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시장→일자리마당`, `노점상→거리가게`로 순화
서울시, 이해하기 어렵고 시대에 뒤떨어진 용어 19개 순화
[서울톡톡] 대한민국에서 하루가 가장 빨리 시작되는 곳, 수많은 건설노동자들이 새로운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동도 트기 전에 향하는 그 곳을 사람들은 '인력시장'이라고 부른다. 글자 그대로 풀이하면 인력을 사고파는 시장이라는 뜻인데, 일자리를 찾는 사람이 모이는 또 다른 장소가 '일자리 박람회'인 것을 생각하면 꺼려지는 표현이다. 서울시는 이처럼 관행적으로 사용해 왔으나 이해하기 어렵고 시대에 뒤떨어진 용어 19개를 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우리말로 고쳐 쓰기로 했다. 이번에 발표한 순화어 19건은 국어‧한글 관련 민간단체, 전문가들로 구성된 서울시 행정용어순화위원회의 심의를 통해 확정됐다. 노점상→거리가게, 우수관로→빗물관, 첨두시→붐빌 때, 보직→담당업무 바꾼다 시는 되도록 순 우리말을 쓰되 너무 생소하지 않고 알기 쉬운 말로 고쳐 쓴다는 원칙에 따라 인력시장은 '일자리마당'으로, 노점상은 '거리가게'로 바꿔 부르기로 했다. 지하철과 버스의 노약자석은 어르신, 장애인, 임산부, 영유아 동반자 등 일상생활에서 이동에 불편을 겪는 분들을 배려한다는 뜻에서 '배려석'으로 순화했다. 또한 어려운 한자어로 된 우수관로(雨水管路)는 '빗물관'으로, 첨두시(尖頭時)는 '붐빌 때', 전언통신문(傳言通信文)은 '알림글'로 순화한다. 첨두시(尖頭時)는 어떤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최고조에 달한 시간이라는 뜻으로 외래어로는 골든아워, 러시아워와 같은 뜻인데, 연구기관 등이 교통 분야에서 종종 쓰고 있으나, 무슨 뜻인지 바로 알아보는 일반시민은 거의 없는 실정이었다. 이렇게 되면 '우수관로 설치 공사로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 대신 '빗물관로 설치 공사로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라고, '대중교통 이용자 42.5%가 오전 첨두시 2시간에 집중'을 '대중교통 이용자 42.5%가 오전 붐빌 때 2시간에 집중'이라고 바꾸어 쓰게 되어 시민들이 이해하기 한결 쉬워진다. 그 밖에도 (집행)전말(顚末)은 '과정' 또는 '경위', 보직(補職)은 '담당업무' 또는 '맡은 일'로 바꾼다. 하사, 계도, 치하 등 시대에 맞지 않는 용어 폐기 및 타 용어 대체 한편 조선왕조실록과 같은 문헌에서 사용된 시대에 맞지 않는 용어 3건은 폐기하기로 했다. 대표적인 왕조시대 용어인 하사(下賜)는 폐기하고, 계도(啓導)와 치하(致賀)도 폐기하되, 비슷한 말을 써야할 경우에만 계도는 '예고' 또는 '일깨움', 치하는 '칭찬' 또는 '격려'로 쓸 예정이다. 시는 이처럼 행정용어를 쉽고 정확하며 품위 있는 우리말로 쓰기 위해 앞장서 노력하는 한편,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서울특별시 국어 사용」조례의 연내 입안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문의 : 시민소통담당관 02-2133-6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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