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와 부여가 청계천에 등을 띄운 사연2013 서울등축제에 참여한 ‘공주’와 ‘부여’의 백제 이야기
[서울톡톡] 한성을 거쳐 웅진, 사비로 세 차례 도읍을 옮기며 화합의 문화를 일구어낸 백제. 그 찬란했던 역사가 서울 청계천에서 등으로 되살아났다. 웅진백제 공주, 사비백제 부여, 한성백제 서울이 청계천에서 빛바랜 역사를 빛으로 다시 태어나게 한 셈. 2013 서울등축제에 참가한 공주시와 부여군 관계자를 만나 참가 배경, 소감 및 백제 역사 이야기를 들어봤다.
백제 문화전도사가 된 전통한지등 "지난 4월, 서울시에서 백제 700년 역사를 주제로 개최되는 등축제와 관련하여 참여 요청이 있었습니다. 공주시에서도 해상강국 대백제의 역사를 알리는데 함께하고 싶어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공주만의 특색이 있는 백제 유물(무령왕릉 발굴 국보, 보물), 백제 설화를 유등을 통해 알림으로써 공주를 홍보하고, 2014년 '제60회 백제문화제'에는 서울시에서 참여함으로써 서울과 지역이 연계하여 상생하는 축제를 만들고자 합니다."
"부여는 백제의 마지막 수도로서 곳곳에 많은 역사적 애환과 유적들이 산재해 있고, 그 문화유산을 계승하기 위해 백제문화제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1955년 4월, '백제대제'라는 이름으로 지역유지들이 뜻을 모아 민간주도로 출범하여 올해로 59회를 맞았으며, 백제문화제의 일환으로 서울등축제에 참여한 것입니다."
공주시 관광과 축제담당 조관행 씨와 부여군 문화관광과 문화축제담당 황범진 씨의 설명이다. 2013 서울등축제 주제 전시에 함께 참여한 공주시와 부여군은 서울과 함께 백제의 도읍지였던 곳이다. 현재 충청남도에서는 공주와 부여를 중심으로 백제문화제를 개최하고 있다. 백제문화제는 해마다 150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다녀가는 대표적인 지역 축제이다. 백제문화 유적과 연계한 다양한 전시 체험프로그램은 물론이고, 전시·공연·예술 프로그램, 퍼레이드 추모제, 학술회의 등 100여 개의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선보이고 있다. 2013 서울등축제에 참가한 공주시와 부여군의 등들은 바로 지난 2013년 9월 28일부터 10월 6일까지 열렸던 '제59회 백제문화제'에서 선보였던 전통 한지등이다.
무령왕이 전하는 웅진백제 이야기 공주시는 백제의 두 번째 도읍지인 웅진이 있었던 곳이다. 서기 475년, 고구려에 의해 한성이 함락되자 웅진으로 도읍을 옮긴 것. 이로부터 사비로 도읍지를 옮기기 전까지 약 60년 간을 웅진백제시대라 한다. 당시 개방적이며 선진적인 백제문화는 무령왕릉에서 출토된 유물들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무령왕릉은 1971년 7월, 송산리고분군 6호 무덤 배수를 위한 굴착공을 하던 중 우연히 발견된 왕릉이다. 제25대 무령왕과 왕비의 능으로 많은 국보급 유물들이 발견되었다. 그간 남겨진 자료와 유물들이 턱없이 부족하여 알려지지 않았던 백제의 문화가 이로써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게 됐다.
공주시는 지난 제59회 백제문화제 기간에 무령왕 탄생설화 6점과 백제 무령왕릉 유물로 유등을 제작해 공주시 금강에서 선보였다. 디자인 공모을 통하여 우수작품을 선정하고 이동과 설치, 관리를 위하여 크기와 재질을 고려해서 제작, 공산성과 금강대교의 아름다운 빛과 조화를 이루도록 설치했다. 이 중 무령왕릉 출토 유물들을 재현한 등들이 이번 서울등축제에서 선보였다.
사비백제의 섬세한 예술혼이 담긴 금동대향로 부여군은 538년부터 660년까지 120여 년 동안 백제의 도읍지였던 사비가 있었던 곳이다. 안정적인 기반을 닦은 백제 성왕이 체제를 정비하고 백제의 중흥을 이룬 곳이기도 하다. 2013 서울등축제에서는 사비백제 시대를 대표하며, 섬세하고 세련된 문화상을 엿볼 수 있는 금동대향로를 등으로 만날 수 있다.
국보 제297호인 금동대향로는 왕들의 묘역이 있던 부여 능산리 절터를 발굴하던 도중 발견되었다. 발굴 20주년을 맞아, 제59회 백제문화제에서는 부제를 '백제금동대향로의 세계'로 정하고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이에 금동대향로와 향로에 새겨진 신수와 5인의 악사를 등으로 제작, 문화제 기간 중 백마강을 백제의 빛으로 물들였다.
"백제금동대향로는 1,300년 전에 만들어졌다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정밀하고 세련미 넘치는 표현으로 감탄사가 절로 나는 명작입니다. 이러한 명품을 한지등으로 제작해 달라 요청했는데 제작사 사장님이 너무 어렵다며 처음에는 망설였던 기억이 납니다. 다른 작품보다 많은 시간과 열정을 쏟아 부어 실제 향로를 확대해 놓은 듯 멋진 백제금동대향로 한지등을 제작하게 된 것입니다."
황범진 씨의 설명을 듣고 보니 백제 금동대향로의 세세한 작은 조각까지 그대로 재현되어 있었다. LED등으로 처리하여 은은하고 다채로운 색변환을 선보이며, 향로의 우수성을 알리고 있는 백제금동대향로등은 백제 문화 전도사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백제 화합의 정신으로 함께하는 백제의 오늘 서울은 기원전 18년부터 475년까지 근 500여 년간 백제의 도읍지였던 한성이 있었던 곳이다. 한강을 주변의 풍요로운 지역을 기반으로 최전성기를 구사했던 곳이었음에도 역사적으로 크게 주목받지는 못했다. 단서가 될 유물과 자료 등이 부족하기 때문. 2013 서울등축제는 그간 크게 조명 받지 못했던 백제이야기를 오랜 기간 백제문화 전도사 역할을 톡톡히 해온 공주시와 부여군과 함께 준비한 등으로 선보이고 있다. 서울등축제에 사용했던 등들은 60주년을 맞는 2014년 백제문화제 기간에도 함께 전시될 예정이라고 한다.
"2013 서울등축제는 고대 전기 백제의 역사를 담아낸 것으로 타 축제와 비교되는 주제를 선정, 그 역사 문화적 가치가 더하다고 하겠습니다. 60년 동안 백제문화제를 이어온 부여군은 서울 속에 부여를 만들고, 서울시민들에게 백제의 아름다운 문화를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됩니다. 앞으로도 공통적 요소를 간직한 자치단체가 서로 협업하여 공동의 목표를 함께 나누었으면 합니다. 지속적인 협력관계를 유지하며, 서울도 한성백제라는 인식을 공유하고 백제의 뿌리를 찾아 함께 배울 수 있도록 공주, 부여, 서울이 함께 하나였음을 인식하고 역사문화관광의 새장을 열었으면 합니다."
"대한민국 인구의 절반이 생활하는 수도권 중심부에서 개최되는 서울등축제에 참여한 것은 대단한 영광이고 공주의 자존심을 한결 높였습니다. 또한 공주시 관광을 홍보하는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앞으로 서울등축제에 참여하는 지자체의 백제문화제 프로그램도 일부 공연토록 지원함으로써 교류의 폭을 넓혀나갔으면 합니다."
부여군, 공주시 축제담당자의 얘기처럼 앞으로 서울의 축제가 지역 자치단체와 함께 우수한 전통문화를 알리고 역사를 되새기는 화합이 장이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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