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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문화교차점 문화역서울 284, 김노암 예술감독을 만나다

草霧 2013. 7. 1.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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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문화를 만나고 싶다면 이번 역에서 내리세요

대한민국 문화교차점 문화역서울 284, 김노암 예술감독을 만나다

 

시민기자 이나미 | 2013.07.01

 

[서울톡톡] 대한민국 근현대사를 상징하는 '문화재'이자 다양한 예술을 만나는 '복합문화공간'. 바로 문화역서울 284(舊 서울역, 이하 문화역)다. 한 세기 교통과 교류 관문이었던 문화역이 개관 2년을 향하는 현재, 시민과 예술이 교류하는 대표적인 관문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금 문화역에 가면 작가들이 대중의 일상을 담아낸 '대중의 새발견'란 기획전시와 밀라노에서 호평을 받은 한국공예를 국내에서 재현한 특별전시 '한국공예의 법고창신 2013'이 열리고 있다. 두 전시 동일하게 7월 14일까지 열리며 무료이다. 이와 함께 7월 22일까지 서울 스퀘어와 문화역 전시장에서 동시에 미디어 아트 'Japan Media Art 프로젝트'가 진행될 예정이다.

 

문화역은 1925년 완공 당시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으며, 한국의 역사와 시대 예술을 동시에 담아내는 무대다. 바로 이 무대를 지휘하고 있는 김노암 문화역서울 284 예술감독을 만났다. 올해 1월 31일, 공식 부임된 김노암 예술 감독은 정식 공모를 통해 선임된 상임 예술감독이다. 회화와 미학을 전공한 김 감독은 큐레이터로 오랜 시간 미술 현장에 몸담았다. 특히 여러 예술축제에서 전시와 시민 참여 프로그램을 기획한 그는 서울프린지페스티벌(1999~2005)의 운영위원, 헤이리판페스티벌(2007), 청계예술축제(2008) 등의 예술감독, KT&G 상상마당의 전시감독(2007~2010)을 역임했다. 현재 대안공간 아트스페이스휴, 창작스튜디오 휴+네트워크, 웹진 이스트브릿지(ESAT-BRIDGE)를 운영하고 있다.

 

 

김노암 예술감독은 부임 후, 여가의 새발견(3월), 대중의 새발견(6월~7월), 근대의 새발견(하반기 예정) 등 새발견 시리즈 기획전시를 지휘하고 있다. 여기에 공연, 교육 특강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그를 통해 문화역 운영계획을 들어보았다.

 

1. 부임 후 첫 기획전시인 '새발견 시리즈'의 특성은 무엇인가?

시리즈 새발견으로 '대중', '여가', '근대'라는 키워드를 통해 옛 서울역의 의미를 재발견하자는 게 올해 전시기획 방향이다. 첫 전시의 경우, 복합공간으로 태어난 옛 서울역을 알리기 위한 마케팅 측면이 강했다. 무엇보다 시민스스로 예술가로 참여하고 시민들과 같이 커뮤니티를 이루는 프린지(Fringe, 특정 기준에 따라 작품을 선정하지 않고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대안문화축제) 성격이 강하다.

 

2. 예술감독으로 부임하면서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일이 있다면?

공간 정상화다. 공간 정체성, 성격, 예산규모 등을 따져보았을 때 복합문화공간으로서 형식과 프로그램 운영이 돌아가는 게 가장 전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획기적인 전시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우선적인 것은 기획자로서 하나의 인프라이자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공간으로서 정상적인 아이덴티티를 갖추고 프로그램 운영이 안정적으로 돌아가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가장 큰 목표다.

 

3. 복합문화공간으로서 문화역은 다른 문화시설과 무엇이 틀린가?

문화역 건물은 문화재청, 운영주체는 문화체육관광부, 위탁운영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 맡고 있다. 문화역 광장의 경우, 부지 일부는 중구청과 용산구청이, 건물 외부의 소유권 일부는 코레일과 서울시로 나뉘어 있다. 운영 주체가 다르고 더욱이 기관 성격과 문화인식이 다르기 때문에 기획 아이디어를 추진해서 구현이 되려면 각 기관들과 모두 협의 과정이 필요하다. 이런 선례가 없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점도 있지만, 어떤 파격적인 기획보단 조금씩 끈기를 가지고 점진적으로 변화시키고 시도해 나가는 방법밖엔 없다.

 

문화역은 미술관, 박물관과는 다르다. 문화역은 모든 예술을 다뤄야 하고 관객 대상도 포괄적이다. 그러나 프로그램 하나로 모든 관객 계층과 그들의 이해와 관심을 다 담아 낼 수는 없다. 순차적으로, 프로그램별로 담아야 한다. 문화역은 복합문화공간으로서 서로 다른 성격의 문화와 예술이 동시에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문화시설과는 성격이 다르다.

 

4. 문화역서울 284 앞 광장에는 집회집단과 노숙인들이 있어 시민들이 문화역으로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 이점에 대해 개선 계획은 있는지?

문화역 주변 환경을 꼭 장점, 단점 문제로 볼 수 없다. 이런 환경 또한 문화역이 갖고 있는 현실이며, 전시 기획의 요소 중에 하나로 본다. 하지만 이 환경은 내가 예술감독으로서 예술프로그램으로 풀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서울시, 문화체육관광부, 코레일 등 관계기관들과 정책적 차원에서 문화역 앞 광장을 어떻게 성격을 규정하고 환경을 만들어 나갈 것이냐의 문제인 것이지, 문화역 안에서 벌어지는 문화콘텐츠만 가지고 그 부분을 바꿀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 문화역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모습은 우리 삶의 현실이다. 예술프로그램으로 바꿀 수는 없다. 바꾸려고 하는 것도 무모하다. 오히려 그 현실 그대로 인정하며 다양한 삶의 모습을 의미 있게 문화와 공존할 수 있을까를 모색해야 한다. 즉 노숙인들이 공간 주변에 있는 것이 현실이라면, 그들과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는지에 관한 프로그램을 찾는 것이다.

 

5. 문화역 RTO 공연장의 경우 개인적으로 공연에 집중하기 어렵다. 그 이유로 우선 기존 공연장과 구조가 다르고 옛 모습 그대로 보존된 공간이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이에 대한 의견은?

문화시설을 목적으로 설계된 공간과 문화역은 성격이 다르다. 여기는 못 하나 박기도 어렵다. 문화역은 문화재다. 물론 열린 복합문화공간을 추구하고 있지만 운영목표는 문화재 모습을 보존 · 유지하면서 공간 내부를 사용하는 것이다. 현재 문화재 안에서 당대 문화예술 행위가 펼쳐지는 건 국내에서는 처음이다. 공간이 상징하는 이미지가 강해서 그 안에서 예술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이것을 시민들에게 다가가도록 짠다는 게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도록 여러 각도로 모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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