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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전문기자 명순영의 ‘재테크 톡’ 15

草霧 2013. 10. 8. 12:57

 

 

 

묻지도 따지지도 말라고? 보험, 철저히 따져라!

경제 전문기자 명순영의 ‘재테크 톡’ 15

 

명순영(매경이코노미 재테크팀장) | 2013.10.07

 

노부부사진

 

[서울톡톡] "묻지도 따지지도 않습니다. 전화 한통으로 가입하세요."

 

독자들도 한 번쯤은 들어봤을 듯한 보험업계의 유명한 카피다. 이 말 그대로 해당 보험사는 정말 쉽게 보험에 가입시켜주는데 이 보험은 주로 노년층이 대상인 무심사 보험이다.

 

보통 보험에 가입하려면 까다로운 절차를 거치게 된다. 과거 병을 앓은 경우 보험가입이 거절되기 일쑤다.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보험 가입을 거부당할 때면 서러움까지 느끼게 된다. 때문에 병력이나 나이 때문에 보험에 가입하기 어려웠던 고령자들이 쉽게 가입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춘 이 상품은 꽤 인기를 끌었다.

 

가입건수가 해마다 늘어나 2006년말 7만6,000건에서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41만 건으로 5배 이상 급증했고 수입보험료도 지난해 기준 1,700억 원대로 늘었다. 현재 AIA생명, 라이나생명, KB생명, 알리안츠생명, 동부화재, AIG손보, ACE화재 등 7곳에서 무심사 보험을 팔고 있다.

 

이렇게 급증하는 가입건수에서 볼 수 있듯 이 보험의 장점은 분명히 있다. 은퇴 뒤 고정수입이 사라지고 병에 걸려 의료비가 걱정되는 이들, 사망 이후 유가족에게 물려줄 자금을 걱정하는 이들에게 아무 것도 묻지 않고 보험에 들게 해주겠다니 얼마나 반가운 소식이겠는가.

 

무심사보험의 `단점` 꼭 파악하고 가입하자

그러나 철저하게 수익을 따지는 기업이, 그것도 제품 없이 돈으로만 사업을 하는 금융사가 아무 이유없이 좋은 조건을 내 걸리 없다. 무심사보험의 장점만 볼 게 아니라 단점도 반드시 파악하고 가입해야한다는 얘기다.

 

가장 먼저 알아야할 점은 무심사보험은 일반 보험보다 보장액수가 적다는 것이다. 무심사 보험의 가입 가능 나이는 보통 50~80세다. 또 모든 질병과 치료기록을 계약 전에 알릴 의무가 없고 건강검진 절차도 없다. 그런만큼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한 일반 보장성 보험보다 보험료가 비싸고 보험금도 작을 수밖에 없다.

 

사망보험금을 기준으로 보면 무심사 보험의 보험가입금액 한도는 1,000~3,000만 원 수준에 불과하다. 일반 보장성 보험의 보장금액이 보통 1억~10억 원인 것에 비하면 턱없이 적다. 똑같은 보험료를 낸다 해도 무심사 보험이 일반보험보다 사망보험금이 적을 수 있다는 점도 포인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무심사 보험이 일반보험보다 2~4배 보험료가 비싸다. 보험료와 앞으로 보장받는 보험금은 생명보험협회(www.klia.or.kr)와 손해보험협회(www.knia.or.kr)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무심사 보험과 일반 보험 저울질은 필수

둘째, 갱신형 무심사 보험은 갱신 때 크게 오를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자. 보험은 일정 기간이 지나면 보험료를 재산출하는 갱신형과 가입 시점의 보험료가 보험기간 내내 동일한 비갱신형으로 구분된다. 갱신형은 보험기간을 짧게 설정한 뒤 그 기간이 끝나면 연령과 위험률을 다시 따져 보험료를 산출한다.

 

일반 사망보험은 의료기술 발달로 사망률이 하락하면 보험료 인하 요인으로 작용해 보험료가 저렴해질 수 있는데 이 경우라면 갱신형 보험이 나쁘지 않다. 그러나 무심사 보험은 다르다. 보험사가 자사의 경험손해율을 반영해 사망률을 따지는데 손해율이 높은 보험사는 갱신시점에서 보험료를 크게 올리곤 한다.

 

셋째, 일찍 사망했을 때 유족이 받는 보험금이 줄어드는 경우가 있다. 일반 보험은 가입 뒤 언제 사망하더라도 보험료가 같다. 그러나 무심사 보험은 2년 내 질병으로 사망하면 보험가입액보다 적은 사망 보험금을 지급한다. 이는 계약 초기 한두 번의 보험료만 내고 거액의 보험금을 수령하는 악용사례를 막기 위해서다. 단 질병이 아닌 재해로 사망했다면 보험 가입 뒤 2년 내라도 약정한 사망보험금이 나온다. 대부분의 무심사 보험은 오로지 사망보험금만을 지급할 정도로 보장범위가 좁다는 점도 약점으로 지적받는다.

 

금융감독원은 가입자 건강이 좋다면 무심사 보험보다 보험가입 심사 절차를 거친 뒤 일반 보장성보험에 가입하라고 조언한다. 무심사 보험의 보험료가 더 쌀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보험에 가입할 게 아니라 무심사 보험과 일반 보험을 면밀히 비교하고 따져 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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