草霧의 세상구경을 시작합니다./정리는 청소이다.

구수함 속에 깃든 요염함 커피

草霧 2010. 3. 16. 10:58

food theme

구수함 속에 깃든 요염함

 

Coffee

 

언제부터인가 커피는 단순한 기호식품이 아닌 첨단을 주도하는 트렌드가 되었다.

고풍스러운 인테리어가 예쁜 카페에서 원두커피를 마시게 되면서 커피는 음료수가 아닌 이국적인 문화를 향유한다는 은밀한 기쁨을 갖게 했다.

일명 ‘다방거피’와는 다른 다양한 향과 맛을 지닌 커피들이 지금 거리를 누비고 있다. 이제는 헤이즐넛의 인공 향 대신 강렬한 에스프레소가 우유와 생크림으로 무장한 채 우리들의 악마적 감각을 일깨우고 있는 것이다.

 

“ 수천 번의 키스보다 달콤하고 루비빛 와인보다 강렬한 커피, 커피가 없으면 저는 살 수 없어요.”

 

라이프치하에 있는 한 커피숖에서 썻다는 바하의 곡 ‘커피 칸타타’의 한 대목이다.

 

 

잠을 쫓는 빨간 열매

 

 

커피의 기원에는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다만 ‘커피는 인간이 살아가면서 자연으로부터 얻어낸 하나의 혜택물’이라는 것이다. 물론 커피가 인체에 끼치는 해로움이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는 점을 보면 반드시 혜택물이라고만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인간의 ‘혜택’이라는 것이 꼭 건강과 일련의 관게가 있는 것만도 아닌 듯하다. 특히 전통적으로 녹차를 즐겨 마시던 중국인들이나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도 커피가 유행하고 있는 것을 보면 이러한 견해가 그리 틀린 것만은 아니다.

커피의 기원은 옛날 아라비아 반도 에멘 근처, 지금의 에티오피아에서 빨간 열매를 먹고 흥분하는 염소들을 발견한 양치기 칼디의 이야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나무의 열매를 다서 끊여 먹어보니 밤샘 기도에도 졸지 않고 전념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 이때부터 커피의 선과 악의 역사가 시작된다. 르네상스 시대에 교황 클레산트 8세는 “이 훌륭한 음료를 이교도만의 음료로 두는 것은 참으로 애석한 일이다. 앞으로는 진정한 기독교의 음료가 되어 악마의 콧대를 꺾어주도록, 이 음료에 세례를 주노라”라며 커피의 맛에 감복하여 커피에 세례를 내렸다. 이는 커피가 전 유럽으로 퍼지는 데 커다란 공헌을 했다.

 

 

 

문화와 예술의 산실, 커피숍

 

1600년경부터 일반인들은 커피가 대중화 되면서, 17세기 커피숍이 생겨났다. 자유로운 토론장이 된 커피숍은 신분 고하를 막론하고 새롭게 밀려들어오는 이국의 문명을 매개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무역을 통해 들어온 동양의 신비스러운 이 열매는 바다르 건너 유럽의 문명의 중심으로 입성했다. 파리로 대표되는 노천카페에 세계적인 문호와 지식인들 그리고 예술인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개성적인 먹과 낭만으로 사람들의 눈길을 끄는 큰길가의 카페는 하얀 테이블, 다채로운 커피잔, 팔랑팔랑 나부끼는 차양, 바쁘게 움직이는 웨이터 그리고 활기와 지식와 위트가 한데 어우러져 있는  곳이다. 인간의 지성을 고양시킨 음료, 커피, 신문물이 교환되던 도시는 커피를 마시기 시작한 것이다.

 

 

커피의 종류는 다양하고, 맛도 풍부하다.

커피는 크게 아라비카종과 로부스타종으로 나뉜다. 대체로 아라비카종은 원도커피용으로, 로부스타종은 블렌드 내지는 인스턴트 커피용으로 쓰인다. 케냐 킹 종은 풍부한 향기와 독특한 쌉쌀함, 그리고 케냐 특유의 신맛까지 포도주와 같은 여운을 준다. 킬리만자로 피베리 종은 한 열매에 두 개가 아닌 한 개의 씨만 품은 커피를 선별한 것으로, 밀도나 풍미가 같은 나무에서 난 보통콩보다 부드럽다. 열매 끝까지 영양이 가지 않은 부분을 솎아내어 마일드한 맛을 지녔다. 에티오피아 종은 포도주의 은은한 신맛과 과일향 초코릿 맛이 어우러진 순한 맛이다. 콜롬비아 종은 개성적인 낭만을 지닌 클래식한 면을 가졌다. 향이 맛보다 강하고 신맛과 단맛, 쓴맛이 조화를 이룬 부드러운 커피의 대명사이다. 파푸아 뉴 기니아 종은 약간 기름진 듯한 맛이 난다. 원두 알은 대체로 길고 굵다. 향기와 신맛, 감칠맛, 단맛 등이 잘 어우러진 균형잡힌 커피이다. / kim kyoung ta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