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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전문기자 명순영의 ‘재테크 톡’ 10

草霧 2013. 9. 3. 11:43

 

 

개인투자자, 정치 테마주는 거들떠보지도 말아야...

경제 전문기자 명순영의 ‘재테크 톡’ 10

명순영(매경이코노미 재테크팀장) | 2013.09.02

 

[서울톡톡] 지난 대선 이후 잠잠했던 테마주가 다시 활개를 치고 있다.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던 테마는 DMZ(비무장지대) 평화공원 관련주였다. 이들은 박근혜 대통령이 광복절 기념식에서 DMZ 내 세계평화공원을 조성하자고 북측에 제안한 것을 계기로 들썩였다. 주로 DMZ 인근에 부동산이 있는 기업들이 테마주로 오르내렸는데 평화공원이 조성되면 기업 자산가치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한 것이다.

예를 들어 경기도 파주에 물류센터가 있는 가구업체 코아스를 비롯해 파주에 공장부지를 둔 삼륭물산도 테마에 묶여 주가가 급등했다. 이화공영이나 루보 등도 연속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남북간 합의가 이뤄졌고 이산가족 상봉도 성사되면서 남북경협주도 한껏 달아올랐다. 금강산 관광사업의 개발권자인 현대아산 최대주주 현대상선은 8월 들어서 40% 이상 올랐다.

하지만 한 번 더 생각해보면 지금의 주가 상승은 문제가 있다. 생태공원 조성을 위한 뚜렷한 계획도 나오지 않았고 대부분 공장부지로 이용 중인 토지를 팔 가능성도 낮기 때문이다.

개인투자자 손해 왜?

안철수 테마, 싸이 테마, 황사 테마... 이처럼 증권가는 '무슨무슨 업종이 뜬다~'는 테마가 늘 화제가 된다. 이쯤에서 질문 하나. 테마주에 투자해서 큰 돈을 벌 수 있을까? 미안한 얘기지만 개인투자자가 테마주로 돈을 벌기는 쉽지 않다는 게 필자의 결론이다.

증권 전문가들이나 언론에서는 테마주를 조심하라고 얘기한다. 이렇게 말하면 개인투자자들은 불만의 목소리를 낸다. 실제 한번 테마로 뜨면 주가가 2~3배 확확 오르는데, 이런 주가 상승세에 약간만 올라타도 꽤 쏠쏠한 수익을 낼 수 있지 않느냐는 게 개인투자자 생각이다.

일단 아주 틀린 말은 아니다. 예를 들어 월드스타 싸이의 테마주를 생각해보자. 대표적인 테마주가 싸이의 부친이 운영하는 반도체 검사장비업체 `디아이'다. 이 기업은 올해 들어 2배 넘는 상승세를 보였다. 불과 8개월 만에 주가가 2배 가까이 오른다면 어느 투자자라도 관심을 쏟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이런 주식에 투자해 돈을 번다는 것은 '쌀 때 사서 비싸게 팔았다'는 전제가 필수다. 그렇다면 개인투자자들이 주가가 낮을 때 사서 높을 때 팔 수 있을까. 필자의 경험상 그런 투자자는 많지 않다.

개인투자자들은 테마가 떴다는 얘기를 뒤늦게 듣고 이미 한참 오른 뒤에 투자에 나선다. 그러고 나면 주가는 기대대로(?) 조금 오른다. 개인투자자들은 약간이나마 수익이 난 걸 보고 안심하면서 더 오르겠지 싶어 기다린다. 그러면 하루 아침에 주가가 급변하기도 하는 테마주는 다시 폭락하기 시작한다.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서면 투자자는 불안한 마음에 급하게 팔아치운다. 이런 행태가 반복되다 보면 테마주가 상승세를 타건 말건 개인투자자의 잔고는 마이너스로 남고 만다. 필자는 이런 투자자를 셀 수 없이 많이 봤다.

'선수'들은 개인투자자가 매수할 때까지 기다린다

그렇다면 테마주에서 돈을 번다는 `선수'들은 어떻게 움직일까. 항상 주가판을 예의 주시하는 선수들은 테마가 뜨기 전에 미리 주식을 사두고 그들이 직접 테마를 띄운다. 각종 증권정보 사이트가 넘쳐나는 시대에 테마를 띄우는 건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다. 그리고 개인투자자가 뒤늦게 매수에 나서 주가가 오르면 '선수'들은 역시 발빠르게 빠져 나온다.

테마주는 주식시장이 방향을 찾지 못하고 주춤할 때나 정부가 새로운 정책을 내놓을 때 주로 형성된다. 그리고 주식시장을 가장 크게 움직이는 테마는 대선이다. 필자 생각에 아마 내년 쯤 되면 다시 대선테마가 들썩일 것이다.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지 이제 1년이 채 안됐는데 무슨 대선테마냐고 하겠지만 선수들은 그만큼 빨리 움직인다. 이 때 뜬다는 종목은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개인투자자들은 실체 없는 테마, 특히 정치와 연관된 테마를 아예 거들떠보지 않는 게 최선의 투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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