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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광장시장, 인문학 콘서트 <시장과 돈> 개최

草霧 2013. 10. 31.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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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 말하는 쩐의 전쟁

종로광장시장, 인문학 콘서트 <시장과 돈> 개최

 

시민기자 김다빈 | 2013.10.31

 

[서울톡톡] 돈 없이는 살기 힘든 세상이다. 언젠가부터 돈은 행복해지기 위한 필요조건이 되었고 많은 사람들은 행복을 위해 끝없는 스펙 쌓기와 치열한 경쟁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정말 돈이 많으면 행복한 것일까? 돈 없이도 행복해지는 방법이 과연 존재 하는 것일까?

종로광장시장, 인문학 콘서트 [시장과 돈]

지난 10월 26일(토), 종로광장시장에서는 '인문학 콘서트-시장과 돈'(Part 1. 우리는 서로를 위하여 태어났다)이 열렸다. 종로광장시장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단에서 주관한 행사는 총 두 번에 걸쳐 진행되며 토론과 음악을 통해 자본주의 시대 속 돈의 가치와 역할들을 재해석 하고 개개인과 더불어 모두 함께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더군다나 일제침략기에 유일하게 우리의 경제권을 지킨 종로광장시장에서 '시장과 돈'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한다는 건 우리의 전통시장의 현재를 되돌아보고 미래를 준비하는 참으로 뜻 깊은 일일지도 모른다.

콘서트에서는 강연뿐만 아니라 연극과 공연으로 색다른 재미를 더했다. 두 번째줄 우측 사진은 광장시장상인총연합회 윤영재 회장

자본이 없는 서민들의 고민을 담은 극단 연미의 연극 '광장이야기 – 관.혼.상.제'와 광장시장상인총연합회 윤영재 회장의 광장시장 소개로 인문학 콘서트가 막을 열었다. 첫 번째 인문학 콘서트에서는 '우리는 서로를 위하여 태어났다'라는 주제로 경희대 후마니칼리지 교수인 고영직 문학평론가와 사회를 맡은 김은경 시인의 문답형 강연이 진행되었다. 또한 강연 사이사이에 시를 노래하는 그룹 '트루베르'와 '이지에프엠'이 돈과 시장에 관련된 음악을 연주하여 강연에 색다른 재미를 더하였다.

종로광장시장 인문학 콘서트 강연을 맡은 고영직 문학평론가

자본이 있다면 누구보다 편한 삶을 살지만 자본이 없으면 살아남기 힘든 사회를 고영직 문학비평가는 놀이터 미끄럼틀에 비유했다. 그는 우리가 한 번 미끄러지면 다시 올라가기 힘든 미끄럼틀 사회에 살고 있지만 자본의 크기를 떠나 누구나 하나의 인간으로써 존중받는 적절한 균형을 이루는 시소 같은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자본주의 시대의 단점을 꼬집으며 본격적인 강연을 시작하였다.

"많은 사람들이 가구당 400만 원 정도 소득이 있다면 누구나 다 행복하고 품위 있게 살 수 있을 겁니다. 그 이상의 소득은 그 만큼에 기회비용을 잃게 되죠. 어떤 누군가가 독점하거나 돈이 분배가 되지 않는다면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는 자본이 없어도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우정과 연대의 힘이 우리 사회의 균형을 잡아줄 수 있는 핵심 요인이라고 언급하였다.

사진 왼쪽부터 사회를 맡은 김은경 시인, 상인 패널로 참가한 종로광장상점가진흥협동조합 조병옥 국장, 강연을 맡은 고영직 문학평론가

"작년 NHK 취재팀이 조사한 결과 일본에는 혼자 살다 혼자 죽는 사람이 3만 2천 명에 육박한다고 합니다. 나는 이 사람들이 '고독사'가 아닌 '고립사'라고 생각합니다. 외로워서가 아니라, 철저하게 혼자 고립되어서 죽은 거예요. 고립사를 허용하지 않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서로가 서로에게 인기척을 보일 때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떻게 하면 착한 시장을 만들 것인가, 저는 이 노력을 우리들의 체온을 다른 사람과 나누며 시민 여러분 한 분 한 분이 인기척을 보이면서 시작했으면 합니다."

강연이 끝나갈 때쯤 상인 패널로 종로광장상점가진흥협동조합의 조병옥 국장이 초대되었다. 조병옥 국장 또한 연대의 중요성을 느끼고 있으며, 상인 개개인이 우수한 것도 좋지만 하나의 공동체로 뜻을 모아야 종로광장시장의 전통을 이어갈 수 있다고 언급하였다.

시민들의 모습

함께 사용하는 공동어장이 있으면 서로 합의하고 배려하여야 한다. 누군가가 독점적으로 어장을 이용하거나 불필요하게 욕심을 부린다면 어장 자체가 파괴될 것이다. 시장경제 또한 마찬가지이다. 시장이 살아나려면 시장 안에서 돈이 순환되어야 한다. 공유지가 사유지로 변하는 세상에서 자본이 없는 이들의 마지막 반란은 연대의 힘을 키워 공유지를 지키는 것이다. 오는 11월 9일, 두 번째 '인문학 콘서트-시장과 돈'에서는 '우리는 공유지(共有地)를 지켜야 한다'라는 주제로 연대의 힘을 키우고 사회의 균형을 맞추고자 노력하는 다양한 사례들을 살펴 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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