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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축제로 통(通)하다

草霧 2013. 5. 28.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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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축제로 통(通)하다

마을공동체 축제 현장을 가다 ③ 마포구, 강북구

 

시민리포터 이나미 외 1명 | 2013.05.27

 

[서울톡톡] <마을공동체, 축제 현장을 가다> 세 번째 시간. 마포구 아트페스티벌 'Someday Festa'를 이나미 리포터가, 강북구 '2013 마을 성인식 한사발(한발짝 사회를 향한 발걸음)'을 박분 리포터가 찾았다. 두 마을축제는 지역민과의 문화적 소통을 시도하는 축제로 서울톡톡이 그 소통에 잠시 귀 기울여 보았다.

 

 

상수 · 당인동 아트페스티벌 'Someday Festa' | 시민리포터 이나미

상수 · 당인 아트페스티벌 'Someday Festa'은 40여 곳의 카페, 참기름집, 세탁소, 여관 등이 직접 준비한 공연, 전시, 벼룩시장, 퍼레이드, 골목놀이 등을 통해 상인 및 지역민들이 정서적인 유대감을 갖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그리하여 현재 상가임차보호법의 한계를 넘어서고 오랫동안 함께 더불어 사는 골목문화를 안정감 있게 성장시키는 것이 이차적인 목적이다.

 

상수동 동네 한 바퀴

 

5월 25일 토요일 오후 1시. 상수동 4번 출구 앞을 가득 메운 시민들. 이들은 상수 · 당인동 지역 명소를 가이드와 함께 둘러보는 '동네 한 바퀴'란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 모였다. 본 리포터도 그 틈에 끼어 동네 한 바퀴를 돌아보았다.

 

버거의 미학(味學)을 보여준다는 아울스덴 수제햄버거 가게를 지나 바로 뒤에 있는 공장 가건물로 이동했다. 공장 안으로 들어 온 시민들은 가건물 내부 가운데에 자리한 100년 넘은 보호수를 보고 놀랐다.

 

"이곳이 (상수동의) 숨은 명소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건물 안에 들어오니 또 다른 마을이 펼쳐지는 느낌, 다른 곳에서 보기 힘들죠. 이 나무가 그대로 있는 건 이곳이 원래 동산이었기 때문이에요. 동산을 평지로 깎은 후, 집들이 모였고 또 그 앞에 가건물을 세운 것으로 보입니다. 원래 삼성전자 기판공장이었다가 작가창작 스튜디오로, 지금은 다시 공장이 되었습니다."

 

공장에 이어 골목 중간쯤 위치한 '의성참기름' 가게 앞에 당인리 부녀회가 운영하는 '손맛주막'에 도착했다. 그 옆으로 '로스더마스터즈 바이신기욱'이란 커피 로스팅 가게가 자리하고 있었다. 깨를 볶는 참기름 가게 옆 커피를 볶는 로스팅 가게. 도통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가지 냄새가 절묘하게 어우러지며 후각을 자극했다. 마치 지금의 상수동의 모습을 대변하고 있는 듯이...

 

 

프로그램 마지막 코스인 '서울화력발전소' 맞은편 공원에 모두 멈춰 섰다. 발전소는 1930년대 지어진 국내 최초 근대식 화력발전소로 지금도 옛 모습 그대로다. 가이드는 발전소에서 복합예술공간으로 태어난 영국의 테이트모던미술관처럼 이 발전소도 한국형 테이트모던미술관이 될 날이 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현재 상수, 당인, 연남, 망원으로 홍대 문화가 퍼지고 있는데 이 현상에 대해서 가이드는 이렇게 말했다.

 

"홍대만의 문화가 많이 사라졌죠. 문화를 향유하던 곳에서 이윤을 추구하는 곳이 되면서 지역 특성이 사라졌어요. 그 대표 사례가 바로 신촌입니다. 홍대 역시 제2의 신촌이 되려합니다. 해마다 축제를 여는 건, 바로 예전의 홍대 문화를 지키는데 있습니다."

 

일상이 축제다, '썸데이 페스타'

오늘 가이드를 맡은 썸데이 페스타 총괄기획자 김남균(그문화 갤러리) 대표는 이번 축제에 대해 '일상'을 강조했다. 그가 말한 '일상'엔 많은 것이 담겨있었다.

 

"일상 자체가 바로 예술입니다. 예술은 이 일상을 담아내고 발견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실제 우리 일상은 생각보다 단순하지만 이 하루하루가 모여 인생이 완성됩니다. 일상을 초라하게 느낀다면 막연히 성공, 글로벌 등 뭔가 거대한 걸 요구한데서 비롯된 게 아닐까요. 인생을 완성하는 건 여러 모습이 있습니다. 그래서 가공되지 않은 일상 속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게 이 축제입니다."

 

이어 김 대표는 이번 축제에서 삶, 행복, 동네 이야기를 끌어내보고 싶다고 전했다.

 

 

"(상수동 골목에 위치한) 30년 된 방앗간과 이발소는 물론, 가게 안에 있는 오래된 기계도 세월이 담긴 고급문화입니다. 우리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모습조차 예술이죠. (이 축제에서) 그저 제 역할은 상수동 골목에 조명을 비춘 것뿐입니다."

상수동에서는 밥집, 숯불갈비집, 이발관, 헤어샵들이 갤러리가 되고, 주차장은 대관료 없는 공연장이 된다. 상수동에서 이런 풍경들은 자연스러운 일상이다.

 

한편 올해 썸데이페스타에 이색적인 프로그램이 눈에 들어왔다. 바로 '상가임차보호법'(이하 상임법) 간담회. 알고 보니 이 상임법은 축제와도 밀접하게 연결되었다.

 

김 대표는 현재 법 조항 중 일부는 보완이 필요함을 주장했다. 임대인 중심으로 이뤄진 조항은 결국 임대료 상승을 부추기고 이는 결국 예술종사자들이 다른 터전을 찾는 상황이 초래된다고 밝혔다.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지역의 고유한 문화가 깨진다는 것.

 

"(이 문제에 관해) 시민들의 관심을 유도하여 법 조항 중 문제가 되는 점은 개선하고 싶습니다. 이를테면 전세의 경우 3억 원까지만 보호를 제한하고 월세는 보증금 5,000만 원에 월 250만 원까지만 보호하는 조항이 있습니다. 쉽게 말해 300만 원이하인 임차인은 만일 세가 밀려도 적어도 5년 동안은 쫓겨나지 않고 장사를 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문제는 이 조항이 월 300만 원 이하만 보호받고 그 이상으로 세를 내는 임차인은 보호를 받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한편 세가 계속 오른다면 당연히 자영업자의 노동시간은 길어지고 결국 이는 삶의 질 저하로 이어집니다."

 

지역의 고유한 문화를 지킨다는 건 국가의 새 동력 산업인 예술콘텐츠를 높이는 길이라고 김 대표는 강조했다.

다양한 문화적 경험을 통해 언제든 '일상'을 탈출 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더 이상 '축제'는 '비일상적'인 문화적 이벤트가 아니다. 축제는 일상과 전혀 다른 일상과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을 보완해 주는 것이 되었다. 이런 의미에서 상수 · 당인동 마을 축제는 참으로 신선하고 지역 축제를 바라보는 또 다른 시각을 갖게 해주었다.

 

지역 고유의 문화를 사랑하는 공동체와 지역민이 함께 만들어가는 이른바 생활밀착형 복합예술문화축제 상수 · 당인동 '썸데이 페스타', 그 다섯 번째 일상 속 새로운 이야기를 기대해본다.

 

2013 마을 성인식 한사발 | 시민리포터 박분

5월부터 매월 넷째 주 토요일, 강북구청 앞 차 없는 거리에서 '강북마을장터'가 열린다. 마을 기반의 문화예술단체 및 문화동아리, 소모임 등 50여개의 다양한 그룹들이 두루두루 모여 각자 저마다의 소소한 가치를 진열하는 지역 기반의 문화축제이다.

 

마을문화장터 '탈탈탈'

 

 

지난 5월 25일 오후 2시 30분, 장터가 들어선 강북구청 앞 차 없는 거리에 수많은 인파로 북적였다. 장터 이름은 '탈탈탈'. 탈지역, 탈세대, 탈문화를 의미한다하였지만 선뜻 이해가 가질 않았다. 궁금증에 우선 장터를 한 바퀴를 돌아보기로 했다.

 

장터 초입 '무인가게'의 등장부터 이 장터가 일반 장터와는 아주 다름을 예고하고 있었다. 장터 도우미 최지희 씨(20)가 가게 이용 방법에 대해 상냥하게 설명해주었다. 머리핀을 사고 싶은데 500원이 적당한 가격이라고 생각하면 메모지에 그 값을 적어 모금함에 돈을 넣으면 된다고 했다. 즉 소비자가 값을 책정하는 방식이다. 게다가 물건 값으로 꼭 돈이 아니어도 쌀도 좋고 그 어떤 물품을 놓고 가든 자유란다. 이런 무인가게 경험은 처음이라 조금은 어리둥절했지만 그 발상만은 정말 벼룩이 튀는 것처럼 톡톡 튀고 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톡톡 튀는 행사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아이돌 댄스로 청중을 사로잡는 중학생들의 무대가 펼쳐지는가 하면 연예인 MC 못지않은 청소년 토크쇼도 진행되고 있었다. '사람 책 도서관'이란 이색부스도 있었다. '사람 책 도서관'은 말 그대로 사람이 책이 되는 도서관으로 런던에서 시작된 문화운동이란다. 책(사람)과 마주앉아 대화를 나누며 그 사람의 인생을 읽는 방식이다. 5월의 사람 책은 삼각산 재미난 학교 교장 이상화 씨가 맡았다. 본 리포터도 신청했으나 대출시간이 30분으로 긴 데다 신청자가 많아 해보지 못해 아쉬웠다.

 

차 없는 거리를 따라 죽 이어진 장마당 좌판엔 청소년 장꾼들이 유독 많았고 물건 값을 흥정해 사고팔기보다는 서로 얘기를 나누고 즐기는 요소가 더 강했다. 거리음악공연, 노래자랑 등 지역민과 청소년들이 어우러진 '뽐장'도 열렸다.

 

한발짝 사회를 향한 발걸음, 한.사.발

 

 

장터의 하이라이트는 마을 성년식 '한사발'. 폐현수막으로 만든 의상을 입고 이제 막 20세가 된 청년들이 등장했다. 청소년들의 기발한 발상에 장터에 모인 사람들이 큰 환호와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아들의 성인식을 여러 주민들 앞에서 축하해 주고 싶다는 김성훈 씨(52)는 감격에 겨운 목소리로 "하늘이가 건강히 자라 스무 살이 되었습니다. 몸과 함께 마음도 성숙해져 참된 자신의 길을 찾아 나가길 바랍니다"라며 아들 김하늘 씨를 꼭 껴안아 주었다. 우리은행 광희동 지점 은행원으로 근무하는, 무인가게를 소개했던 장터 도우미 최지희 씨도 "자신의 학창시절을 올곧게 이끌어 준 '품 청소년문화공동체'에 감사를 드린다. 항상 감사할 줄 아는 어른이 되고 싶다"고 말하며 꿈에 부푼 성인식을 마쳤다.

 

'강북마을문화장터 탈탈탈'은 청소년 문화활동의 터전을 마련하고 청소년 동아리의 문화예술 지원을 통해 건전한 청소년문화를 형성하고자 마련된 강북청소년문화축제가 그 효시로 마을에서 1998년부터 청소년문화활동을 펼쳐온 '품 청소년문화공동체(대표 심한기)'가 주관하고 마을공동체와 주민들의 참여로 이루어진다.

 

시장의 개념을 완전 뒤바꾼 이 개성 강한 장터의 탄생 배경을 품 청소년문화공동체 이상섭 팀장에게 자세히 들어봤다. "청소년들이 기획한 장터입니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나누는 '한뼘장'과 온갖 종류의 창작물, 이야기를 판매 · 교환할 수 있는 솜씨나눔장 등 지역과 세대, 문화를 초월해 온 동네 사람들이 함께 모여 즐기며 나눌 수 있는 장터죠." 이 팀장은 "청소년들이 기획한 문화장터가 비록 세련되진 못하더라도 풋풋한 꿈이 서린 만큼 앞으로 지역주민들과의 함께 교감하면서 장터를 통해 마을이 성숙하게 영글어 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강북마을문화장터는 오는 10월까지 매월 넷째 주 토요일마다 열릴 예정이다. 문화장터 참여신청은 매월 셋째 주 월요일까지 품 청소년문화공동체 홈페이지(www.pumdongi.net)를 통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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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 : 02-999-98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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