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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이 직접 만드는 `착한` 도시정원

草霧 2013. 5. 28.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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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이 직접 만드는 `착한` 도시정원

 

나만의 시크릿가든 (3) - 서초구 자원봉사센터 도시정원

 

시민리포터 허혜정 | 2013.05.27

 

[서울톡톡] 정원 문화가 발달한 영국에는 '정원이 없는 집에서 사는 것은 영혼 없이 사는 것과 같다'란 속담이 있다. 자연과 함께 어우러져 사는 이상향이 정원에서 이루어질 수 있기에 그런 말이 생겨난 것은 아닐까. <나만의 시크릿가든> 세 번째 시간, 주민들이 직접 만드는 도시정원을 허혜정 리포터가 찾았다. 더욱이 재활용품을 활용한 도시정원이라니 그 모습이 더욱 궁금하다.

 

 

서초구 자원봉사센터에서는 삭막한 도시에 꽃과 식물을 통한 힐링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우리 동네 정원 만들기'를 기획 · 운영하고 있다. 특히 우리 동네 정원을 외부 전문가에게만 맡길 것이 아니라 지역 주민(자원봉사자)들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며 참여할 수 있도록 도시정원사 양성과정을 운영하여 총 27명의 도시정원사를 배출하였다.

 

이들 도시정원사들은 '우리 동네 정원 만들기'에 리더로 참여하여 정원 조성을 신청한 각 동주민센터와 기관에 정원 만들기를 진행, 지금까지 도시정원 1호와 2호가 탄생하였다.

 

도시정원 1호는 3월 29일 길마중1교(한남대교 남단 사임당길과 서초대로 보도 육교)에 조성되었다. 여러해살이꽃 등 다양한 식물 파종이 담긴 화분 20개를 배치했다. 정원이 조성된 이후에도 자원봉사자들의 꾸준한 정원 관리가 이뤄져 걷고 싶은 거리로 지역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도시정원 2호는 4월 25일에 방배3동 남부순환로 296길 입구 주변에 조성되었다. 이곳은 보기 흉한 자투리땅을 밝고 아름다운 정원으로 만들기 위해 노란색 금계국과 코스모스 등으로 꾸며 편안함과 밝은 이미지의 도로정원으로 재탄생했다.

 

 

그리고 드디어 5월 24일, 도시정원 3호가 방배본동 주민센터에 만들어졌다. 도시정원 3호는 이곳 주민센터 옥상에 '재활용 옥상 텃밭 만들기'로 진행되었다.

 

오전부터 방배본동 주민센터 지하로 봉사자들이 모여들었다. 5월 3일부터 3주 동안 진행된 도시정원사 공부를 위해서다. 5월 초여름 문턱으로 가는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더위를 잊은 채 주민 스스로 어떤 재활용품을 활용하여 텃밭을 만들지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 결과 서래 마을 와인 바에서 받은 예쁜 나무 와인 박스는 훌륭한 화분으로, 경주에서 공수해 온 버려진 현수막은 봉사자들 스스로 한 땀 한 땀 바느질을 하여 멋스러운 화분으로 재탄생시켰다. 특히 식물 이름을 쓴 팻말 재료는 우리가 쉽게 한번 먹고 버리는 아이스크림 숟가락을 활용, 그 아이디어가 돋보였다.

 

 

큰 고무 박스 두 개는 도시 텃밭이라는 문구로 예쁘게 단장하였다. 하나는 빗물을 받아 담아 놓는 빗물받이 통으로, 다른 하나는 식물 쓰레기를 한데 모아 놓는 거름통으로 만들어 언제든지 주민이 관리할 수 있게 하였다.

 

옥상 텃밭 만들기 작업은 주민 손끝에서 정성스럽게 시작되어 약 두 시간여에 걸쳐 완성되었다. 이곳 텃밭에서 키운 채소는 동네 독거노인 또는 필요로 하는 주민에게 아낌없이 나누어 줄 예정이다. 다음 주면 벌써 상추는 수확해야 한다고 말하는 봉사자의 얼굴에는 파릇한 상추처럼 싱그러운 미소가 한 가득이었다.

 

 

서초구 '우리 동네 정원 만들기'는 주민들이 스스로 참여하고 직접 가꾸는 정원 만들기 과정 속에 도시 경관뿐만 아니라 지역 공동체까지 건강하고 아름답게 조성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그저 꽃과 풀을 심는다고 친환경적인 정원은 아닐 것이다. 자원이 순환이 되는 정원을 만드는 것, 여기에 그 수확의 기쁨까지 이웃들과 함께 나눈다면 이것이야말로 정말 친환경적인 '착한' 정원이 아니겠는가. 앞으로도 이러한 도시정원이 4호, 5호 계속해서 이어져 서울이 활짝 꽃을 피우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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