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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생활로 멋있게 고양되는 은퇴후 삶 / 내년 IT시장 스맥이 대세

草霧 2013. 12. 3. 10:56

 

 

 

 

여가생활로 멋있게 고양되는 은퇴후 삶

우재룡 한국은퇴연구소장 서울 은퇴자협동조합 이사장


 은퇴후 삶을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재산보다는 취미여가, 자원봉사와 같은 활동이 필요하다. 자신의 영혼을 자극하는 이런 활동이 없다면 은퇴후 삶은 그저 연명하는 수준을 벗어나질 못한다. 등산, 산책, 여행, 골프, 악기연주만으로는 결코 은퇴생활에 행복을 채우질 못할 것이다. 우리는 쉴 줄 모르는 문화를 가지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랜 시간동안 근로를 한다. 하지만 생산성은 선진국에 비해 절반에도 미달할 정도로 낮다. 일을 하는 것인지 노는 것인지 구분이 잘 안 되는 상황이 기업 내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제대로 놀지 못하고, 제대로 일하지도 못하는 이런 현상이 왜 해결되지 않고 지속될까? 그것은 우리 사회의 오래된 문화로 해석할 수 있다. 이태규가 쓴 ‘한국인의 의식구조’를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자면서 일하고, 일하면서 논다고 말하고 있다. 여가와 일을 엄격하지 구분하지 않는 문화가 우리의 전통이었다. 그래서 여가활동은 제대로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할 수 있다.

 오랫동안 우리 사회에 일은 자신의 여가활동마저 해결해주는 중요한 도구였다. 그 결과 은퇴 전에는 자신에게 어울리는 멋진 여가활동을 찾아내지 못하고 있으며, 은퇴 후에도 여가보다는 직장을 계속 다니고 싶어하는 이유가 된다. 대부분의 중장년들이 은퇴후 삶을 새롭게 시작하는 도구로 여가활동을 생각하지 못하는 이유도 이런 점에 기인한다.

 문화관광부의 여가백서에 따르면 우리국민들은 지난 한해동안 여가활동은 TV시청, 산책, 낮잠, 찜질방, 음악감상과 같은 휴식(59.3%)을 가장 많이 하고 있다. 그 다음으로는 쇼핑, 외식, 인터넷검색, 등산, 음주, 게임, 독서, 낚시와 같은 취미오락(20.9%)를 선호하고 있다. 그 밖에 스포츠나 문화예술과 관련된 여가활동은 그다지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 않다.

 이런 우리국민들의 여가활동을 은퇴설계 시각에서 평가해 보면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발견할 수 있다. 휴식 위주의 여가활동으로는 은퇴후 삶을 충족시키기 부족하다. 그리고 대부분의 취미오락 역시 쇼핑, 등산, 낚시 등과 같이 가벼운 활동 위주로 이루어지고 있다. 여가를 적극적으로 추구해야 자아실현이나 사회활동으로 연결할 수 있지만, 현재는 지나치게 가벼운 차원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외국에서는 은퇴 후에는 여가활동을 자원봉사로 연결하거나 창업으로도 활용하기도 한다.

 로버트 스테빈스교수에 의하면 여가란 일상적 여가(casual leisure), 진지한 여가(serious leisure)로 구분된다. .

가벼운 여가란 다음과 같은 세가지 요소를 포함하는 것을 말한다.

   ● 여가를 즐기기 위해 특별한 훈련이 필요하지 않으며

   ● 즉각적이고, 내적인 보상을 제공하지만

   ● 상대적으로 단시간의 즐거움만을 제공하는 활동

 여기에는 잡담, TV시청, 산책, 낮잠, 독서, 운동, 등산과 같이 즐기기 위해 많은 노력이 들지 않는 활동들이 포함된다. 비교적 단순하며, 짧은 즐거움에 초점을 둔다.

 이에 반해 진지한 여가는 다음과 같은 요소를 가진 여가활동을 말한다.

   ● 상당한 노력과 난관을 극복하는 노력이 필요

   ● 장시간 지속되는 만족감을 얻음

   ● 사회봉사, 타인과 교류, 사업으로 연결될 정도로 확장됨

 진지한 여가는 지식, 기술, 경험을 획득하고 표현하는 과정에서 일정한 경력을 갖게 되는 여가활동을 말한다. 주로 아마추어, 애호가, 자원봉사자들에 의해 이루어진다. 상당히 실질적이고 흥미롭고 성취적인 행동들이 포함된다. 따라서 완전한 프로수준이 될 수 있도록 어렵게 여가활동을 배우고, 이를 다시 남에게 알려주거나 사회에 봉사하는 도구로 사용될 정도의 의미있는 여가활동을 말한다

 은퇴후 적절한 수준으로 가벼운 여가를 즐기면서, 하나 이상의 진지한 여가를 깊이 있고, 만족스럽게 추구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진지한 여가일수록 삶의 질이 높아지고 삶의 의미를 발견하며 행복하는 경향이 강하다. 현재 우리나라 중장년층들이 즐기는 여가활동은 너무 가볍다. 게다가 악기연주, 사진, 여행, 골프와 같은 특정 분야에 쏠려있다. 이미 고령화가 상당히 진행된 유럽과 북미에서는 은퇴자들은 진지한 여가활동를 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오랜 시간동안 학습하거나 배워서 관련 자격증을 딴다든지, 여러 사람들에게 봉사하거나 코칭하는 등 자기계발과 사회참여를 가미하는 활동을 지향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제 본격적인 고령사회를 맞이해서 좀더 진지한 취미여가 위주로 은퇴생활의 질을 높여야 하는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지금부터라도 은퇴후 삶을 행복하게 만드는 여가계획(leisure planning)을 세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