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음의 정신병자/한국미술

[서울아트가이드 2013년 9월 1주 ] 김환기, 백년되어 고향에 돌아오다.

草霧 2013. 9. 6.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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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희 : 조용한 대화
2013-09-11 ~ 2013-09-16 | 가나인사아트센터
02.736.1020 | www.insaartcenter.com

삶 속에 수없이 부쳐졌던 사랑의 편지를 하나 하나 열어 보며 어릴 적 혼자 놀고 있을 때도 사람들과 부딪겨 힘들어할 때도 마음이 너무 아파 두 다리 뻗고 울고만 있을 때도, 혼자 길을 걷고 있을 때도 어김없이 내게 부쳐졌는데 편지들을 이제야 하나 하나 열어보며 그 순간마다 사랑의 눈길을 보내고 계셨던 아버지의 시선을 깨닫는다.
인식의 구성, 디지털 위빙전
2013-09-10 ~ 2013-10-05 | 킵스갤러리서울포토그래피
02-542-7710 | www.kipsgalleryseoul.com

사진의 역사의 발전과 함께 정지되어진 한 장의 이미지는 색을 입었고 수많은 이미지의 중첩으로 영상으로 변화하기에 이르렀다. 이번 기획전에서 영상과 사진이라는 각기 다른 방식을 취한 작가들이 어떻게 그들이 가진 기재를 통해서 이미지를 구성하고 병합하며 표현하는지를 보여준다.
김환기, 백년되어 고향에 돌아오다.
2013-08-28 ~ 2013-09-22 | 광주시립미술관
www.artmuse.gwangju.go.kr

아름다운 섬 전라남도 신안군 안좌도에서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보낸 김환기는 이후 일본, 서울 등에서 활동하던 시기에도 고향을 왕래하며 안좌도의 자연 풍경을 작품 속에 담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김환기의 작품과 전시를 광주 ? 전남에서 볼 기회가 많지 않았으며 이번 탄생 100주년 기념전시를 통해 그의 고향 광주 전남에서 대규모 작품을 볼 수 있게 되었다.



고충환 : 김성욱 / 유년으로부터의 신화적, 원형적 서사
고충환 : 전미선 / 열대우림을 꿈꾸는 빈 의자
이선영 : 권용철 / 객관적 힘에 의해 지배되는 기계론적 우주
이선영 : 염중호 전 (6.21-8.10, 하이트컬렉션)
정영숙 : 신미경-문화와 시간의 간극을 해석하다
정택영 : 파리지성 : 파리의 미소
정택영 : 파리지성 : 승자와 패자에 대한 단상
정택영 : 파리지성 : 스프링벅과 양羊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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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박물관 : 상상의 힘으로 서양 미술사를 재구성하다
필리페 다베리오 지음 ; 윤병언 옮김 | 휴먼아트 | 2013년 7월 | 54,000원
박물관은 그림을 보는 공간인 동시에 우리의 상상력이 작동하는 무대이다. 이 책은 자유로운 상상력을 동원하여 그림을 바라보는 것은 우리가 시각 예술 소모주의 현상에서 벗어나 좀 더 그림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임을 보여 준다.

지은이ㅣ필리페 다베리오
1993년에서 1997년까지 밀라노 주정부 문화공보부 차관을 지냈다. 문화운동 ‘세이브 이탈리아Save Italy’을 주도하기도 했다. 예술 잡지 《예술과 담론Art e Dossier》의 발행인이며, 이탈리아 국영 방송 Rai 3의 프로그램 〈파스파르투Passepartout〉 〈엠포리오 다베리오 Emporio Daverio〉에서 작가이자 진행자로 활약하고 있다.
착한디자인
김상규 지음 | 안그라픽스 | 2013년 8월 | 15,000원
디자인업계에 유행하는 착한 디자인 현상을 소개한다. 착한 디자인의 일종인 에코디자인, 호혜디자인, 도시를 위한 디자인 등 디자인 전형을 제시하고 착한디자인의 주요 쟁점을 선정해 비평적 시각에서 착한 디자인의 모습을 조명하고 전문가들과의 인터뷰도 수록하고 있다.

지은이ㅣ김상규
예술의전당 디자인미술관 큐레이터로 일하는 동안 Droog Design, 한국의 디자인, Laszlo Moholy-Nagy 등의 전시를 기획했으며, 2013년 현재는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디자인학과 교수로 있다. 저서로는 『디자인론』 『어바웃 디자인』 『의자의 재발견』 등이 있으며 번역서로는 『사회를 위한 디자인』 등이 있다.
아트 테러리스트 뱅크시, 그래피티로 세상에 저항하다 : Banksy in London
마틴 불(Martin Bull) 글·사진 ; 이승호 옮김 | 리스컴 | 2013년 7월 | 12,000원
사진작가이자 거리 아트의 큐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가 뱅크시의 작품이 그려진 런던 시내 곳곳을 다니며 뱅크시의 그래피티를 찾아 떠난 4년간의 기록이다. 대부분의 작품은 주소가 나와 있어 뱅크시 그래피티 투어 가이드로서의 역할을 한다. 개중에는 없어진 것도 있지만, 이 책을 보면서 런던의 또 다른 모습을 느낄 수 있다.

지은이ㅣ마틴 불
런던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거리 아트의 열성 팬이자 큐레이터, 기획자, 포토그래퍼다. 그는 거리 아트, 특히 그래피티에 관한 정보를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 한다.


 

 

최진희 : 조용한 대화

 

 

 


 

전시제목: 최진희 개인전 “조용한대화”

전시작가: 최진희(崔眞姬) Choi, Jinhee

전시기간: 2013년 9월11일(수)~16일(화)

초대일시: 2013년 9월 11일 오후 5시관람가능시간: 오전 10시~오후 7시

전시장 정보: 인사아트센터 (Insa Art Center) - 서울시 종로구 관훈동 188번지 Tel) 02-736-1020  Fax)02-722-7375

부대행사: “나무엔” opening 음악회 2013년 9월 11일 5시30분.

 

 

작가노트 

 

-아버지의 편지- 

 

나를 사랑한다고 아버지가 얘기 하신다. 

나를 만지시고 고치시며 회복시키시는 사랑의 얘기. 

싹이 돋아 잎이 되고 자라서 열매를 맺듯이, 

죽은 것 같은 나무껍질을 뚫고 새 잎이 나오듯이, 

아버지의 사랑편지는 늘 이렇게 말한다. 

“진희야…사랑한다.” 

나의 삶 속에 수없이 부쳐졌던 사랑의 편지를 

나는 이제야 하나 하나 열어 보았다. 

어릴 적 혼자 놀고 있을 때도 내가 사람들과 부딪겨 힘들어할 때도 

마음이 너무 아파 기도조차 나오지 않아 두 다리 뻗고울고만 있을 때도, 

혼자 길을 걷고 있을 때도 

편지는 어김없이 내게 부쳐졌는데 나는 알아차리지 못했다. 

이제야 그 편지들을 하나 하나 열어보며 

그 순간마다 사랑의 눈길을 보내고 계셨던 아버지의 시선을깨닫는다. 

하나님 아버지 사랑합니다. 

 


인식의 구성, 디지털 위빙전

 

 

 


전시 공간 안의 작품들은 도시의 무료함 저편에, 그리고 시각으로 제한된 ‘액자화된 현실’밖에 존재하는 것들에 관한 발견을 가능하게 하며, 현대 지루함의 감각적 대안을 제시한다. 오랜 시간 도시를 관망하며 발견하게 된 새로운 감각은 디지털 이미지의 최소 단위(Pixel)로 쪼개지고 다시 엮어져 디지털 직조(Digital Weaving)의 형태를 이룬다. –남수현

“책(册)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동경과 욕망의 대상이었고 양식이어서, 끼니를 걸러가며 책을 구입하고 책장에 쌓여가는 책들을 바라보며 마음의 양식도 쌓여감을 자찬하며 희열을 느끼는 이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임수식

 

 

현대미술의 시대에서 사진과 영상이 차지하는 비율은 다른 여타의 예술적 기재들을 위협할 수준에 이르럿다고 이야기해도 과하지 않을것이다. 그것은 사진과 영상의 기계적인 방식의 특성상 묘사적이고 구체화된 회화의 수공적 방법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의 표현의 확장성을 가지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미디어의 발전과 그 미디어를 다루는 계층간의 격차가 좁아질 수록 기계적 속성에만 너무 의지하는 경향이 사진과 영상을 예술의 영역에서 밀려나게 만들기도 했다. 사진가였던 ‘피터 헨리 에머슨 Peter Henry Emerson(1856-1936)’의 고민은 작가의 감성이 기계적 오류로 인해서 무너질 수 도 있는 기계의존적인 매체로서 행하는 예술에 대한 두려움이었다. 그러나 그런 두려움이 이미 사진을 예술로서 위치시키기 위해 시도되었으나 파기되어버린 회화주의 시대로 돌아갈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하지만 역사의 순환이라는 고리속에서 디지털 미디어는 다시금 단 한장과, 단 한순간의 단순한 기록으로 부터 벗어나 다양한 시공간을 보여주는 합성의 기법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그것이 이전의 약점이었던 인위적이고 시대와 동떨어진 방식이 아닌 이 시대와 작가를 대변하고 구성하는 새로운 발견과 창조의 방식이라면 예술로서의 무한한 잠재력을 보여주는것에 대해서 부족함이 없을것이다. 이런 미디어의 방법을 우리에게 보여주는것을 킵스갤러리서울 포토그래피는 Digital Weaving라는 이름으로 즉, 미디어의 새로운 구성방식으로서 제시해보고자 한다.

 

킵스갤러리서울 포토그래피에서는 다섯번째 기획전으로 ‘인식의 구성, Digital Weaving’을 개최하게 되었습니다. 이번에 킵스서울의 기획전에 참여하게 되는 작가는 영상작업으로 ‘남수현’, 사진작업으로 ‘임수식’ 작가를 선정하였습니다. 사진의 역사의 발전과 함께 정지되어진 한장의 이미지는 색을 입었고 수많은 이미지의 중첩으로 영상으로 변화하기에 이르럿습니다. 이번 기획전에서 영상과 사진이라는 각기 다른 방식을 취한 작가들이 어떻게 그들이 가진 기재를 통해서 이미지를 구성하고 병합하며 표현하는지를 보여주고자 합니다. 방식은 다르고 인식은 다를수 있지만 Digital Weaving의 방식으로 작가의 내면을 표현하고 시대에 대한 통찰을 보여주는 것은 사진작가 신디셔먼(Cindy Sherman, 1954~)이 말한 사물에 내재된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작가의 도전으로 볼 수 있을것입니다. 킵스갤러리서울 포토그래피는 랄프 깁슨전을 통해서 현대사진의 태동을 보여주었으며 UN 보도 사진전을 통하여 사진이 할 수 있는 진실의 전달 그리고 알레시오 델피노(Alessio Delfino)를 통한 사진의 무한한 개념의 확장성을 보여왔습니다. 이번 기획전은 사진과 영상의 만남을 통해서 미디어의 무한한 확장성을 보여주는 전시가 될것입니다. 단순한 ‘본다’ 그리고 ‘전달한다’의 개념이 아닌 ‘인식한다’라는 방식으로서 사진과 영상이 예술적 기재로 사용되고 창조의 방식이 되었다는것을 보여드리고자 합니다. 이번 킵스갤러리서울 포토그래피의 새로운 기획전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Director 박은광



 

 

김환기, 백년되어 고향에 돌아오다.

 

 

 

 

 

 


 

- 전시기간

2013. 08.28-2013.9.22

- 초대일시 

초대일시 2013.9. 3 오후 5:00

- 주    최 : 광주시립미술관, 신안군, 갤러리현대

- 입장료/관람료

일반 500원, 청소년 300원, 어린이 200원, 단체(20인상) 400원

- 관람가능시간 및 휴관일

휴관일 : 매주 월요일, 9월 19일(추석)

관람시간 : 주중 오전 10시-오후 6시, 주말 오전 10시-오후 7시  

- 전시장 정보

갤러리명(한글_영문) : 광주시립미술관 Gwangju Museum of Artl

주소 : 500-170 광주광역시 북구 하서로 52(운암동 164)

전화번호 : 062-613-7100

홈페이지주소 : http://www.artmuse.gwangju.go.kr/

 

 

 

 

- 전시내용

 

수화 김환기, 100년만의 귀환

 

홍윤리(광주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

 

1. 들어가며

  김환기 탄생 100주년을 맞이하여 광주시립미술관은 《김환기, 백년되어 고향에 돌아오다》전을 개최한다. 2월 환기미술관에서 열린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전시와 갤러리현대가 7월 개최한 《Works on paper》전에 이어 세 번째 열리는 100주년 기념전이다. 

  수화(樹話) 김환기(金煥基; 1913~1974)는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로, 한국 근현대미술의 국제화를 이끌었다. 그는 한국적 서정성을 바탕으로 작가 고유의 예술세계를 정립한 한국 현대미술의 거장으로 동경, 파리와 뉴욕 등 해외에서 주로 활동하였다. 또한 그는 한국의 대표적인 화가로서 가장 많은 작품을 후대에 남긴 작가이며, 미술가, 이론가 등 전문가들로부터 일반인들에 이르기까지 만인의 사랑을 받은 화가이다.

  아름다운 섬 전라남도 신안군 안좌도에서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보낸 김환기는 이후 일본, 서울 등에서 활동하던 시기에도 고향을 왕래하며 안좌도의 자연 풍경을 작품 속에 담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김환기의 작품과 전시를 광주 ․ 전남에서 볼 기회가 많지 않았으며 이번 탄생 100주년 기념전시를 통해 그의 고향 광주 ․ 전남에서 대규모 작품을 볼 수 있게 되었다. 

  광주시립미술관은 김환기 점화의 대표작품으로 알려진 전면 점화작품을 포함하여 다수 종이 유화, 푸른색의 달 시리즈, 초기 드로잉, 유품 등을 전시한다. 이번 전시는 광주시립미술관을 비롯하여 신안군청, 갤러리현대, 환기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삼성미술관, 목포 MBC, 개인소장가 등의 협조로 이루어졌다. 김환기 특유의 자연을 보는 통찰력과 한국적 전통미, 한국적 정서가 담긴 추상작품뿐만 아니라 그의 생애를 통한 예술세계까지 광주시립미술관에서 만날 수 있다.   

 

2. 고향과 자연  

  김환기는 1913년 전라남도 신안군 안좌도(구 기좌도)에서 태어났다. 1927년 서울로 상경하여 중동중학교에 다니기 이전까지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신안 안좌도에서 지냈다. 1931년 일본으로 유학을 간 김환기는 일본에서 중학교를 마치고 1936년까지 일본대학 예술학원에서 미술교육을 받았으며 대학원에서 학업을 지속했다. 그는 자유미술가협회, 백만회, 이과회 등에 참여하며 활발한 활동을 했다. 

  1930년대 중반부터 김환기는 입체파와 기하학적 추상미술을 수용하였고 대상의 본질을 파악하려고 했다. 이러한 경향으로는 일본 이과회에서 입선한 작품 <종달새 노래할 때>(1935)가 있다. <집>(1936), <장독>(1936) 등에서 알 수 있듯이 항아리, 창문, 계단 등 일상의 소재를 단순한 형태로 표현하였으며 실험을 통해 다양한 작품을 모색하기도 했다. 또한 자연에서 출발한 그의 작품은 고향인 안좌도를 왕래하며 보았던 바다와 하늘, 섬 등을 소재로 사용했다. 김환기의 초기작품인 <바다A>(1937), <섬 이야기>(1940) 등을 통해서도 고향에서 본 바다와 섬은 그의 회화에 영감의 원천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김환기는 1956년 파리로 떠났으며 파리체류기간 동안 니스와 브뤼셀을 포함하여 다섯 번의 개인전을 가졌다. 1959년 귀국하여 홍익대학교 학장으로 취임하면서 교육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였으나 1963년에 뉴욕으로 떠났다. 국제적 동향을 파악한 그는 좀 더 넓은 세계에서 활동하기를 원했다. 그는 고향을 떠나 타지생활을 하면서도 시종 한국의 자연풍경을 즐겨 작품 주제로 삼았다. <산과 달>(1958), <산>(1958), <산월>(1958), <섬의 달밤>(1959), <여름 달밤>(1959), <운월>(1963), <산월>(1960), <달 두 개>(1961), <기좌도(여름 달밤)>(1961), <구름과 달>(1963) 등에서 살펴볼 수 있듯 그는 산, 달, 바다, 바다에 비친 달 등을 직선과 곡선, 그리고 면 등으로 표현했다. 

  김환기는 탁월한 색채 화가였고 항상 푸른 청색을 즐겨 사용했다. 실제로 ‘환기의 푸른색’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김환기의 작품은 푸른 청색의 작품이 많고 그의 색채는 오묘한 아름다움을 지녔다. 특히 점화연작을 제작하면서는 천연재료에 쪽물을 염색하듯 푸른 남색과 회색조로 작품을 제작했다. 푸른색을 청아한 조선의 풍토를 상기하는 의미에서 사용했을 수 있지만 그의 푸른색은 하늘이나 바다의 푸른 색채를 넘어 무한의 세계에 대한 동경과 고향 안좌도의 풍경에서 보았음직한 자연의 향수를 함축한다. 

 

3. 달과 달항아리 

  김환기는 전통미술에 대한 애착과 뛰어난 감각으로 한국의 풍류와 정취를 지닌 화가로 평가되고 있다. 그는 한국의 미에 심취해 도자기와 목기를 수집하고 이를 완상하며 도자기와 전통기물이 갖는 조형미와 내재적 의미를 탐구했었다. 이들 소재 중에서 특히 달항아리는 1950년대 김환기 작품의 주된 모티브를 이룬다. 조선 백자항아리를 한국 전통미의 정수로 받아들인 것이 김환기만은 아니지만 특히 김환기는 백자항아리를 과거의 정신적 유산의 정점으로 여기며 백자항아리의 미를 자신의 작품 속에 투영하였다. 

  그는 <백자와 꽃>(1949)와 <항아리와 여인들>(1951)을 비롯해 달항아리를 들고 있는 <여인과 달과 달항아리>(1950년대), <여인들과 항아리>(1951), 매화와 함께 그려진 <항아리와 매화>(1954)과 <항아리>(1955-1956), <항아리와 시>(1954) 등 다수 달항아리가 있는 풍경을 그렸다. 이후에 김환기는 달항아리와 달을 겹쳐 표현한 <매화와 항아리>(1957) 등을 그리기도 했고, 이런 달항아리에 대한 애정은 <산과 달>(1958), <기좌도(여름 달밤)>(1961), <달 두 개>(1961), <운월>(1963) 등 원과 선 등 형태로 단순화시킨 달이 있는 풍경을 그리게 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환기의 달 그림은 1960년대 중반까지 지속적해서 그려졌다. 직선과 곡선 등이 서로 어우러지며 포용한 산과 구름의 형상이 달과 함께했다. 푸른색을 주색으로 사용한 이들 작품은 한국의 청명한 자연과 조선의 도자기 등을 한국의 미라고 믿고 자신의 예술세계로 승화시킨 작품이다.   

  김환기가 백자를 사랑했던 것은 기능성을 유지하며 군더더기가 없는 단순성과 자연의 미를 담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김환기에게 푸른 청색 빛을 내는 백자항아리는 한국의 서정과 색채를 반영한 작품이며 돌, 산, 달과 같은 자연물처럼 세상에 존재하는 가장 아름다운 것으로 여겨졌다. 조선의 도공들이 보름달을 보며 그 아름다운 백자를 만들었듯 김환기는 자신의 작품에 조선백자처럼 자연으로부터 온 아름다운 조형미를 갖춘 회화의 정수를 만들어내기 위해 끊임없는 고민과 시도를 했다.     

 

4. 전면 점화작품

  김환기는 1963년 제7회 브라질 상파울루 비엔날레에 참여한 이후 세계적인 작가로의 도약을 위해 뉴욕에 정착했다. 뉴욕생활 초기에는 달과 산, 바다 등의 형태가 드러난 작품을 제작하지만 1965년경부터는 대상의 형태가 드러나지 않는다. 제8회 상파울루 비엔날레 출품작인〈메아리3>와 <봄의 소리>(1965) 등에서 볼 수 있듯이 그의 작품에 구상적 경향이 사라지고 점과 선 등을 통해 자연의 시정을 담았다. 

  이후 김환기는 적극적인 조형실험을 거쳐 흡수하거나 퍼지는 기법으로 고국의 산천을 비추고 있는 듯한 십자구도와 화면을 무수히 많은 점으로 가득 메운 전면 점화작품을 전개했다. 대표적인 점화작품은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가 있다. 이 작품은 1970년 제1회 한국일보 미술대상전에서 대상을 받았고 한국 현대미술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김환기의 전면 점화작품들은 추상적이면서 그의 회화 전반에 녹아 있는 동양적 서정성과 사유를 담고 있으며, 그의 예술세계의 완성을 보여준 작품들이라고 평가받고 있다. 연구자들에 따라 점화시리즈에서 보여준 그의 순수한 색과 형의 표현을 고향의 별로 해석하기도 하고, 뉴욕 아파트 집의 불빛, 한국에서 사는 또는 세상을 떠난 지인들이라고 해석하기도 하며, 우주 또는 저 깊은 바다를 연상케 한다고도 한다. 김환기는 1970년 일기에 “내가 찍은 점. 저 총총히 빛나는 별만큼이나 했을까. 눈을 감으면 환히 보이는 무지개보다 더 환해지는 우리 강산”이라고 했다. 

 

5. 마치며

  김환기는 독보적인 감수성과 안목의 소유자였다. 그는 자연의 미와 한국 전통미의 조형성과 내재적 의미를 탐구했고, 이를 끊임없이 실험하고 사고하여 추상회화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자신이 아름답다고 믿는 소재의 본질적인 요소를 추출하여 그만의 예술적 감각으로 표현했고 이를 점, 선, 면, 색으로 단순화시킨 추상회화를 완성했다. 함축적이고 절제된 조형언어로 이루어진 전면 점화시리즈는 오랜 시간 작가가 추구하고 지향했던 예술세계를 이루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뉴욕시기 김환기는 점화 시리즈를 제작하기에 앞서 신문지, 한지 등 종이의 물성을 이용한 작품들을 제작했다. 한편에서는 다양한 종이 작품들도 이번 전시를 통해 함께 볼 수 있다. 김환기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여 기획된 이번 전시는 고향의 자연과 그의 골동 취미에서 연유한 작품, 한국적 정서와 독창미를 이룩한 그의 예술세계를 다시 살펴 볼 기회가 되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