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룡이 세상을 훔쳐본다./남겨둔 떡

장애의 한계를 극복한 기적의 하트하트오케스트라

草霧 2013. 6. 15.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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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 그들에게 첫 번째 친구가 되었습니다

장애의 한계를 극복한 기적의 하트하트오케스트라

 

시민리포터 조현정 | 2013.06.14

 

 

악기만 손에 거머쥐면 멋진 연주자로 탄생

 

[서울톡톡]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돈 버는 일도 아니고 밥 먹는 일도 아니고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라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각각의 얼굴만큼 다양한 각양각색의 마음을 얻는 일이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다면 마음을 꼭 닫고 살아가는 자폐성 장애인들의 마음을 얻기란 더더욱 어려운 일이 아닐까. 하지만 이들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은 오케스트라가 있으니 바로 하트하트오케스트라다.

 

2006년에 창단한 하트하트오케스트라는 60여 명의 발달장애청소년들로 구성되어 매년 30여 차례 공연한다.

 

과연 가능할까 싶었다. 지적인 능력과 의사소통에 심각한 어려움이 있는데 어떻게 오케스트라가 가능하며 수차례 공연할 수 있을까? 하지만 그것은 지나친 선입견에 불과했다.

 

영혼을 뿌리에서부터 완강하게 흔들어 놓을 수 있는 것은 음악이라고 했던가. 적어도 음악이라는 제한된 반경 안에서만은 그들의 소통이 날개를 활짝 펴고 있었다.

 

눈을 맞추지도 짧은 대화를 나누기도 어려운 발달장애인들이지만 악기만 손에 거머쥐면 어느새 놀랄만한 솜씨를 뽐내는 멋진 연주자로 새롭게 탄생한다.

 

악기가 손에 떨어지면 누군가의 도움이 꼭 필요한 연약한 이들이지만 연주할 때만큼은 강한 영향력과 생명력을 지녔다고나 할까? 그들의 연주는 언제나 듣는 이의 마음을 잔잔하게 울리고 있다.

 

"처음에는 시행착오가 많았죠. 집중력이 짧고 다소 산만하기 때문에 의자에 앉히는 것까지가 너무 힘들었어요. 지금은 너무 의젓해요. 2시간 동안 꼼짝도 안 하지요. 모차르트, 베토벤, 이렇게 어려운 곡도 소화하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베네수엘라의 엘 시스테마의 대표 오케스트라인 '카라카스 유스오케스트라'와 합동공연까지 했습니다. 올해 초에는 예술의 전당 대표 기획공연인 '11시콘서트'에 발달장애인으로서는 최초로 초청받아 2,000여 명의 관객들에게 감동의 하모니를 선사하기도 하였습니다"

 

하트하트오케스트라 문화복지사업부 정은주 팀장은 장애와 비장애는 '다르지 않다'고 이야기한다. 비장애인들이 열 번 해야 할 것을 우리 아이들은 천 번 만 번 하면 꼭 된다고 강조한다.

 

무엇보다도 아이들이 연주를 할 때는 몰라보게 집중력을 발휘한다며, 정팀장은 음악이 이들에게는 곧 생명인 것처럼 무한한 열정이 느껴진다고 말한다.

 

 

노력은 어느 누구에게도 외면당하지 않는다

 

음악적 열정만으로 오케스트라가 존재할 수는 없는 일. 오랜 시간 동안의 노력과 힘든 고통이 없었다면 아마도 지금의 하트하트오케스트라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최소 1,000번 이상의 연습을 거쳐 한 곡을 소화하지요. 비장애인들도 정신적·체력적으로 힘든 연습시간을 하루도 거르지 않고 꼬박 5시간 이상 연습을 하는 연습벌레들이에요. 그만큼 아이들이 음악을 좋아합니다"

 

무엇보다도 오케스트라를 시작하면서 아이들의 사회성이 많이 좋아졌다. 오케스트라는 그 자체로 작은 사회이기 때문에 발달장애 청소년들이 팀으로 일하는 법을 배우고 규칙을 지키고 자기 안의 충동을 조절하는 등 다른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데 필요한 사회적 기술을 배울 수 있었기 때문.

 

뿐만 아니라 발달장애청소년들이 자신의 장애를 넘어 탁월한 연주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의 메시지를 전하며 '장애인도 할 수 있다'라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 가고 있다.

 

이러한 모습은 기존의 복지모델을 뛰어넘어 문화를 즐기고, 문화를 통해 재활의 가능성을 찾아가는 새로운 영역의 복지모델을 제시하여 소외된 사람들에게 희망과 도전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고통 없는 성공은 없고, 노력은 어느 누구에게도 외면당하지 않는다고 했던가. '한계'라는 장애를 음악으로 극복한 하트하트오케스트라의 하모니가 더욱 아름답고 소중해 보이는 것은 단순히 장애를 극복한 연주가 아니라 그 안에서 항상 노력하고 최선을 다해 마지막까지 전진한 열정의 연주기이 때문인 것 같다.

■ 하트하트오케스트라의 '제1회 With Concert'
 ○ 일시: 2013년 6월 27일 오후 7시 30분
 ○ 장소: 하트리사이트홀(서울시 송파구 가락2동 149-16번지)
 ○ 관람안내: 전석무료, 전화로 신청을 바랍니다.(02-430-2000/내선7911)
  * 연주자: 발달장애청소년 플루티스트 김동균(발달장애2급) / 피아니스트 박진우 / 더블베이스 성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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