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원구 들썩들썩 어깨춤 추던 날주민과 함께하는 신명나는 놀이한마당, 노원구 탈축제 시민기자 이혜원 | 2013.10.15 
노원구 상계동은 주말이면 노원역 사거리에 위치한 백화점으로 늘 교통마비다. 이런 공간에서 12시간이나 도로를 막고 탈 축제를 연다는 소식에 내심 염려가 되었다. 하지만, 이 날 행사는 자율 속에 질서가 유지됐다. 백화점 쇼핑객들의 불편이 없도록 소통의 길은 열어 두었고, 시민 자원봉사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원활한 행사 진행이 가능했다. 넓은 평야지대에 갈대밭이 많아 갈대 노(蘆)와 들판 원(原)을 써 '노원'이라 불렸던 이곳은 조선시대부터 남쪽과 북쪽을 이어주는 사통팔달의 교통요충지였다고 한다. 매년 노원문화축제는 매년 구민의 날(10월 9일)을 기념하여 노원 문화의 거리에서 진행했었는데, 올해부터는 주민주도형의 신명나는 '탈축제'로 진행되었다. 1963년 서울시 성북구로 편입되기 이전 노원구는 양주군 노해면 지역에 속해 있었는데, 이곳은 전통적으로 양주문화권 지역이었기 때문에 서울 지역의 사대놀이와 양주시에서 전승되고 있는 양주 별산대놀이의 전통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이는 '2013노원탈축제'를 열게 된 계기가 되었다. 또한 노원구는 농촌 지역의 들노래인 마들농요가 서울시 무형문화재 제22호로 지정되어 있다. 들노래가 성행되면서 풍물과 마을굿, 탈춤이 함께 유래되었던 것. 
김덕수 사물놀이패, 노원 어린이연합 국악관현악단이 오감을 자극하며 식전행사를 시작으로 개막식을 거쳐 탈난장이 시작됐다. 무대행사를 진행하면서 무대 하단에서는 농촌체험행사의 일환으로 탈곡체험이 진행됐다. 이번 행사의 특징은 어르신 진행요원이 대다수인 것. 탈곡행사에도 할아버지와 손주가 함께 체험 하듯 정감 있는 모습을 연출했다. 
체험부스마다 긴 줄이 이어졌고, 탈만들기, 탈목걸이 만들기는 물론, 부침개와 막걸리를 나누는 모습이 정겨웠다. 노원구 각 지역 주민들의 흥겨운 어깨춤 행진은 등나무 근린공원에서 출발해 노원 순복음교회 앞 도로, 메인 무대 앞에서 어우러짐을 이뤘다. 이때 울려 퍼진 우리 민요 '아리랑'이 구성진 1절에 이어 2절에서는 세미 힙합풍으로 변모해 모두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주민주도형 공연으로 이어지는 동안 체험부스에서는 길게 이어진 줄이 줄어들 새 없이 바빴다. 어르신들이 주도한 체험부스는 <자연물을 이용한 손수건 만들기>. 나뭇잎과 꽃잎을 거즈수건 사이에 끼워 덮고, 동전으로 문지르면 고운 색이 그대로 물들었다. 신기해하는 아이들과 함께하는 어르신들이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이번 행사에 특별한 체험부스는 음주체험부스와 금연홍보부스. 두터운 수경 같은 것을 쓰고, 황색선 위의 종이컵을 지그재그 통과해 보는데, 어른도 아이도 제대로 장애물을 통과하지 못했다. 음주를 했을 시의 시야의 정확도가 떨어져 사고위험이 크다는 것을 일깨워 주면서, 성인이 되기 전 음주를 하지 않기로 약속하는 서명을 하기도 했다. 금연이 왜 중요한지, 아빠가 하루 한 갑 담배를 피웠을 때, 집안에 어떤 영향이 있는지를 배운 아이들은 아빠를 불러 부스로 다시 오기도 했다. 노원구 탈축제는 남녀노소 모두 어우러진 가족 행사장이 되었고, 내년엔 더 활기찬 행사로 이어지길, 이런 알찬 행사가 다른 행정구에서도 이어지길 바란다. 옛 추억을 떠올리며 흥겨운 가락에 몸을 맡긴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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