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미술관 이색공간 '빈집'에서 열리는 데이트 프로젝트 ‘통의동 데이트’

 

미술관이랑 데이트 하실래요?

대림미술관 이색공간 '빈집'에서 열리는 데이트 프로젝트 ‘통의동 데이트’

시민기자 채경민 | 2014.02.07

 

서울톡톡] 지역 주민들의 눈으로 바라본 서촌은 어떤 모습일까? 유명 작가들의 작품이 도도하게 전시되어 있을 법한 공간에 주민들의 작품들이 빼곡히 들어찼다. 대림미술관 옆 이색공간 '빈집'에서 열리고 있는 <데이트 프로젝트 : 통의동 데이트> 얘기다.

'데이트(DA+E) 프로젝트(Daelim Museum Art + Education Project)'는 대림미술관이 지역 주민들과 함께 소통하기 위해 기획한 지역 연계 프로그램으로, 2010년 처음 시작됐다. 지역 주민들이 주변의 소재를 활용해 직접 작품을 만들고 전시하면서 문화예술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도록 돕는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행사다.

이번 전시는 지역 주민들이 지난해 2월부터 12월까지 기록한 서촌의 모습을 보여준다. 1부와 2부로 나누어 진행되는데, 11일까지 열리는 1부에는 배화여고, 풍문여고, 중앙중학교, 경복고등학교 등 지역 청소년 87명이 만든 700여 점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인왕산 동쪽, 경복궁 사이에 작고 오래된 동네가 만들어 낸 소박하고 정겨운 풍경이 사진, 영상, 일러스트, 설치 등 다양한 작품으로 탄생해 관람객을 맞는다.

전시장 입구에 들어서면 서촌 동네 지도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학생들이 골목 곳곳을 직접 걸으며 중요한 장소를 사진으로 찍어 만들었다. 2층에 마련된 전시 공간에는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헌책방인 '대오서점'과 서촌 여행의 필수 코스로 꼽히는 '통인시장'을 콜라주(collage)기법으로 제작한 설치물이 전시되어 있다. 학생들이 직접 촬영하고 편집한 서촌 영상물도 모니터를 통해 상영된다.

전문 작가의 작품이 아니다보니 간혹 미숙한 부분이 보이기도 하지만 얕잡아 보는 건 금물이다. 오랜 시간 서촌을 터전으로 살아 온 주민들이 포착한 일상성에는 설렘과 긴장, 고독 등 다양한 감정들이 고스란히 묻어 있어 프로들의 작품에서는 느껴지지 않는 또 다른 감성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이곳을 찾았다는 김민석(33, 회사원)씨는 "지역 주민들의 작품이어서 훨씬 더 친숙하게 느껴졌다"며 "서촌의 현재 모습이 오래된 전시 공간과 맞물리면서 만들어 내는 독특한 느낌이 인상적이었다"고 관람 소감을 밝혔다.

전시 기간 동안 펼쳐지는 다양한 부대행사도 주목할 만하다. 서촌 여행 작가 설재우가 들려주는 '서촌 이야기'를 시작으로 17일 오후에는 모던록밴드 보드카레인의 기타리스트의 콘서트가 열리고, 헌책을 새로운 책과 교환하는 '헌책 교환 이벤트'도 11일까지 열린다. 특히 눈길을 끄는 행사는 아티스트 구민자와 함께하는 '동네 맞선'. 7일 오후 7시에 열리는 이 행사는 서촌에 거주하거나 근무하고 있는 30대 미혼 싱글 남녀 30명이 모여 짝을 찾는 이색 프로그램이다.

15일부터 23일까지는 2부 전시가 열린다. 지역 대학생과 인근 지역 직장인 31명이 서촌을 돌며 촬영한 사진 등 작품 500여 점이 선보일 예정이다.

한정희 대림미술관 교육문화팀장은 "프로젝트를 통해 예술에 대한 관심은 물론 동네에 대한 자긍심까지 높아졌다는 주민들이 많아졌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지역주민들과 소통하며 만날 계획"이라고 말했다.

 

■ 대림미술관 <데이트 프로젝트 : 통의동 데이트>  ○ 1부 2014년 2월 3일(월) ~ 2월 11일(화)  ○ 2부 2014년 2월 15일(토) ~ 2월 23일(일)    - 장      소 : 대림미술관 이색공간 '빈집'    - 운영시간 : 오전 10시~오후 6시    - 전      화 : 02-720-0667    - 홈페이지 : https://www.daelimmuseum.org   - 입 장 료 : 무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