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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 식품판매와 식품안전
草霧
2013. 9. 4. 11:19
TV속 먹거리![]() ‘먹방’이 요즘 유행이다. 인기 있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누군가가 맛나게 먹은 음식은 반드시 이슈가 되고 엉뚱한 음식조차 크게 유행하곤 한다. 그만큼 남이 맛있게 먹는 모습은 참을 수 없는 식욕을 자극하는 데 이 특성을 100% 활용하는 곳이 있으니 바로 TV 홈쇼핑이다. 때문에 ‘TV홈쇼핑과 식품안전’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중요한 주제이다. 글_조경자(임상영양사) 늦은 오후 ‘오늘 저녁은 어떤 메뉴로 할까?’ 걱정하는 주부의 눈에 들어오는 TV의 한 장면! 뜨근뜨끈한 오리고기를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는 표정으로 먹고 있다. 게다가 쇼호스트는 연신 무항생제로 키운 몸에도 좋은 오리고기를 너무나 편리하게 요리할 수 있다며 종료시간 임박을 외치고 있다. 저절로 손은 전화기로 옮겨지고 몇 달간 비상반찬으로 냉동실 가득 채워질 오리고기를 생각하니 입가엔 미소가 번진다. 전화 한 통화로 앉은 자리에서 받아 볼 수 있으니 편리하기는 두말하면 잔소리다. 제품 선택을 위한 정확한 정보 제공 미흡 ![]() 홈쇼핑에서는 짧게는 30~40분에서 길게는 1~2시간까지 한 품목을 방영하는데 그 시간동안 쇼호스트는 제품에 대한 소개를 멈추지 않는다. 당연하게도 상품에 대해서는 끊임없이 칭찬만이 이어진다. 그러나 이 소개가 소비자에게 상품을 취사선택할 수 있도록 정확한 정보를 주고 있는 것인지는 다시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최근 일주일간 단독채널을 가진 메이저 홈쇼핑 5개사의 식품 판매현황을 알아보았다. 총154건의 상품이 판매되었고 이 중 건강보조식품이 60건, 냉동가공식품이 33건, 냉동생식품이 22건, 김치류 16건, 냉장식품6건, 기타식품 17건 등이었다. 방송국에서는 각 제품에 대한 방송이 시작되기 전 상품에 대한 세부 설명이 화면에 표시되도록 하고 있었는데 상세한 설명인 것은 맞으나 너무 많은 내용이 한 화면에 짧은 시간동안만 보여져 모두 읽을 수 없었고, 시청자가 자세한 내용을 파악하기는 어려워 보였다. 또 방송 중에는 식품성분이나 유통기한, 보관방법 등 정작 식품 구입에 꼭 확인해야 할 사항들이 상세히 설명되는 일은 드물었다. 유통기한, 보관법에 대한 상세한 설명 필요 ![]() 서두에서 언급한 M사 오리고기를 예로 들어보면 얼리지 않은 채 냉장 보관하는 상품으로 타 냉동제품에 비하여 육질과 맛이 뛰어남을 강조하고 있었는데 그 대신 이 제품은 유통기한이 한 달로 냉동제품의 일 년에 비하여 현저히 짧았다. 그러나 이에 대한 비교 소개는 없어서 기존에 냉동제품을 이용하던 소비자의 경우 자칫 오해하여 부적절한 이용을 할 우려가 있었다. 심지어 제조 즉시 배달하는 것이 아니라 며칠간의 소요시간이 있으므로 실제로 제품을 받은 소비자에게 주어지는 유통기한은 더욱 짧아질 것이고 홈쇼핑의 특성상 1회에 대량을 판매하고 있어서 기한 내에 섭취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또한 무항생제 오리인 점을 강조하여 매우 친환경적인 제품임을 부각시켰으나 실제 식품성분을 알아보니 훈연제품에 일반적으로 들어가는 첨가물들은 그대로 다 들어가 있어서 특별히 더 좋은 제품이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이 밖에 각종 냉동식품의 경우 대부분 -18℃ 이하 상태에서 1년 간 보관 가능한 것으로 되어 있고 제조일로부터 3개월 많게는 6개월 이내의 제품을 배송한다고 되어 있어 실제로 소비자는 기한이 6개월가량만 남은 제품을 받아보기도 하는 것이다. 일반 가정의 냉동고 온도는 보통 -18℃ 유지를 목표로 설정되어 있으나 사용빈도가 높아 자주 여닫게 되면 이 온도를 유지하기 어려워 보관가능기간은 더 짧아질 수밖에 없다. 또 홈쇼핑에서 냉동저장식품으로 많이 팔리는 생선의 경우 한번에 50팩 이상 대량으로 판매하는 경우가 많아 장기보관이 예상되고 온도 변화가 제품의 품질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방송에서는 이러한 보관방법이나 사용상 유의 사항 등에 대해서는 언급되는 일이 없다. 판매자의 책임 있는 정보 전달 노력 절실 단순한 상품이용에 대한 정보조차 이러한 상황인데 식품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건강 보조식품의 경우는 어떠할까? 방송만 보고 과연 개인의 특성에 맞는 바른 구매가 가능할까? 한 가지 다행인 사실은 주요 홈쇼핑사는 방송과 동시에 인터넷 사이트를 함께 운영하고 있어서 소비자가 원하면 상품에 대한 세부정보를 알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보다 현명한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편리함을 추구하는 홈쇼핑이지만 조금 더 품을 팔아 정확한 정보 하에 구매를 결정하는 것이 좋고, 이러한 정보 확인이 안 되는 판매라인의 제품은 아예 구매하지 않는 것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