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 김영옥 | 2013.10.16
[서울톡톡] 도시인들에게 골치 덩어리인 음식물 쓰레기는 불편하지만 해결해야만 하는 우리들의 당면 과제이다. 이 음식물 쓰레기를 햇볕을 이용해 부패 없이 건조시킬 수 있다면? 그것도 우리 집 베란다에서 손쉽게 할 수 있다면?
지난 10월 13일, 북서울꿈의숲 볼프라자에서는 서울시 푸른도시국이 주최하고, 삶의기술발전소 유알아트가 주관한 <2013 삶의 기술 공유 워크숍 - 햇볕은 쨍쨍>이 열렸다. 오는 10월 27일까지 매주 일요일, 태양열 원리를 이용한 '햇볕 음식물쓰레기 건조기-말리'와 과일과 야채를 말릴 수 있는 '햇볕 건조기-썬칩', 태양이 만든 난로 '햇볕 온풍기'를 만들어 보는 행사이다.
첫날인 13일에는 '햇볕 음식물쓰레기 건조기-말리'를 만들어 보는 시간으로 30여 팀의 참가 시민들이 한 팀당 세 그룹으로 나뉘어 건조기를 만드는 체험을 했다. 행사가 열린 북서울꿈의숲 볼프라자에는 플라스틱 작업장, 나무틀 작업장, 양철판 작업장, 결합 작업장, 전시장 등으로 구역이 나눠져 있었고 가족 혹은 동아리별로 참가한 시민들은 각각의 구역에서 햇볕을 이용한 음식물 쓰레기 건조기를 만들었다.
와~, 내가 만든 음식물 쓰레기 건조기, 짱이네!
참가자들은 플라스틱 박스를 칼로 잘라 바람이 들어오는 구멍을 만들고, 반사단열재와 반사시트지를 붙여 기본틀을 만들었다. 플라스틱 박스 안에 잘 들어갈 수 있도록 H자 모양의 나무 토막틀을 드릴과 나사를 이용해 만드는가 하면 치수에 맞게 잘 제도한 양철판을 자르고 구부려 양철판 모형을 만들었다. 양철판 모형과 나무틀, 음식물 채반은 직접 락카를 이용해 검은색으로 도색했다. 각각 세 구역에서 만든 재료들은 결합장에서 양철나사와 전동 드릴을 사용해 결합했다. 삶의기술 발전소 유알아트 스텝들의 세밀한 설명과 조언으로 참가 가족들은 어렵지 않게 <햇볕 음식물 건조기- 말리>를 완성해 갔다.
5명의 가족이 함께 참가한 강북구 송중동의 한 주부는 "가족끼리 함께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만드니까 좋은 추억이 됐고 가족끼리 힘을 합해 만든 것이니만큼 가정에 돌아가서 유용하게 잘 활용할 것 같아요. 참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생활용품을 만들게 돼서 무척 유익했어요"라며 작업하는 내내 즐거움을 감추지 못했다. 멀리 안양에서 온 가족들은 끈끈한 가족애를 과시하며 제일 먼저 태양열 원리를 이용한 '햇볕 음식물쓰레기 건조기-말리'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건조기를 만들면서 자급자족하는 삶을 실천할 수 있는 마음이 생겼다는 가드닝 동아리 참가들은 좋은 공간에서 의미 있는 행사에 참가하게 돼서 더욱 뿌듯하다고 참가 소감을 전했다. 참가자들은 자신들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건조기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행사 체험의 소중한 경험도 포스트잇에 후기로 남겼다.
삶의기술발전소 유알아트가 전하는 의미 있는 시도에 동참해 보세요
최근 들어 돈으로 살 수 없는 공기와 돈으로 살 수 없는 환경, 돈으로 살 수 없는 에너지 고갈에 대한 위기는 새로운 삶의 방식을 고민하게 만들었다. 이러한 위기의식은 기존 삶의 방식을 뒤돌아보게 했고, 우리네 삶 속에 적정하게 발휘되는 건강한 삶의 기술로 만든 친환경 기기들을 탄생시켰다. 이번 워크숍은 그동안 <삶의 기술발전소 유알아트>가 지향해 온 '내가 생활하는 곳에서 발생되는 생활 속 문제들을 스스로 해결하는 삶의 기술'을 주민들과 나누는 행사이기도 했다. 예술가와 기술가들이 리디자인 워크숍을 반복하여 만든 친환경 기기들이 시민들과 만나 생활 속으로 들어가는 순간이었다. 이번 삶의 기술 공유 워크숍 <햇볕은 쨍쨍>에서는 환경과 에너지의 위기에 대해 고민한 새로운 실험과 그 결과들을 시민들과 공유하고 자연과 공존하는 생활 방식과 삶의 태도를 전하는 계기가 됐다.
이번에 선보인 태양열 원리를 이용한 '햇볕 음식물쓰레기 건조기-말리'와 과일과 야채를 말릴 수 있는 '햇볕 건조기-썬칩', 태양이 만든 난로 '햇볕 온풍기', 간단한 요리를 할 수 있는 재활용 '깡통 화덕' 등 친환경 기기들은 버려지는 자원과 활용 가능한 대체 에너지에 대한 생활 속 실천 가능한 방법들을 주민들에게 제시하는 기회이기도 했다.
오는 10월 20일에는 비전력 햇볕 건조기를, 10월 27일에는 태양이 만든 난로 햇볕 온풍기를 만들 수 있다. 재료비(3만 원)만 내면 관심 있는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현재 참가자를 모집 중이다.
문의 : http://parks.seoul.go.kr, 02-745-14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