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발견한 보석같은 계곡서울에서 휴가 보내기 (2) 도봉구 무수골 계곡
도봉산이 품은 호젓한 무수골 계곡에서 보내는 한나절 휴가 제안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 늘 한번쯤은 찾는 곳이 있다. 멀리 가지 않아도 산세 수려한 산과 그 산이 만들어낸 시원한 계곡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곳, 도봉구 도봉동 무수골 계곡이 바로 그곳이다. 사방이 산으로 둘러쌓인 강북에선 산자락에 있는 계곡을 쉽게 찾아갈 수 있다. 북한산, 도봉산, 수락산, 불암산 등 유명한 산들이 즐비하고 그 산마다 시원한 계곡이 보석처럼 숨어 있다. 이곳에서 한나절 동안 무더위를 피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비용도 들지 않는다. 일회용 돗자리와 생수 한 병이면 그만이다. 자릿세 걱정도 안 해도 된다. 맘에 드는 자리를 잡아 돗자리 하나 깔면 된다. 시원한 나무 그늘 아래 돌돌 흐르는 계곡 물에 발 담그거나 계곡 중앙에 놓인 평상처럼 널찍한 바위에 돗자리 하나 깔고 누우면 무더위는 저만큼 달아나고 없다. 1호선 도봉역에서 하차해 도봉초등학교 쪽으로 방향을 잡아 천천히 도봉산을 바라보며 걸어 올라가거나 1호선 창동역에서 내려 8번 마을버스를 타면 무수골 계곡 초입까지 갈 수 있다. 2년 전 생태하천으로 근사하게 거듭난 도봉천은 천변이 널찍해져 있을 뿐 아니라 주변 주택가도 말끔하게 정비되어 있다. 도봉천 옆 주택가를 지나면 주택가 끝 지점부터 본격적인 계곡이 시작된다. 물이 얕은 곳에서는 아이들이 옷을 입은 채로 물속에 앉아 물놀이 중이고, 자잘한 돌로 물의 흐름을 막아 만든 작은 웅덩이에서 수영 중인 아이들도 있다. 부모들은 다리 밑 시원한 그늘에 앉아 아이들의 물놀이 모습을 지켜보며 더위를 피하고 있다. 도봉교 밑에는 중년의 아낙네 둘이 나란히 앉아 물소리를 벗하며 담소를 나누고 있고, 한 무리의 자전거 마니아들도 질주를 잠시 멈춘 채 아이들처럼 물을 서로에게 끼얹고 있었다. 조금 더 올라간 상류에선 손자 둘을 데리고 작은 그물로 물고기를 잡고 있는 할아버지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계곡의 이런저런 모습들을 감상하며 올라가자니 서울시에서 꽤나 이름 있는 서울시 우수텃밭농장인 무수골 주말농장 텃밭이 드넓게 펼쳐진다. 고추, 상추, 오이, 가지, 방울토마토, 배추, 무 등의 농작물들이 주인의 알뜰한 보살핌 덕에 실하게 자라고 있다. 자연생태학습장이 따로 없을 정도다. 무수골 농장을 기웃거리며 걸음을 옮기자 도봉산의 멋스런 자태가 손에 잡힐 듯 눈앞에 펼쳐진다. 녹색 융단을 깔아 놓은 듯 산봉우리들은 녹색 일색이다. 도봉산 밑 작은 마을인 무수골엔 서울에서 보기 드물게 아직도 논이 존재하고, 벼가 한창 자라나고 있다. 인근 도봉초등학교의 유기농법 생태체험학습장으로도 이용되는 모양이다. 초등학생들이 세워 놓았음직한 '일하는 우렁이예요. 잡아가지 마세요' 라는 푯말이 빙그레 웃음 짓게 만든다. 아마도 이 논에는 친환경농법에 이용되는 우렁이가 꽤나 많이 사는 모양이다. 무수골 계곡 옆에 유난히 많은 밤나무 그늘 밑이나 다리 밑 시원한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아 물놀이를 하는 사람들로 계곡은 붐빈다. 도봉산을 타고 내려 왔을 계곡물은 시원하기 그지없어 계곡 물에 담근 발은 얼얼할 정도다. 전날 비라도 내렸다면 우렁찬 물소리와 함께 계곡다운 면모를 감상할 수 있다. '여기 서울 맞아?' 라는 생각이 들만큼 자연 속에 푹 파묻힐 수 있는 곳이다. 요깃거리를 준비해 오지 못했다면 소박한 자연 상회에서 맛보는 도토리묵 무침과 파전도 별미다. 조금 더 조용히 계곡을 즐기고 싶다면 계속 산 쪽으로 올라갈 수도 있다. 어느 쪽으로 방향을 잡든 계곡을 쉽게 만날 수 있어 숲과 계곡에서의 '넉넉한 쉼' 을 즐길 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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