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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해 시인의 사진전!

草霧 2014. 2. 10. 11:56

 

 

틀린길이 아닌 다른길을 걷는 박노해 시인의 사진전!

강순재 | 2014.02.08

 


2월 5일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본관에서 '티베트에서 인디아까지 박노해 사진전 다른길'  전시가 시작 되었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듯 흑백 사진속의 아련함에 풍덩 빠지게 되는 정말 멋진 전시다. 시인이면서 시민혁명가가 되어 사형을 구형받기까지 했던 박노해 시인이분쟁과 빈곤의 티베트, 버마, 라오스, 인디아, 인도네시아, 파키스탄을 다니며 직접 촬영한 흑백사진과 더불어 짤막하지만 강렬하게 다가오는 글귀를 담아 놓았다.





신비롭게까지 느껴지는 초록색 배경을 따라 전시되어 있는 흑백 사진들이 보는이들의 몸과 마음을 꽉 채워주는 느낌이 든다. 또한 잔잔하게 흐르는 음악과 초록이 주는 편안함 속에서 별로 가진것도 없이 힘겹게 살아가지만 표정만은 온화한 그들의 모습을 보며 나는 지금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를 생각해보게 된다.  






디레디레 잘 레 만느 
' 마음아 천천히 , 천천히 걸어라'

라는 저 글귀처럼 그렇게 천천히 보아야하는 전시다. 만년설이 쌓여 있는 그곳에서도, 풀한포기 자라기 어려울거 같은 고산지대에서도 밭을 갈고 빨래를 널고 농사를 짓고 자식들을 키우며 자신들만의 길을 걷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지금 내가 걷고 있는 이 길이 어떤 길인지를 되돌아 보게 만든다.





가난한 삶이지만 시인이 담아온 사진 한장 한장은 마치 한편의 멋진 그림동화를 떠올리게도 하고 혹은 명화속 한장면을 떠올리게 만들기도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삶에 충실한 그들의 이야기가 진솔하게 다가오는 커다란 흑백 사진 한장 한장이 주는 여운은 쉬이 가시지 않는다. 그런데 몇장 안되지만 흑백사진속에 한참 빠져 있다가 만나게 되는 컬러 사진이 주는 느낌 또한 색다른 감동이다. 






박노해 시인의 사진에 반하고 글에 반해 그와 뜻을 함께 하는 빛나는 스타들의 이야기 한편 끄트머리에 내 자리도 있다는 사실에 반가움을 느낀다. 이번 전시와 함께 출간하게 된 초록책 책자 '다른길'이 참 특별하게 여겨지는데 흑백 사진의 느낌을 제대로 느껴보고 싶으시다면 커다란 사진집을, 손에 들고 다니며 가끔씩 들춰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작은 판형의 책을 추천한다. 






박노해 시인의 사인회가 있는 시간, 역시 보통 사람이라고는 여겨지지 않는 박노해 시인님, 한자 한자 정성을 다해 멋진 싸인을 해주시는 모습에 괜히 숙연해지기까지 한다. 저녁시간 맞춰 가시면 시인님의 싸인을 직접 받을수도 있고 13일, 16일, 24일 오후 7시에는 작가와의 대화도 진행되는데 선착순 70명이라고 하니 참고해서 다녀오면 멋진 추억이 될듯 하다. 






전시장소: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본관 지하 1층(5호선 광화문역 9번 출구)

전시 기간: 2월 5일 ~ 3월 3일(휴관일 없음)

관람요금: 일반 5000원/ 학생 3000원

*작가의 뜻에 따라 수익금은 지구마을 평화나눔활동에 쓰입니다.*


어떤 기업의 홍보나 광고 하나 없이 사람들의 입소문만으로도 분명 빛나는 전시가 되리라 생각되는 박노해 시인의 사진전.  무엇이건 빨리 빨리 진행되고 강렬한 것들이 눈을 자극하는 요즈음 아련한 추억마저 떠올리게 만드는 아무런 색이 없는 흑백 사진 한장만으로 많은 사람들이 커다란 감동을 느낄수 있으면 좋겠다. 가족과 함께 친구와 연인 혹은 부모님과 함께 흑백사진속 그들의 모습을 보며 마음의 여유를 찾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