이해 풍성했었던 가을들녘이었다. 그 들녘이 사라져버렸다는 아쉬움으로 찾았지만 그 이상의 정경과 낭만과 풍요로 맞아주었다. 이랑텃밭 곳곳에서는 가지, 고추, 호박 등의 이삭들이 눈에 띄고 수목원을 중심으로 주말농장과 산들이 이어져있어 여전히 고향 같은 정취에 젖을 수 있었다. 수목원 방문에서 덤으로 맛볼 수 있는 것이 바로 녹슨 기찻길을 걸어보는 것인데, 지금은 코스모스길이 인기절정이다. 하얗게 덮어줄 눈 내리는 겨울의 기찻길과 수목원을 떠올리니까 벌써부터 설렌다.

 

아직 서울시 최초 수목원인 '푸른 수목원'을 가보지 못했다면 언제라도 들러볼 수 있으니 한 번 시간 내보면 좋겠다. 푸른 수목원은 오전 5시∼오후 10시, 연중무휴 개방한다. 다른 곳에 비해 산책로의 경사가 낮고 턱이 없어서 안전하며, 장애인을 배려한 세심한 다른 시설들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가족, 친구, 연인과의 나들이로 정말 좋다. 이야깃거리와 음악이 있어서 나 홀로도 얼마든지 외롭지 않고 즐거운 곳이다. 1호선 천왕역이나 온수역에서 10분 이내이고, 시내버스, 마을버스 등 대중교통만으로 편하게 오갈 수 있는 곳이다.

 

북서울 꿈의 숲 10월 어느 멋진 날에 | 시민기자 김영옥

북서울 꿈의 숲 가을풍경

 

오랫동안 강북지역에서 놀이공원으로 이름을 날리던 드림랜드 부지에 2009년 10월, 문을 연 북서울 꿈의 숲은 강북주민들이 즐겨 찾는 명소 중 명소로 꼽히고 있다.

 

월드컵공원, 올림픽공원, 서울숲에 이은 서울에서 4번째로 큰 공원이 된 북서울 꿈의 숲은 공원 내 건물을 최소화하고 누구나 와서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친환경적인 공간으로 디자인됐다. 휴일이면 주민들은 친구 혹은 가족들과 함께 돗자리나 텐트를 가지고 와 대형 잔디광장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곤 한다. 공원의 오밀조밀한 길을 따라 산책도 하고, 아이들과 함께 잔디광장 안에서 운동과 놀이를 하는 가족들도 있다.

 

잔디광장(좌)과 애월정(우)

 

그뿐인가. 잔디광장에서 하늘을 보며 편안하게 누워 있을 수도 있다. 넓고 확 트인 공원 안엔 잔잔한 호수 월영지가 자리하고 있다. 호수 주변으로는 시원하게 물이 떨어지는 월광폭포와 멋스런 정자 애월정도 있다. 등록문화재 제40호로 지정된 창령위궁재사도 있어 전통 목조가옥의 고즈넉한 정취도 느낄 수 있다. 월영지 위쪽에 있는 상상톡톡미술관에서 미술 전시를 관람하기도 하고, 아트센터 공연장에서 세종문화회관이 마련한 수준 높은 문화 공연들도 감상할 수 있다.

 

상상톡톡미술관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 잡은 북서울 꿈의 숲의 가장 큰 매력은 넓은 잔디광장과 함께 잔디광장 좌우로 벽오산과 오패산이 공원을 감싸고 있어 늘 푸른 나무와 숲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다. 잔디광장에서 숲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계절의 변화를 실감할 수 있다. 또 잘 조성된 숲길로 들어가면 나무와 숲의 매력을 양껏 느낄 수 있다. 공원에 멋스럽게 자리한 나무들은 물론이고 공원을 감싸고 있는 양옆 숲 속의 나뭇잎들이 단풍으로 물들 때면 북서울 꿈의 숲은 아름다운 가을 풍경이 연출되곤 한다.

 

북쪽으로는 북한산과 도봉산, 수락산의 탁 트인 산 풍경을 감상할 수 있고, 남쪽으로는 남산과 한강까지도 조망할 수 있는 북서울 꿈의 숲 전망대는 단풍 든 공원의 모습뿐 아니라 인근 산자락의 가을 풍경까지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단풍이 들기 시작하면 많은 사람들이 북서울 꿈의 숲을 찾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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