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일본을 대표해 아키시노 노미야 왕자와 가코 왕자비가 한국관을 찾아와 새로운 한·일 관계를 바라는 일본측의 바람을 드러냈다. 아키시노 왕자는 한국관에 전시된 ‘필담창화 일만리(筆談唱和一萬里) 조선통신사 행렬도’ 등 근대 한일교류에 관심을 보이며 20여분 간 머물렀다.
최선호 도쿄도서전 한국관집행위원장의 안내로 한국관을 둘러보면서 조선통신사로 일본에 간 조선 후기 문신 신유한의 일본여행기 ‘해유록(海遊錄)’, 일본 학자 아메노모리 호슈가 쓴 대조선 외교지침서 ‘교린제성(交隣提醒)’ 등 근대기 양국의 자료와 그림을 살폈다. 작가 박경리의 소설 ‘토지’의 일본어 번역본을 펼쳐 안경을 쓴 채 읽기도 했다.
가네하라 류 일본서적출판협회 부이사장은 “한국이 준비한 주제국관 500㎡는 20회 도쿄도서전 역사상 해외 참가 부스로는 최대규모”라면서 “각국이 거대 글로벌 출판기업과의 경쟁에 직면한 상황에서 한일 양국 출판사가 더욱 교류를 증대해 공동으로 대처해나갈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일본에 한국 출판물을 다수 소개해 정부 감사패를 받은 다테노 아키라는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가 이번에 일본에 소개되면서 한국 소설이 인기를 얻고 있다”면서 “한국 서적의 일본 소개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다테노는 “출판사들 사이에서는 한국 소설이 일본에서 팔리지 않는다는 인식이 많았으나 신경숙의 소설을 계기로 한국 소설이 일본에 본격 소개되는 추세”라고 밝혔다.
윤형두 회장은 주제국 개막식에서 “한일양국의 관계를 책을 통해 더욱 확장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며, 출판 한류의 힘을 다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국관에는 문학동네, 범우사, 사계절출판사, 알에이치코리아, 여원미디어, 지경사, 현암사, 홍성사 등과 아동 출판사 등 27개사가 부스를 차렸다.
3일 오후에는 김우창 고려대 명예교수와 일본의 자유비평 작가 가라타니 고진이 ‘동아시아 문명의 보편성’을 주제로 토론했다. 4일 오후에는 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과 일본 도쿄대 다치바나 다카시 특임 교수가 ‘디지털 시대, 왜 책인가?’를 주제로 대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