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신궁 부지 일제 훼손 ‘도성’ 첫 발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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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일제 강점기, 빼앗긴 건 나라 뿐이 아니었습니다.
우리 문화유산들도 수모를 겪었는데요.
대표적인 게 서울을 품고 있던 한양도성입니다.
일제는 한양도성 일부를 허물고 조선신궁을 세워 문화적 수탈을 감행했는데, 당시 땅에 파묻혔던 도성이 100년 만에 우리 품에 다시 돌아왔습니다.
KBS가 그 발굴현장을 처음으로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보도에 우한울 기자입니다.
<리포트>
남산 능선을 따라, 굽이치던 한양도성이, 뚝 잘려나갔습니다.
일제는 남산 자락을 지나던 도성을 허물고, 이른바 '조선신궁'을 세워 자신들의 신을 모셨습니다.
학생들에게까지, 참배를 강요했습니다.
<인터뷰> 김홍식(명지대 건축과 교수) : "남산의 신을 억누르기 위해 조선신궁을 세웠던 거죠. 민중을 품었던 한양도성도 허물어버리고..."
옛 조신신궁 터.
사라진 도성을 찾기 위한 발굴 작업 한 달여 만에, 흙더미와 콘크리트 아래에서, 한양도성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길이 3미터, 높이 1.7미터.
남산구간 448m 가운데, 일부라도 존재가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조선 태조 때 쌓기 시작한 기단 부... 후대에 보수한 흔적까지, 600여 년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습니다.
축성 상부와, 여장 부분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조선신궁 건립과정, 그리고 그 이후 개발과정에서 훼손됐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훼손 시기는 주로 1910년대.
100년 만에 처음 빛을 본 겁니다.
이번 성과는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인터뷰> 조치욱(서울역사박물관 학예연구사) : "멸실되가는 사라져가는 과정을 증명할 수 있다면, 한양도성이 여기 서있었다는 것을 증명해내는 과정이고요.."
수난을 딛고, 우리 품으로 돌아온 한양도성.
서울시는 2015년까지 발굴을 마치고, 아픔의 역사 그대로, 훼손된 도성을 보존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우한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