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최고 화가들이 그린 한양의 모습공아트스페이스 <한양유흔-한양이 남긴 흔적>展 개최 시민기자 박미령 | 2013.09.09 [서울톡톡] 조선시대 한양의 흔적을 담은 고미술 특별전 <한양유흔>이 이달 15일까지 종로구에 위치한 공아트스페이스에서 열린다. 겸재 정선, 추사 김정희, 현재 심사정, 단원 김홍도 등 문인화를 비롯하여 왕실의례, 초상화 등 100여 점의 작품이 전시된다. 우선 문인화로는 겸재 정선의 <장동팔경>, 단원 김홍도의 <남소영>, <북일영>, 추사 김정희의 <묵란도>등을 감상할 수 있다. <장동팔경>은 인왕산, 백악산의 명소를 그렸는데 수성동, 세심대 등 지금의 모습과 비교해 보면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남소영>은 지금의 장충동 일대에서 벌어진 선비들의 연회 장면을 그린 것이다. 선비 한 사람, 한 사람의 갓끈 모습이나 음식의 형태까지 묘사한 섬세함에 절로 감탄사가 나온다. 단원의 한결같은 붓놀림에서 인내를 배운다. 조용히 눈길을 잡는 것은 추사의 <묵란도>다. 한 가닥의 난초 잎이 그다지도 마음을 끄는 것은 무슨 힘일까? 자유로운 글씨체는 그림을 그리듯 호탕하게 펼쳐지고, 난잎의 절제된 아름다움이 여러 번의 붓질보다 힘차고 빼어나다. 쉽게 보지 못했던 왕실의 귀한 그림 <왕세자두후평복진하도병>도 볼 수 있다. 순종이 왕세자 시절, 천연두에 걸렸다가 나은 것을 축하하는 행사를 그린 것이다. 의궤를 연상시키는 이 그림은 조선시대 기록 문화의 발달을 엿볼 수 있다. 관복의 구별은 물론이고 참석자 명단, 의식의 형태까지 상세히 그리고 기록하였다는 점이 실록을 방불케 한다. <대사례도>는 석전례를 지낸 뒤 왕과 신하들의 활쏘기 의식이다. 재미있는 것은 그림을 자세히 살펴보면 왕의 과녁은 곰이고 신하들의 것은 사슴이다. 맞추지 못한 벌로 벌주도 내렸다. 그림 한 귀퉁이에 취해서 부축해 나가는 사람까지 그려져 있다. 이외에 문신 권협, 이기양, 무신 신홍주, 신헌, 신정희 등의 초상화를 보면 털끝 하나도 소홀히 하지 않은 당시 화가들의 섬세한 묘사에 숨이 막힌다. 검버섯, 반점, 여드름 등의 미묘한 피부 상태도 그대로 나타나 있다. 오죽하면 현대 피부과 의사들이 그 시절 초상화를 보며 피부 연구를 하겠는가! 마치 보물지도를 보듯 조상들이 남긴 흔적을 둘러보며 그 마음을 읽어본다. 그림이 하는 말에 천천히 귀 기울이며... 조선왕조 500년 역사가 전시관 곳곳에서 유유히 흐른다. ■ 전시안내 - 전시기간 : 9월 15일까지 10시~18시 30분, 단 수요일 10시~21시 - 관 람 료 : 성인 - 5,000원, 어린이/청소년 : 3,000원, 미취학 아동 : 무료, 경로우대(만 65세 이상) : 20% 할인 - 도 슨 트 : 수요일마다 역사학자 무료 도슨트 진행(미리 신청) - 전시장소 : 공아트스페이스(02-735-9938), 종로구 관훈동 198-21(www.gongartspace.com) - 교 통 편 : 지하철 1호선 종각역, 3호선 안국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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