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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이 뛴다는데 금(金)테크 나서볼까

草霧 2013. 9. 10. 11:06

 

 

 

 

금값이 뛴다는데 금(金)테크 나서볼까

경제 전문기자 명순영의 ‘재테크 톡’ 11

 

명순영(매경이코노미 재테크팀장) | 2013.09.09

 

[서울톡톡] 원소기호 Au. 원자번호 79번. 공기나 물에 의해 부식되지 않고 유지되는 속성이 강한 금속. 바로 금 얘기다. 최근 금값이 다시 오름세를 타면서 금(金)테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그저 하나의 금속에 불과한 금이 언제부터 재테크 수단으로 각광받기 시작했을까.

잠시 시계추를 역사 속으로 되돌려보자. 금이 전 세계적으로 보급된 것은 로마의 아우구스투스 황제가 금화를 공식 통화로 사용하면서부터라고 한다. 중세시대에는 `플로린'이라는 금화가 사실상 유럽의 통화역할을 하면서 금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근대로 돌아오면 금은 1816년 영국이 '금본위제도'를 채택하며 화폐로서의 위상을 갖게 됐다. 국제정세가 불안하거나 어떤 국가 경제가 위태로울 때 해당 국가의 통화 가치는 하락한다. 그럴 때 금값은 되레 오르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많은 투자자들이 안전한 자산을 확보하겠다는 생각으로 금을 사들인다.

1970년대 이후 금은 크게 두번의 버블을 겪었다. 첫 번째는 1980년 1월 이란혁명, 오일쇼크,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 등이 겹쳤을 때였다. 이 때 2년 만에 5배가 넘는 1,119달러(온스당)까지 치솟았다. 두번째는 2001년 250달러 수준이던 금값이 딱 10년 만인 2011년 9월 1,895달러까지 7배 이상 상승한 일이다. 경기가 좋았던데다 원자재값이 올랐고, 중국, 인도 등 신흥국에서의 금 수요가 늘어난 결과였다.

최근 하락세를 보였던 금값이 다시 오르는 건 중동지역을 중심으로 전운이 감돌면서다.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타나나고 있고 최근 발표된 세계 금 위원회의 금 수급 통계는 금에 대한 수요가 높다는 점을 확인시켜줬는데, 올해 2/4분기 금 수요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나 늘어났다. 상황이 이러니 금값이 조금이라도 떨어지려는 조짐이 보이면 기다렸다는 듯이 전세계 투자자들이 금을 사들이기에 바쁘다.

물론 금값이 크게 오르기 힘들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원자재 투자의 권위자로 유명한 짐 로저스는 금값이 온스당 900달러까지 하락할 것이라고 최근 전망했다. 금값이 11~12년 동안 계속 상승했는데 이는 비정상이라는 게 그의 직관적인 견해다. 또 인도의 대규모 경상수지 적자도 금값을 끌어내릴 것이라고 했다. 인도가 경상수지 적자가 난 이유는 석유와 금의 수입 때문이었는데 석유는 어쩔 수 없이 놔두겠지만 금 수입을 줄이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분석. 짐 로저스 이외에도 투자의 달인으로 불리는 조지 소로스나 존 폴슨 같은 투자자도 비슷한 논리로 금에서 손을 떼고 있다.

통장 잔고 늘려가듯 한돈 한돈 모은 사람이 성공

너무 많이 올라 다시 떨어질 것인가, 아니면 불안한 국제정세 속에서 안전자산으로서의 특징이 부각되며 다시 상승세를 탈 것인가. 쉽게 점치기 어렵지만 필자의 생각에 당분간은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 같다. 현재의 금 시세는 온스당 1,400달러 수준이다. 2011년 온스당 1,921달러에 비하면 많이 떨어져 저평가된 자산을 사겠다는 관점에서 접근해볼 필요가 있다. 경제학의 기본이라할 수 있는 수요공급 원칙을 따져봤을 때도 원하는 사람이 여전히 많으니 오를 가능성도 높다고 판단할 수 있다.

그러나 확실히 금은 단기간 큰돈을 벌겠다는 생각으로 접근하면 안 된다. 금테크의 정석은 안정성을 노린 꾸준함이다. 필자가 아는 한 증권가 애널리스트는 2005년 무렵부터 여윳돈이 생길 때마다 금을 한돈 한돈 사 모았는데, 2011년 이 금을 팔아 큰 차익을 남겼다. 그는 사실 큰 욕심이 없었다. 증권업 종사자로서 주식에 마음껏 투자하기도 어렵고 부동산 투자도 매력을 못 느껴왔던 터라 "금은 크게 떨어지지는 않겠지"라는 소박한(?) 마음으로 사들이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리고 통장에 잔고가 늘면 뿌듯하듯, 하나하나 쌓여가는 금을 보며 재테크의 맛을 느꼈다고 했다. 나중에 얻은 시세 차익은 행복의 덤일 뿐이고, 금이 한돈 한돈 늘어가는 과정 자체가 행복이었다는 게 그의 얘기다. 그의 말대로 금이든 현금이든 재테크의 기본은 절약한 돈을 조금씩 모아가는 재미인 것 같다.

마지막 팁 하나. 서민들에게 금을 사들인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가격도 비싸고 순도 등 품질 파악도 어렵다. 그렇다면 금 ETF(상장지수펀드)에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다. 미국에 상장된 대표 골드 ETF인 'SPDR Gold Shares(GLD)'는 세계 최대의 금보유량을 자랑하는 종목이다. 혹시 금 관련 기업에 직접투자하고 싶다면 세계 최대의 금기업 배릭골드(ABX)나 골드코프(GG)를 주목하자. 아니면 금을 기초자산으로 수익률을 내는 DLS(파생결합증권)도 관심을 가져볼 만한 상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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