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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목 준비가 한창인 영등포 전통시장을 가다

草霧 2014. 1. 21. 11:37

 

 

 

설 준비는 전통시장에서

대목 준비가 한창인 영등포 전통시장을 가다

 

시민기자 박동현 | 2014.01.20

 

[서울톡톡] 설을 앞두고 전통시장을 찾는 시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예전에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이던 그런 모습은 사라져가고 있어 안타깝다. 주말 잠시 시간 내 찾은 영등포전통시장. 도소매시장으로 한강 이남 최대의 유통 중심지를 담당해 온 공간이다. 근처 이름 있는 백화점과 대형마트 틈 속에서도 기죽지 않고 50여 년을 굳건히 버티어 온 전통재래시장이다.

 시장

통로 천장에 내걸린 '저희 영등포전통시장을 찾아주신 분께 감사드립니다'라고 적은 현수막이 먼저 인사를 대신한다. 소머리국밥집에서 곰탕 끓이는 김이 모락모락 올라와 시장 통로를 맴돌며 오가는 시민들의 입맛을 다시게 한다. 이에 뒤질세라 가래떡집의 긴 가래떡판에서도 김이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인심 좋은 가래떡집 주인아주머니는 긴 가래떡 절반을 싹둑 잘라 먹어보라며 건넸다. 쫄깃한 맛이 입에 쩍쩍 달라붙고 씹을수록 고소한 맛까지 더한다.

잡화류를 파는 임영자(71) 할머니는 명절을 앞두고 그나마 손님이 조금 늘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시장에 들어서자마자 처음 만난 임영자(71) 할머니는 "예전에는 장사가 잘 돼 힘들 정도로 손님들이 많이 찾아왔지만 요즘은 발걸음이 많이 줄었다. 그래도 힘 다할 때까지는 이곳을 지켜야지. 그나마 설 명절을 앞두고 손님들이 조금씩 늘고 있어 다행이다"고 말했다.

막 쪄 나온 떡가래와 잘 다듬어 놓은 채소들

채소 가게 주인아저씨는 손님이 먹기 좋게 미리 다 다듬어 놨다. 상추, 오이, 호박, 배추, 시금치, 파, 고추 등 금방 산지에서 가져온 것처럼 싱싱했다. 인심 좋은 주인아저씨는 사가는 고객들에게 덤으로 듬뿍 얹어주기까지 했다. 그러니 고객은 '고맙다'는 인사말과 함께 '다음 또 올게요'로 화답한다.

할머니 맛집 주메뉴는 3천 원짜리 팥죽과 호박죽이다

시장 중앙 통로에서 또 한 분의 어르신을 만났다. 미소가 아름다우신 할머니는 같은 자리에서 호박죽과 팥죽을 판지 30년이 넘었다. 맛으로 4남매를 다 키우셨단다. 할머니는 이야기 도중 "특히 고마운 것은 IMF 당시 모두 어려웠는데, 나는 직장 짤릴 염려 없이 계속 일할 수 있었던 것이 너무나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고 말했다. 덧붙여 예전에는 지붕이 없어 눈비 올 때 힘들었는데, 몇 년 전에 시장 지붕을 잘 설치해 이후로 걱정이 없다고 했다.

신선한 과일이며 토실한 알밤 등 질 좋은 제수용품이 가득하다

영등포에는 영등포전통시장을 비롯하여 사러가시장, 영신상가, 남서울상가, 제일상가, 삼구상가 등 열 개가 넘는 전통시장이 있다. 설을 맞아 22일부터 설 이전까지 사은품 및 경품권 증정, 응모권 추첨행사를 펼친다. 더욱이 설 명절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풍물을 비롯한 주민참여 민속놀이도 한바탕 예정돼 있다.

전통시장은 주머니가 가벼워도 마음은 풍족한 시민을 위한 시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 설에는 어려운 상인들도 돕고 좋은 물건을 싸게 살 수 있는 전통시장을 꼭 이용해보자.

[영등포전통시장 찾아오시는 길]
지하철 5호선 영등포시장역 3번출구 도보 5분, 1호선 영등포역 1번 출구 도보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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