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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속 서울의 맛, 서울김치

草霧 2013. 12. 26. 10:46

 

 

 

 

[ 문화 & 건강 이야기 ] 세계 속 서울의 맛
세계 속 서울의 맛
김치는 우리나라 식탁에서 빠져선 안 될 중요한 반찬이자 가장 상징적인 한국음식이다. 점차 사라져가는 옛 풍습들 속에서 ‘김장’은 여전히 그 자리를 굳건히 하고 있다. 김장철이면 지금도 전국 가정에서 각 지역의, 또 집안 풍습에 맞는 재료로 김장을 담그며 아직도 많은 가정에서 서로 김장을 돕는 ‘품앗이 문화’도 이어가고 있다. 초겨울, 배추로 김장을 담가 이웃과 나누는 이 ‘김장문화’는 최근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됐다. 우리의 자랑스러운 식문화가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글_정희선 교수(숙명여자대학교 전통문화예술대학원)
삼삼한 맛의 서울김치
서울김치
시판 김치의 판매량이 점차 늘어가고 있다고는 하나 아직까지 김치만은 손수 담가먹는 집이 많다. 옛날 전통 장맛이 그러했듯 김치도 집집마다, 지역마다 다른 맛을 내는데 이는 같은 재료라도 집집마다 전해져 내려오는 조리법에 따라 양을 달리하기 때문이다. 또 지역에서 많이 나는 농산물로 만들기 때문에 다른 음식보다 지방색이 더 짙게 나타난다. 젓갈과 고춧가루, 마늘을 많이 쓰는 남쪽지역과 달리 북쪽지역은 고춧가루와 양념 사용을 줄이고 북어 등으로 고아 만든 국물을 부어 김칫국물이 자작하도록 담근다. 한반도 가운데에 위치한 서울은 북쪽과 남쪽김치의 중간단계로 약간의 김칫국물, 그리고 너무 과하지 않은 젓갈과 소금의 사용으로 슴슴한 맛을 낸다. 빛깔도 붉은색이 선명한 남도김치와 연한 고춧물 빛을 띠는 북쪽의 중간으로 연한 고춧가루 빛깔이 아름답다. 젓갈은 주로 새우젓, 조기젓, 황석어젓을 쓰며 부재료로 굴, 새우 등의 약간의 해물을 넣기도 한다.
정갈한 서울김치 궁중김치와 닮은 꼴, ‘송송이’가 대표적
다른 양반음식과 궁중음식이 맥을 같이하듯 서울김치는 조선시대 궁중김치와도 일맥상통한다. 궁중에서도 다른 서울 김치처럼 새우젓과 조기젓, 황석어젓을 사용하고 너무 짜거나 맵지 않게 김치를 담가 먹었다. 다만 수라상에 올라가는 음식이므로 일반 반가 음식보다 더 정갈하게 만든 것이 특징이다.
김치의 명칭 또한 반가나 일반 백성들과는 차이가 있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송송이’다. ‘송송이’는 궁중에서 깍두기를 이르는 말로 평범한 깍두기보다 약간 크기가 작다. 궁중에서는 거센소리나 된소리 발음, 입을 크게 벌려야 하는 발음을 지양했는데 그렇기 때문에 깍두기도 ‘송송이’라는 아름다운 이름을 갖게 됐다.
다양한 서울김치의 매력
서울김치
서울김치는 모양이 아름답고 담백한 맛을 자랑한다. 이중 아름답기로는 ‘보김치(보쌈김치)’를 따라갈 만한 것이 없다. 보김치는 절인 배춧잎에 낙지, 전복 등의 해산물과 표고버섯, 석이버섯, 무, 배추 등의 채소를 넣고 싸서 담금 김치로 사용되는 재료가 귀하고 맛이 좋아 궁중에서도 즐겨 먹었다. 삶은 꿩고기와 국물을 동치미에 섞는 꿩김치나 삶은 닭살을 깍두기 섞는 ‘닭김치’도 서울, 경기도 지방의 향토 김치다. 잎새김치라는 예쁜 이름으로도 불리는 ‘무청김치’는 절인 무청에 액젓과 찹쌀가루, 다진마늘, 생강, 고추씨 그리고 멸치가루를 섞어 버무린 것이다. 이외에도 석류를 닮은 ‘석류김치’, 무를 살짝 삶아 담가 치아가 부실한 노인들에게 좋은 ‘숙깍두기’가 서울에서 많이 담가 먹던 김치들이다. 김치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고춧가루가 전혀 들어가지 않은 김치로는 시원한 맛이 특징인 ‘백김치’와 고춧가루 외에도 소금과 젓갈을 전혀 쓰지 않고 간장으로 담근 김치인 ‘장김치’가 있다.
김치로 만든 요리도 있다. 서울에서는 김치밥, 김칫국, 김치죽 등의 김치요리를 만들어 먹는데 이중 송송 썬 김치와 양념한 쇠고기를 볶다가 불린 쌀을 넣어 만드는 김치밥은 겨울철 별미로 손꼽히며 서울 뿐 아니라 황해도 지방 등 북쪽지방에서도 즐겨 먹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서울김치의 명품재료는 방아다리에서
요새는 해남이나 강원도 고랭지의 배추가 김치용 재료로 이름이 높지만 조선시대에 이름 높은 배추산지는 바로 서울, 방아다리였다.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에는 “배추를 제일 좋은 것을 얻어야 하는데 그중 좋은 배추는 서울 안에서 이름난 방아다리(종로구 충신동)나 훈련원(동대문)것이 제일이요 다른 곳 것으로는 이 두 군데 당할 배추가 없나니”라고 하였다. 새우젓은 서해 해산물의 집성지인 서울 마포나루에서 주로 공수됐다. 현재 마포나루는 번성하던 김장철 새우젓 시장을 추억하며 올해로 6년째 매년 마포나루 새우젓축제를 열고 있다.
먹을수록 건강해지는 김치의 효능

대표 김치의 영양성분

그간 여러 연구를 통해 김치의 영양학적, 의학적 효능이 입증됐다. 채소를 사용해 담그므로 각종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하고 젓갈을 넣기 때문에 질 좋은 단백질도 함유하고 있다. 숙성과정을 통해 생기는 젖산균은 배변활동과 피로회복을 돕는다. 항산화 효과도 뛰어나서 노화를 지연시키며 항암, 항비만, 면역 활동 증진효과도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김치가 건강에 좋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지만 하나 걸리는 것은 김치를 짜게
담글 경우 나트륨 섭취가 많아질 수 있다는 점. 보통 소금을 김치 전체 무게의 5%
정도 넣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2% 이하로 낮추는 것이 건강을 위한 길이다.
따라서 과거 전통적 김치의 절임수를 만들 때 물 1ℓ에 소금을 100~120g까지 넣어
줬다면, 저염김치를 만들 때는 소금을 40~60g으로 대폭 줄여 넣어준다.



* 저염김치 핵심비법
① 절임 수의 소금을 1/2~1/3로 줄여 담근다.
② 절임 시간을 1.5~2배 정도 늘린다(6~12시간).

tip. 계절, 절임장소의 실내온도,
절임 시 물의 온도에 따라
차이가 많으므로 중간에
체크해가며 절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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