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음의 정신병자/한국미술

김소희 개인전 「 Small Doings 」@ 옆집갤러리

草霧 2013. 8. 30. 13:49

 

 

 

Sohee Kim: Small Doings ____김소희: 불안을 이겨내는 소소한 치료법 9. 6- 9. 22,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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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윤 ㅣ Taeyoun Kim
옆집 갤러리ㅣ Next Door Gallery
c. +82 (0)10-5758-2560 ㅣ t. +82 (0)2 730 2560
www.nextdoorgallery.co.kr
Open on TUE - SUN 11 am - 6 pm
Open on MON with appointment only.
월요일, 화요일 관람 예약은 (02) 730 2560

 

대구, 한국에서 1983 년에 태어난
생명과 서울에서 작동 교육




시각 문화, 고려 대학교, 서울, 한국, 2013 년 MA 후보
2010 MFA, 사진, 미술 대학의 샌프란시스코 아카데미, 샌프란시스코, CA, USA
2006 BFA; 사진, 상명대 학교, 서울, 한국



개인전

2013      소희 김 : 작은 행동, 옆집 갤러리, 서울
2009
      소희 김 : 행방, 옆집 갤러리와 통의동하고 Boan 인, 서울
2009 BELT 2009 : 욕망의 날개를 Samtuh (Wellside) 갤러리, 서울 한국
2008 왜, 샌프란시스코 파인 아트 갤러리, 샌프란시스코, CA, USA
2008 왜, 관훈 갤러리, 서울, 한국


단체전



2013      인사이드 아웃 켜고 옆집 갤러리 프로젝트 빗자루, 서울, 한국
             서울, 한국 갤러리 이앙 및 토포 하우스, 성공하는
2011 년      우리 갤러리 4 벽, 서울, 한국 되십시오
2010 아티스트 클러스터, 쿤스트 독, 서울, 한국 (남한)
             새로운 한국의 사진, 라 GALERIE PARIS - 베이징, 파리, 프랑스
             여성 스러움의 도플 갱어, 쿤스트 독, 서울, 한국
             동요, 갤러리 밥, 서울
             한국 현대 사진, 순수 예술의 국립 대만 박물관, 대만
2009 사진 비평 상 10 년 , 예술, 서울, 한국의 서울 시립 미술관
             도시 및 DISurban, 통의동 Boan 인, 서울, 한국
             마술 피리, 동강 국제 사진 Festivel, 영월, 한국
             린의 훈 컬렉션, 폭포, 뉴욕, NY, USA
             다음 문 선물!, 옆집 갤러리, 서울
             2009 사진, 금산 갤러리, 헤이리, 한국
             국제 어워드 2009 수상자, 훈 갤러리, 뉴욕, 뉴욕, 미국
             사진 비평 상 전시회, Iphos 갤러리, 서울, 한국

2008 지각과 맥동 , 관훈 갤러리, 서울            
             사진, 관훈 갤러리, 서울


수상

2009 사진 벨트, 한국
2008 제 10 회 사진 비평 상, 한국    
2006 13 대한민국 광고 대상, 창조적 인 사진 상, 한국


예술 박람회

예술 광주 (2012), 핑크 아트 페어 (2011), 문 아트 페어 (2010), 아시아 탑 갤러리 호텔 아트 페어 - 서울 (2010) 부산에서 서울 아트 페어 (2010), KIAF (2009 년), 아시아 탑 갤러리 호텔 아트 페어 - 서울 (2009) , 브릿지 아트 페어 - 뉴욕 (2008 년)

 

  • 인간은 누구나 불안을 가지고 있다. 매년 늘어만가는 안정제와 수면제의 소비량만 봐도 현대의 많은 사람들이 얼마나 불안해하고 있는가를 잘 알 수 있다._처음으로 내가 지나친 불안을 느꼈던 때는 유학에서 막 돌아온 4년 전 혼자 빌라로 이사를 하면서부터다. 유학갔다온 흔하디 흔한 작가는 이 사회에서 말하는 고학력 백수였고, 집안에서 되지도 않는 작업을 잡고 늘어지는 시간이 지속될수록 자괴감은 슬픔을 넘어서 무기력과 공허가 뒤섞여 알 수 없는 불안을 만들어댔다. _나에게 ‘혼자 있는 집’은 애써 외면하고 싶은 이러한 나의 불안과 도망갈 곳이나 숨을 곳 없이 숙명적으로 만나야만 한다고 강요하고 있었다. _이럴 때마다 나에게 계속되는 손씻기 행위는 일시적인 불안의 경감을 가져다 주었고 효과적인 대처 방법으로 인식됐다. 실용적이거나 합리적인 목적을 지니지도 않고, 의미를 부여하기도 힘든 사진 속 나의 행동의 정체는 바로 이러한 방법으로 불안을 이겨내기 위한 데서 온다. _그러나 이러한 나의 행동은 치료제가 아닌 진통제처럼 본래의 목적인 불안의 완전한 해소에는 결코 이르지 못한다. 그것은 불안을 실제로 극복하는 행동이 아니라 그것 또한 극복을 염원하는 열렬한 불안에 가깝기 때문이다. _그럼에도 불구하고 불안을 이겨내는 이러한 나의 소소한 치료법들(?)은 경우에 따라 큰 위안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유약하고 정신적으로 불안해 보이는 사람으로 보여지기를 꺼려한다. 때문에 누구나 한번쯤은 겪어보았을 법한 문제에 대해 ‘병원치료’보다는 가볍고 엉뚱한 행위들로 그들을 위로하고 싶다. 사실 불안은 우리에게 감기보다 더욱 흔하고 가볍게 여겨지는 잔병아닌가. _ 김소희



    Notes on “Why” and “Wings of Desire”  The theme of my work is myself. Prior to exploring my concern for the exterior, I first remain faithful to my inner self. I represent my anxieties for life and death through photography. I always appear in my own work. “Why,” reenacting a mock suicide, began to relieve the agony I feel suffering suicidal impulses which I can not carry out due to my lack of courage. I enjoy the moment of suicide to the full, by performing the drama of suicide. At the moment I press the shutter to take a staged suicide-scene, I enjoy the game of returning from life to death, and from death to life. After experiencing the sudden death of people around me, my agony moves to existence and to life after death. In my role-play “Wings of desire,” I dress as an angel or, being of hope, in which I refuse the end that is death. Entering a human life as an angel, I intend to experience a new life and the longing for it. The interesting thing here is, nobody pays attention to the woman with angel’s wings, who appears in actual living spaces. I thus became able to enjoy life more realistically as an invisible angel. Death by suicide; life in the world after death as an angel; and the death of an angel who returned to human life. At the moment of pressing the shutter, life and death, reality and non-reality intersect in my work. - Sohee Kim




    Why 자살 그 은밀한 선택……

  • - 김태윤

    많은 경우 우리는 생활 속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문제 이상의 좀 더 중요한 결정을 필요로 하는 경우에 자신의 입장에 관해 명확하게 규정된 한 가지 생각만을 가지기 쉽지 않으며, 그 감정의 다원성은 관계된 처지의 복잡함과 중요성에 비례하기 마련이다.
    그것은 의식과 무의식의 서로 상반된 입장의 표출이며, 결국 현실로 드러내는 의식과 무식의의 정리되지 않은 타협의 부조리 때문이다. 특히 인간 스스로 그 결정의 권한과 그에 따른 책임을 완전하게 가질 수 없는 도덕이나 종교에 근원한 문제는 그 입장의 모호함을 넘어 언급 자체를 회피하게 되는데, 자살은 그 대표적 예라 볼 수 있으며, 그 바탕에는 인간이성으로는 온전히 알 수 없는 무의식에 대한 회의와 그 영향에 대한 두려움이 내재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은 이러한 주제에 관하여는 타인의 관점을 살피거나 혹은 자신의 입장을 나타내기에 앞서 그 문제의 근원과 제시에 관하여 문제 자체로써의 의혹을 가지고 문제에 관한 문제로써 되묻게 되며, 그것은 금기라는 전제된 이유를 바탕으로 대변된다.
         
    자살은 특수한 종류의 죽음이며, 용어의 사전적 의미<suicide; 라틴어의 sui(자기 자신을)와 cædo(죽이다), Selbsmord; 자기살인, 自;스스로자 殺;죽일살>로 보자면 폭력의 행위자가 그 스스로를 대상으로 하는 것으로 그 배후의 심리에는 서로 다른 몇 가지 요소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양수 속에서의 안락함을 박탈당하고 수동적 관계로서 세상에 놓이는 출생이라는 어려움은 불만에 바탕을 둔 분노로써 산아에게 공격적 충동을 각인하고, 자살과 결부되어서는 죽이고 싶은 마음으로 변질되어 무의식을 뒤덮는다. 또한 자살 속에 내재된 죽음이라는 본질적 요소는 도덕적 관점 혹은 종교적 입장에 근거하여 판단의 기준을 가지게 되지만, 결국 자살을 생각하거나 시도하게 되는 즉, 죽임을 당하고 싶은 마음은 자신의 의식에 보다 결정적 영향을 미치게 되는 개개인의 처지에 따른 환경이 관련된다. 근세기까지 오직 인간 이성에 기치를 내걸었던 편협했던 우리의 사고는 이성에 관한 회의를 통해 스스로에 관해 더 많은 것을 알게 되었지만 아직도 자살은 명확히 규명할 대상이 아닌 금기의 영역에 머물러 있다. 더욱이 20세기에 접어들며 그 사고의 대상의 폭을 확대하여 무의식과 관련된 욕망을 인간 사고의 중요한 요소로써 받아들였음에 불구하고도 그렇다.
          김소희는 이 가볍지 않은 문제를 결코 자신의 막연한 상상으로써의 이미지를 제시하기보다는 그 사례를 리서치하고 그것을 자신의 방법으로 이미지화했다. 그러나 그렇게 충분한 준비를 통해 만들어진 이미지는 이성적이기보다는 상당히 초현실적이다. 그것은 마치 꿈속에서 그려진 아른한 환상의 체험이다. 하지만 그것은 충동적인 심미적 이미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작가에게 있어 자살은 자크 라캉에 의한 불확실한 무의식에 관한 본래적이며 근원적인 결핍으로, 곧 해결할 수도 없고 피할 수도 없어 그 대상을 찾지 못하고 표류하다 결국 굴복하는 치유될 수 없는 두려움의 문제이기보다는 무의식속의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내보여 끊임없이 자기를 부정하면서 새로운 자아를 찾아가는 노마디즘과 결부되어 있기 때문이다.
         
    김소희는 이를 위해 모든 작업에 자신을 대리 체험자로서의 모의자살이라는 형태를 설정하는데, 특히 셀프타이머라는 작위적인 시간의 제어는 자살이 가지는 생의 시간에 관한 자유의사를 생각나게 하며 사진이 찍히는 그 순간 작가는 모의죽음에서 다시 태어나는 의식(意識)을 경험하게 되며, 자신을 둘러싼 모든 사물과 매번 새로운 관계성을 가지게 되는 의식(儀式) 대상이 된다. 하지만 결국 스산한 겨울날 김소희의 사진전은 우리에게 한 가지 의문만을 남기고 있다.


          자살…… 그들은 왜 그토록 쓸쓸하고도 은밀한 선택을 하여야 했을까?


  •  

    • Why: Record on Objectification of Death


      - Younkum Ha (Art critic)

      Extreme self-negation, nihilism and their contrived interpretations by a young artist are the first things to hit my mind when first facing Sohee Kim’s photographs that visualize various methods of suicide. These endeavors resulted in a sort of retro-style look that brings back old memories and time fixed on a flat surface. one may feel that way because these visuals are somewhat suicidal classics already registered in our visual inventory that we have been exposed to through the mass media.

      However, even the familiar images of suicide function with an unspeakable discomfort. The seemingly disturbing visuals appear to reflect rather decadent and extreme negation of her reality with not much choice left but to destroy herself by going too far beyond feminine suffering.

      Even so, the photographs by Kim uphold a power to remind us how far much we have been accustomed to esthetically pleasing and charming images. Pierre Bourdieu once defined photography as a middle-brow art to provide the middle class with an easy way to afford art and Kim’s work brings attention to how much we have become used to this kind of photographic expression which takes realistic, materialistic and aesthetic approaches–a style that assures with images of comfort and prosperous lives and practices positive perspectives towards consumptive indulgence and praise of prosperity.

      In addition, recognizing it as merely dramatic reproduction by the artist herself, Sohee Kim’s work recalls the abject art of Cindy Sherman’s pictures of grotesque and wretched women. The artist is found to be both the subject and the object of the gaze, by performing a double role to look at and to be looked at simultaneously. It is a way of looking at the self through the eyes of one’s self.

      Kim’s death images are filled with feminine anguish. They reiterate the overcoming process through objectification by photographically recording the moments of choice when only ultimate self-destruction seems left to establish true identity and subjectivity, whether it is one’s personal angst or sharing struggles among women.

      Sohee Kim’s work is self-portrait in the photographic medium that tells her way of withstanding the temptation of death. This work reminds me of what Cindy Sherman once said. She wanted her pictures to have people realize something that they understood was actually irrational.

     

     

    불안한
    불안


     

    참석
    김선인  심리상담가
    김소희  작가
    육영혜  사진기획자


    장소: 종로 토즈 카페
    일시: 2013년 8월 22일 목요일 오전 11시
     


    몇 년 동안 왕래가 없었는데 오랜만에 연락이 닿았다. 네 번째 개인전을 준비하며 작가 김소희, 그녀가 만남을 청해 온 것이다. 첫 번째, 두 번째, 세 번째 개인전 모두 전시장을 방문했었던 인연 때문일까. 새 작업을 놓고 함께 이야기하고 싶다고 한다. 또 다른 한 사람도 함께.

    육영혜: 자살, 사후세계에 이어 이번에는 불안이군요. 어떤 불안인가요?

    김소희: 집안에 혼자 있으면 잡생각이 많이 들어요. 그때 뭔가 행동을 해야 편안해지더라고요. 집에 있는 생활용품을 멍하니 응시하면서 이걸로 뭘 할 수 있을까 궁리를 하게 되고, 그러면서 불안을 떨쳐내기 위해 집중할 수 있는 흥미로운 놀이가 시작되었어요.

    육영혜: 그 흥미로운 놀이가 사진이었나요?

    김소희: 사진 찍기는 이후였고, 4년 전 쯤 혼자 살 때 불안을 잊기 위해 엉뚱한 행동들을 했었어요. 저도 모르게 이상한 생각들을 떠올리거든요. 집에 있어도 무슨 일이 일어날 것 같은 불안감이요.

    육영혜: 좋지 않은 일을 겪은 적이 있나 봐요.

    김소희: 그렇진 않아요. 평소에 범죄나 살인사건, 자연재해 등을 다루는 프로그램을 즐겨 보는 편이죠. 텔레비전뿐만 아니라 인터넷으로 동영상이나 뉴스를 검색해서 찾아보는데, 그런 이미지들을 아무렇지 않게 보면서 나도 모르게 무의식 속에서 트라우마가 생긴 것 같아요. 특히 대학교 때 혼자 자취를 하는데 우연히 텔레비전에서 본 빨래를 널고 있는 자취생 여자를 정신병자가 난도질을 하고 도망을 간 사건의 영상은 지금도 생생해요. 그때부터 문단속도 아주 잘했던 것 같아요.

    육영혜: 잔혹한 이미지에 지나치게 노출되어 있는 것 같네요. 일종의 집착처럼 느껴지기도 하고요.


    다른 한 사람, 김선인이 조금 늦게 합석했다. 심리상담소를 운영하고 있는 그는 강박증 관련 책을 여러 권 집필했다. 작가 김소희는 자신의 불안을 강박에 견주어 생각하게 되면서 불안을 표현한 자신의 작업 혹은 스스로를 심리전문가 앞에 펼쳐 보이는 자리를 마련했다.

    김선인: 김작가님이 보내 주신 사진 잘 봤습니다. 불안해서 찍게 된 사진들이라고요?

    김소희: 네. 불안을 이겨내는 소소한 행동들이 사진에 담겨 있는 거예요. 이전에 모의죽음 작업에서는 실제로 죽는 건 아니지만 죽는 순간을 경험해 보면서 고통을 이겨내기도 했죠.

    김선인: 사람은 누구나 어떤 순간을 느끼고 싶은 심리를 갖고 있는데, 바로 순간포착 심리라고 하죠. 마라톤 선수가 결승점을 통과하는 순간을 사진으로 찍고 싶어 하는 심리도 여기에 해당해요. 일반인에게도 있는 심리죠. 그런데 강박 증상에서는 원하지 않지만 해 보고 싶은 심리, 이중심리라는 게 있어요. 면도날을 볼 때 손을 대면 아프다는 걸 알면서도 그 순간을 느껴보려는 거죠. 그 순간이 나에게 해롭다 해롭지 않다는 건 중요하지 않아요. 그 어떤 순간을 느끼려는 심리, 이런 심리는 여러 순간에 적용될 수 있어요. 강박증 환자는 거부감이 들면서도 중독이 돼서 계속 하게 되는 거고, 일반인은 거부감이 들어서 하지 않아요. 혹시 자살에 대한 거부감 있었어요?

    김소희: 아니요.

    김선인: 그럼 강박증은 아니네요. 좋아서 하는 것은 강박증과 관계가 없죠. 그렇다면, 김작가님은 불안할 때 여러 가지 대체행동을 하면 마음이 안정된다는 거죠? 모의자살이나 이번 사진에서와 같이..

    김소희: 불안이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지만 그 순간만큼은 나의 대체행동(놀이)으로 불안이 감소되니까 계속하게 되는 거겠죠.

    김선인: 왜 불안합니까?

    김소희: 불안해서 미치겠어는 아니지만, 혼자 있으면 하기 싫은 생각을 하게 되니까 그걸 피하려고 다른 행동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처음엔 치유가 되는 것 같아서 계속 하다 보니 어느 순간 그게 하지 않으면 안될 것만 같은 하나의 강박처럼 자리잡더군요.

    김선인: 강박에 대한 개념 정리를 해야겠군요. 강박적 생각과 행동으로 나누는데요. 강박적 사고는 하기 싫은 생각을 계속하는 것입니다. 문손잡이를 잡으면 병균에 전염되는 거 아닌가? 강박적 행동은 반복적인 괴로운 생각이나 불안을 없애기 위해 하는 행동입니다. 손을 백 번 씻어야 한다 같은.

    김소희: 저는 불안을 잊기 위해서, 불안한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대체 행동 즉 어떻게 보면 치유를 위한 행동을 하는 것 같아요. 사실 걱정이 많은 편이라 이런 불안이 자주 오는 것 같아요.

    육영혜: 불안, 스트레스, 걱정, 강박증 등 용어의 개념이 혼란스럽네요.

    김선인: 그럼 제가 간단히 정리해 드리죠. 크게 강박증 경향, 강박적 성격, 강박증으로 나눌 수 있어요. 강박증 경향은 말 그대로 경향입니다. 깔끔 떠는 경향이 있어, 가는 식당을 계속 가는 것은 병이 아닙니다. 자기도 괴롭지 않고 남도 괴롭히지 않죠. 강박적 성격은 성격 장애입니다. 완고함과 완벽주의에 해당하는데요. 아이가 1분 늦게 왔다고 뭐라고 하면서 때리는 경우, 자기는 괴롭지 않지만 남은 괴롭게 하죠. 이런 경우 자기는 환자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강박증은 일단 자기가 너무 괴롭습니다. 과거에 자기를 괴롭게 한 사람을 계속 상상하면서 실제로 괴롭히기도 하는 경우, 강박증은 자기와 남이 모두 괴로울 수도 있는가 하면 남은 괴롭히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김작가님은 작업을 하는 게 괴로우세요?

    김소희: 이번 작업은 지금보다는 4년 전 제가 불안증을 겪었던 상황에 그 때 내가 했던 행동을 리마인드해서 사진으로 다시 표현해 낸 거에요. 때문에 이 작업을 하는 게 괴로웠었냐 괴롭지 않았었냐의 물음으로 강박증을 판단하기엔 무리가 있을 것 같아요.

    김선인: 김작가님은 현재 승화의 단계죠. 폭력성이 강한 사람이 길거리에서 사람을 팰 수는 없으니 복싱 선수가 되는 것처럼, 자기의 나쁜 기운을 건전한 것으로 돌리는 것. 이게 불안에 대한 방어기제에서 가장 괜찮은 방법으로 꼽힙니다. 김작가님의 경우, 불안이 작업으로 한 단계 승화된 거죠.

    김소희: 저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저처럼 불안할 때 불안을 잊기 위해 하게 되는 소소한 행동들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저의 경우는 작업 속에서 굉장히 주관적인 행동들로 표현되었지만, 어느 정도 사람들의 공감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이렇게 사람들이 흔히 느끼는 불안이 강박의 원인이 되나요?

    김선인: 네. 불안 외에도 의문, 의식, 완벽주의 등 다양하고 복합적입니다.

    육영혜: 불안의 해소법은 있나요?

    김선인: 불안에 대한 모순적인 사고를 깨닫게 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합리적 사고를 하게 하는 것이죠. 더 이상 논란이 없는 생각, 이거 아니었구나 하는 깨달음. 정확한 원인을 찾아서 불안을 해소시키는 거죠.

    김소희: 저의 경우 어떤 것도 불안을 이겨내는데 결정적으로 도움이 되거나 하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명상을 하고, 약을 먹고, 운동을 꾸준히 하라고 책에서 말하지만 그것보단 나 자신에게 나를 맡긴 채 불안을 잊기 위해 내가 하고 싶은 대로 다소 엉뚱하고 의미없이 행동했던 게 가장 좋은 방법이 되었던 것 같아요. 물론 치료제가 아닌 진통제처럼 본래의 목적인 불안의 완전한 해소에는 결코 이르지 못했지만 말이에요.

    두 시간 남짓, 서로 다른 세 사람이 불안과 강박의 경계를 오가며, 작가 김소희의 사진 속 세계와 현실계를 넘나들며 ‘불안한 불안’을 논했다. 우리는 많은 불안들을 거느리며 살아가고 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불안의 이면에는 우리의 욕망과 쾌락이 놓여 있음을 알 수 있는데, 어찌할 수 없는 욕망이 바로 불안인 셈이다. 한편, 인식의 차이는 어제의 무심함을 오늘의 불안으로 돌변시키기도, 오늘의 불안을 내일의 무심함으로 데려다 놓기도 한다. 이처럼 변덕스럽고 떨치기 어려운 불안의 면면을 예측하고 살피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일단 불안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되면 강박에 도달할 가능성은 커진다. 작가 김소희가 펼쳐 보이는 엉뚱하면서도 소소한 행동들은‘불안한 불안’에 대응하는 그녀만의 방식이다. 강박으로 향하는 위태로운 길목에서 그녀는 소소하지만 비상한 능력을 발휘해 불안한 징검다리를 즐겁게 건너가는 비범함을 보여 주고 있다.  글 정리_육영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