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게 세상구경을 물어본다./도시의 구석진 곳

수목원에서 “녹색 쉼표” 찍어볼까, 문화재야? 동사무소야?

草霧 2013. 7. 17. 17:55

 

 

수목원에서 “녹색 쉼표” 찍어볼까

국내 최초의 수목원 홍릉수목원

시민기자 김창일 | 2013.07.16

[서울톡톡] 자연의 소중함을 느끼고 싶다면 백문이 불여일견, 열 마디 말보다 한 번 보는 것이 더 좋다. 그런 곳이 바로 수목원이 아닐까. 파릇한 잎이 솟는 봄도 좋지만 오히려 이맘때 수목원은 수분을 잔뜩 머금고 더욱 짙은 숲향기를 뿜어낸다. 지루한 장맛비가 잠시 멈춘 틈을 타 피톤치드 가득한 홍릉수목원을 다녀왔다.

홍릉수목원은 메타쉐콰이어 나무처럼 하늘 높이 솟은 많은 나무들이 있어 우리에게 숲에 대한 동경을 일으키게 한다.

숲해설가에 따르면 홍릉수목원은 명성황후의 홍릉이 자리 잡은 곳에 만들어진 국내 최초의 수목원이라고 한다. 명성황후의 홍릉은 1919년 고종 황제가 승하하면서 남양주로 이장하였고 지금은 표지석만 있다. 1922년 임업시험장으로 만들어진 국립산림과학관은 주중에는 연구를 하는 곳이라 일반인에게는 개방하지 않으나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시민에게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 홍릉숲은 44ha의 부지에 157과 2,035종(목본 1,224종, 국내종 836종, 국외종 388종, 초본 811종)의 국내외 식물이 전시되어 있고, 우리나라에서 자라고 있는 두충의 어머니격인 나무 2그루도 있다.

수목원은 총 14개의 테마로 구성되어 있다. 칩엽수원, 활엽수원, 초목원, 관목원, 활엽수원, 외국정원, 습지원, 난대정원, 조경수원, 약용식물원, 수생식물원 등으로 구분되어 있다. 침엽수원에는 메타쉐쿼이아 나무와 낙우송, 삼나무, 금송나무 등을 볼 수 있으며, 활엽수원에는 문배나무, 두충나무, 망개나무 등 국내외 다양한 나무를 만나볼 수 있다.

홍릉숲은 2월부터 11월까지 산림가족 및 일반인에게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오전 10시 30분과 오후 2시에 숲 해설를 진행하며, 개방시간은 동계 토요일, 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하계는 토요일, 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다.

연구의 목적으로 세워진 홍릉숲은 시민에게 다양한 산림을 배울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다른 수목원과는 차별화가 있다. 홍릉숲을 방문한 구로구의 한 가족은 "아이에게는 생태학습의 장이 되고 어른에게는 주중에 지친 몸을 쉬어가는 쉼표같은 역할을 하는 곳이라 아주 마음에 든다"고 하였다.

장마철과 폭염이 번갈아 오는 이번 여름, 도심 속 쉼터인 홍릉숲에서 대자연의 숨을 깊이 들이켜 보자. 자세한 사항은 국립산림과학관 홈페이지(http://kfri.go.kr)와 산림과학관 전화(02-961-2551,552)로 문의하면 된다.

■ 홍릉숲 프로그램
프로그램명기간대상장소비고내용
홍릉숲음악회4~10월산림가족 및
일반인
본관
마로니에
쉼터
매월4주차
토요일
15:00~16:30
홍릉숲 방문객에게
음악앙상블 제공
맞춤형산림
학습 및 견학
연중견학단체산림과학관,
홍릉숲
인터넷접수로
수시운영
숲의 중요성 인식,
현장 교육 강화
미래 푸르미
과학자
4~11월
(9월 제외)
지역 중학생산림과학관,
홍릉숲
매월4주차
토요일
10:00~12:00
국립산림과학원
연구원들의
지식 재능기부로
숲의 가치
및 비전 교육
아이프로4~11월아토피
환아가족
산림과학관,
홍릉숲
매월 2주차
목요일
14:30~17:00
아토피 맞춤형
교육과 숲체험
아토피교실4~11월관내 유치원산림과학관,
홍릉숲
매월 1,3주차
목요일
13:30~15:30
아토피에 대한
정보 제공을
통한 아토피
예방 및 인식 개선
숲체험
여름학교
그린캠프
7, 8월청소년
(여고생)
양양군
현북면
어성전리
숲속수련장
7월말, 8월초미래 환경지도자
양성
시민공개강좌7, 8월산림가족 및
일반인
(20~30대 여성)
산림과학관,
홍릉숲
7,8월
4주차 일요일
14:00~16:00
숲의 역할과
중요성에
대한 인식
기후변화 산림
아카데미데미
5~10월동대문구 주민,
산림가족등
산림과학관,
홍릉숲
기후변화와
산림,
자연놀이 등
기후변화와
산림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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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야? 동사무소야?

운치와 친근감이 공존하는 혜화동 한옥 동사무소

시민기자 김종성 | 2013.07.16

[서울톡톡] 혜화동사무소는 굳이 볼 일이 없어도 지친 다리를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열린 공간이다. 또한 우리의 전통 가옥, 한옥만이 전해주는 다정함이 느껴지는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입구에서부터 관공서나 행정기관이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는다. 사람들도 혜화동사무소라 부르지 않는다. 이름 앞에 꼭 '한옥'을 붙여 '혜화동 한옥 동사무소'라거나 '한옥 동사무소'라고 한다. 좀 더 거창하게 부르는 이들은 우리나라 최초의 한옥동사무소라고 한다. 어쨌거나 한옥청사의 동사무소라니 더욱 정답고 반갑다.

혜화동사무소는 244평의 대지 위에 지어졌다. 2006년 11월에 현재의 장소에서 개소식을 가졌다. 건물 평수가 74평 정도인데 일반 동사무소들보다 아담한 편이다. 이곳은 본래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의사이자 한국 걸스카우트의 전신인 대한소녀단을 창설했던 한소제씨가 살던 집이었다. 1961년 그녀가 미국으로 이민 간 후에는 나폴레옹 제과점의 창업주가 매입해 2004년까지 거주했다.

동사무소 기둥 바깥마다 걸려 있는 주련판은 전 주인이 기증한 것으로 한옥 동사무소의 매혹을 더하는 소품이다. 열다섯 개의 주련판에는 세종대왕에서 추사 김정희, 백범 김구 등 시대를 가로지르는 위인들의 귀한 말이 쓰여 있어 이채롭다. 도산 안창호 선생의 '애기애타 (愛己愛他) - 나를 사랑하듯 남을 사랑하라'라는 말도 짧지만 기억에 스며든다.

마당 입구에 들어서면 징검돌이 지나 커다란 은행나무를 만난다. 그 옆에 몇 백 살은 먹었을 오래된 향나무가 눈길을 끈다. 석등, 모자상, 두 마리의 귀여운 양 조각상 등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조각 작품들과 함께 자리한 모습이 소담한 쉼터로 마련되어 잠시 앉아가고 싶게 한다.

입구에 목판 하나가 걸렸다. '살어리 살어리랏다 청산에 살어리랏다'라는 '청산별곡'의 글귀가 가지런하다. 기분 좋은 손님맞이다. 덕분에 내부는 여느 동사무소와 다르지 않으나 좀 더 정갈한 느낌이 든다.

안방으로 쓰이던 공간과 사랑채는 제1, 2민원실이 되었다. 각종 민원처리와, 증명서의 발급이 이루어지는 곳이다. 두 공간을 연결하던 마루에는 민원 대기실이 자리했다. 바깥으로 보이는 벽면은 모두 유리로 되어있어 채광이 참 좋다. 정원에 앉아 있으면 동사무소 직원들의 일하는 모습이 보인다. 저절로 투명 행정의 현장이 되었다. 각 문의 위쪽에 걸려있는 '들창고리'들도 눈길을 끈다. 한옥마다 설치되어 있는 한여름용 도구로, 여름이 오면 모든 출입문을 저 들창고리에 걸어 활짝 열어 젖혀 사방으로 통풍이 잘되게 하는 조상의 지혜가 담긴 것이다.

민원실 건너편에는 동사무소마다 있는 주민용 자치회관이 있다. 이런 자치회관이라면 각종 교육, 실습,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싶을 것 같다. 아궁이가 있는 솥단지와 항아리들이 모여 있는 동사무소 뒷마당도 재미있다. 한옥의 느낌을 최대한 살리려는 노력이 돋보인다.

마당에 있는 소담한 정원에 앉아 커피 한 잔을 하고 싶어 동사무소 직원에게 자판기 위치를 물어봤더니 4층에 책도 읽고 커피도 마실 수 있는 북카페가 있단다. 북카페는 동네 아주머니들이 돌아가며 자원봉사를 하며 운영하고 있는데 이날은 동네에 사는 일본인 아주머니가 자원봉사를 하고 있어 재미있게 말을 나누었다. 커피와 주스를 1,000원에 파는 북카페에 앉아 책과 잡지를 읽다보니 지인과의 약속시간이 됐는데도 나가기 싫어진다. 이렇게 우리의 것을 보존하고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곳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문의 : 혜화동한옥동사무소 02-2148-5334
찾아가기 : 4호선 혜화역 1번 출구 또는 4출구로 나와 혜화초등학교 방향으로 도보 40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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