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준비는 전통시장에서
대목 준비가 한창인 영등포 전통시장을 가다
[서울톡톡] 설을 앞두고 전통시장을 찾는 시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예전에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이던 그런 모습은 사라져가고 있어 안타깝다. 주말 잠시 시간 내 찾은 영등포전통시장. 도소매시장으로 한강 이남 최대의 유통 중심지를 담당해 온 공간이다. 근처 이름 있는 백화점과 대형마트 틈 속에서도 기죽지 않고 50여 년을 굳건히 버티어 온 전통재래시장이다.
통로 천장에 내걸린 '저희 영등포전통시장을 찾아주신 분께 감사드립니다'라고 적은 현수막이 먼저 인사를 대신한다. 소머리국밥집에서 곰탕 끓이는 김이 모락모락 올라와 시장 통로를 맴돌며 오가는 시민들의 입맛을 다시게 한다. 이에 뒤질세라 가래떡집의 긴 가래떡판에서도 김이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인심 좋은 가래떡집 주인아주머니는 긴 가래떡 절반을 싹둑 잘라 먹어보라며 건넸다. 쫄깃한 맛이 입에 쩍쩍 달라붙고 씹을수록 고소한 맛까지 더한다.
시장에 들어서자마자 처음 만난 임영자(71) 할머니는 "예전에는 장사가 잘 돼 힘들 정도로 손님들이 많이 찾아왔지만 요즘은 발걸음이 많이 줄었다. 그래도 힘 다할 때까지는 이곳을 지켜야지. 그나마 설 명절을 앞두고 손님들이 조금씩 늘고 있어 다행이다"고 말했다.
채소 가게 주인아저씨는 손님이 먹기 좋게 미리 다 다듬어 놨다. 상추, 오이, 호박, 배추, 시금치, 파, 고추 등 금방 산지에서 가져온 것처럼 싱싱했다. 인심 좋은 주인아저씨는 사가는 고객들에게 덤으로 듬뿍 얹어주기까지 했다. 그러니 고객은 '고맙다'는 인사말과 함께 '다음 또 올게요'로 화답한다.
시장 중앙 통로에서 또 한 분의 어르신을 만났다. 미소가 아름다우신 할머니는 같은 자리에서 호박죽과 팥죽을 판지 30년이 넘었다. 맛으로 4남매를 다 키우셨단다. 할머니는 이야기 도중 "특히 고마운 것은 IMF 당시 모두 어려웠는데, 나는 직장 짤릴 염려 없이 계속 일할 수 있었던 것이 너무나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고 말했다. 덧붙여 예전에는 지붕이 없어 눈비 올 때 힘들었는데, 몇 년 전에 시장 지붕을 잘 설치해 이후로 걱정이 없다고 했다.
영등포에는 영등포전통시장을 비롯하여 사러가시장, 영신상가, 남서울상가, 제일상가, 삼구상가 등 열 개가 넘는 전통시장이 있다. 설을 맞아 22일부터 설 이전까지 사은품 및 경품권 증정, 응모권 추첨행사를 펼친다. 더욱이 설 명절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풍물을 비롯한 주민참여 민속놀이도 한바탕 예정돼 있다.
전통시장은 주머니가 가벼워도 마음은 풍족한 시민을 위한 시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 설에는 어려운 상인들도 돕고 좋은 물건을 싸게 살 수 있는 전통시장을 꼭 이용해보자.
[영등포전통시장 찾아오시는 길]
지하철 5호선 영등포시장역 3번출구 도보 5분, 1호선 영등포역 1번 출구 도보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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