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관광지인 한옥마을, 25년 전만 해도?과거 삼엄한 군사시설이었던 남산골 한옥마을
[온라인뉴스 서울톡톡] 휴일 남산공원 내 남산골 한옥마을 앞은 국내외 관람객들로 인산인해다. 정문 앞 주차장과 인근 대로변은 관광버스로 가득 차 있고 깃발을 든 안내인을 따라 관광객들이 삼삼오오 줄지어 입장하고 있었다. 관광객 대상 노점상과 주변 상점은 넘쳐나는 인파로 희색이 만면하다. 남산이 병풍처럼 두른 경치 좋은 한옥마을에서 가족끼리, 연인끼리 사진을 찍으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불과 25년 전만 하더라도 사진 좀 찍겠다고 주위를 서성거렸다간 바로 제지당하거나 사진기를 빼앗겼을 것이다. 수도 서울의 방위를 책임지는 수도방위사령부가 있었기 때문이다. 집총을 한 군인들이 삼엄한 경비를 하였기에 사진은 고사하고 접근 자체가 불가능했다.
이곳은 조선시대로부터 일제강점기를 거쳐 현대에 이르기까지 서울의 대표적인 군부대 주둔지였다. 조선시대 금위영과 어영청의 직할 부대가 있었고, 일제강점기에는 조선헌병대사령부가 자리를 차지하였으며, 해방 이후에는 수도방위사령부가 다시 주둔하였다가 1989년 서울 외곽으로 이전한 뒤 한옥마을이 조성되어 1998년 문을 열었다. 일반인 접근 불허의 군사시설에서 시민들이 마음껏 출입하여 여흥을 즐길 수 있기까지 꽤 많은 시간이 흘렀던 곳이 바로 현 남산골 한옥마을이다.
조선시대 후기 이곳에는 수도 방위의 임무를 띤 남별영(南別營)과 남소영(南小營)이 주둔하고 있었다. 남별영은 금위영(禁衛營), 남소영은 어영청(御營廳)의 분영으로 각각 설치되었다(2008년 남산 봉수대 발굴조사 때 금위영의 금영(禁營)자가 새겨진 와편(瓦片)이 많이 출토되었다).
남별영의 남쪽과 남소영의 북쪽에는 큰 군수창고가 있었다. 일제강점기 다시 군부대가 들어왔으니 조선헌병대사령부이다. 한국에 일본의 헌병이 배치된 것은 구한말인 1896년 1월 의병의 공격으로부터 군용전선을 지키기 위해 파견한 임시헌병대에서 비롯되었다. 이렇게 시작한 일본의 헌병 주차(駐箚 : 공무를 띠고 다른 나라 지역에 군대를 머물게 하거나 주둔시켜 목적을 달성하도록 하는 것)는 러일전쟁을 앞둔 1903년 12월 한국주차헌병대(韓國駐箚憲兵隊)가 편성됨으로써 체제를 갖추기 시작하였다.
1906년 10월 제14헌병대로 개편되면서 조선 통감 예하에서 한국주차군사령관의 지휘 아래 본래 임무인 군사 경찰 업무보다 치안 경찰 업무를 주로 담당하였다. 제14헌병대는 1907년 10월 한국주차헌병대로 다시 이름을 바꾼 데 이어, 1910년 이후 조선헌병대로 개편되었다. 헌병사령관이 경무총감을 겸직한 가운데 조선헌병대는 일반 치안업무까지 장악하면서 일제 식민지배의 물리력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였으며, 그야말로 무소불위(無所不爲)의 권력을 행사하였다. 특히 3․1만세운동 진압의 주역으로 악명을 떨쳤다.
남산 북쪽기슭 필동 조선헌병대사령부 자리에는 해방 후에도 군 시설이 들어서 1962년부터 수도경비사령부가 사용하였다. 1984년 수도방위사령부로 증편되어 주둔하고 있다가 1989년 서울 외곽으로 이전한 뒤 서울시가 토지를 매입하였고, 1990년 남산 제 모습 찾기 사업을 벌여 1993년 남산골 한옥마을을 조성하기로 결정하였다. 1994년 시내에 있던 서울시 민속자료인 한옥 5채를 이전하여 복원하기로 확정하고 설계와 조성 공사를 벌여 1998년 4월 18일 개관을 하게 된 것이다.
우리 민족과 서울의 상징인 남산은 본래 목멱산(木覓山)이라고 하였으며, 한양도성의 남쪽에 위치하고 있어 남산으로 불렸다. 계곡이 깊고 수림이 울창하여 골짜기마다 정자를 짓고 선비들이 시를 읊는 풍류생활의 장소로 이름나 있었고, 도성 민들이 평소에도 휴식을 위해 자주 찾는 장안의 명소였다.
특히 한옥마을이 있던 필동(筆洞)지역은 맑은 계곡과 시원한 물로 여름철 피서를 겸한 놀이터였으며, 청학이 노닐었다고 하여 청학동(靑鶴洞)으로 불렸다. 조선 후기 군부대 주둔지로 지정되어 출입이 제한되기 시작하면서 다시 시민이 즐겨 찾는 유원지로 돌아올 때까지 장구한 세월이 흘렀지만, 옛 남산의 풍광과 정취를 다시금 맛볼 수 있게끔 그간 훼손되었던 지형을 원형대로 복원하기 위해 노력했다.
남산의 자연식생인 전통 수종을 심었으며 계곡을 만들어 물이 자연스럽게 흐르도록 하였고, 정자·연못 등을 복원하여 전통양식의 정원으로 꾸몄다. 정원 주변으로 시내 도처 재개발과 재건축의 틈바구니에서 신음하고 있던 서울시 민속자료 한옥 5채를 이전 복원하고, 이 한옥에 살았던 사람들의 신분 성격에 걸맞은 가구 등을 배치하여 옛 사람들의 삶을 재조명하고 있다.
또한 지난 1994년 11월 29일에는 한옥마을 남쪽에 서울 정도(定都) 600년을 기념하는 타임캡슐을 지하 15m지점에 매설하였다. 보신각 종 모형의 타임캡슐 안에는 서울의 도시 모습, 시민생활과 사회문화를 대표하는 각종 문물 600점이 보관되어 있는데 400년 후 정도 총 서울 정도 1,000년이 되는 2394년 11월 29일에 후손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중구 퇴계로 34길 28(필동2가 84-1)에 위치하고 있으며, 지하철 3,4호선 충무로역 3,4번 출구로 나와 정문까지 도보 300m이다. 버스는 104, 263, 421, 507번(간선), 7011번(지선), 02, 05번(남산 순환)버스를 타고 대한극장 앞에서 하차하여 매일경제신문사 앞 도로로 들어가면 정문이 보인다. 남산골 한옥마을 홈페이지는 www.hanokmaeul.org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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