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 두 채인 대기업 부사장이 후회하는 재테크는
경제 전문기자 명순영의 ‘재테크 톡’ 26
[서울톡톡] 최근 국내 대기업 부사장으로 근무하는 A씨를 만났다. 50대 후반인 그는 강남과 과천에 아파트 두 채를 갖고 있다. 주식투자로도 꽤 쏠쏠한 수익을 내왔다. 한마디로 현역에서 은퇴한 뒤에도 노후를 비교적 여유롭게 살아갈 수 있는 중산층이다. 그런데 그는 "재테크를 해오며 지금 생각해도 매우 아쉬운 순간이 있었다"고 돌아봤다. 1990년대 쏟아져 나왔던 고금리 연금상품에 가입하지 못한 일을 두고 하는 말이다.
"주식으로 대박을 못낸 건 크게 돈을 걸지 못하는 내 성향 때문이었다고 생각해. 어쩌면 그렇게 주식에 몰입하지 않았기 때문에 손실도 크게 안 봤을거야. 하지만 1990년대 후반 경제 전문가 대부분이 10~20년 뒤 저금리 시대가 온다고 말했지. 일본처럼 말이야. 나는 그 말을 믿었는데도 보험사들이 앞다퉈 내놓았던 고금리 연금상품에 가입하지 않았어. 당시 연 7.5%대 연금상품이 많았는데 얼마나 아까운지 모르겠어."
그의 말은 사실이다. 예를 들어 1994~1999년 팔린 동부화재의 홈런인생연금보험은 확정금리 연 이율이 7.5%나 된다. 지금 연금상품 공시이율은 3%대다. 당시 가입했다면 지금보다 2배 넘는 금리를 챙길 수 있었다. 저금리 시대를 예견하고 당시 연 수익률 5% 이상 개인연금·연금저축보험에 가입한 이가 3만 명에 가깝다고 한다. 업계에서는 보험사 전체에 남아 있는 고금리 확정금리형 연금상품이 10만 건이 넘을 것이라고 추산한다. 이 상품들 때문에 보험사들이 골치를 앓고 있다고 하는데 바꿔말하면 고객에게는 아주 좋은 상품인 셈이다.
삼성전자 10만 원이 고점이라고 했던 삼성 임원
A부사장은 또다른 흥미로운 일화를 전했다. 그는 1990년대 초반 당시 삼성그룹의 한 임원과 친하게 지냈다. 그 때는 삼성전자 주가가 10만 원을 돌파하느냐 마느냐 할 때였다. 그런데 그 임원이 "삼성전자가 10만 원을 넘으면 너무 비싼 것이니 팔라"고 강하게 말했다고 했다. 그는 `삼성 임원의 말이니 정확하겠지'라는 생각으로 삼성전자를 팔아치웠다.
그러나 이후 삼성전자 주가는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중간중간 등락을 거듭하기는 했으나 현재 주가가 140만 원을 돌파했으니 그 임원의 조언은 완전히 틀린 셈이다. 그 임원은 훗날 삼성그룹의 금융계열사와 주요 은행 CEO를 역임한 유명한 인사다.
삼성전자가 당장 오를지 떨어질지는 삼성 내부의 고위층도 제대로 예측하지 못했다. 그러나 한국도 일본처럼 저금리 시대가 올 것이라는 점은 학식이 뛰어난 경제학자가 아닐지라도, 정보에 밝은 기업 임원이 아닐지라도 알 수 있는 점이었다. 1990년~2000년대 많은 사람들이 저금리시대의 도래에 공감했다. 그리고 이런 흐름에 맞게 제대로 재테크 방향을 잡고, 참고 기다렸다면 꽤 괜찮은 돈을 벌 수 있었다.
필자와 A부사장은 두 사례를 토대로 부자가 되는 한 가지 비결을 꼽아냈다. 요약하면 이렇다. `단기적인 예측은 매우 어렵다. 하지만 의외로 10년 이상 먼 미래를 정확히 볼 수 있다. 이를 믿고 장기 투자하면 돈을 번다.' 물론 큰 줄기를 잡는 게 그리 쉬운 일이 아닐 수 있다. 미래를 읽으려면 폭넓은 시각을 갖춰야 하고, 책을 많이 읽고 다양한 직간접 경험을 쌓아야 한다. 얄팍한 정보에 의존해 투자하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마지막으로 필자는 물론 많은 전문가들이 공감하는 미래에 꼭 일어날 상황을 소개한다. 최근 한 증권가의 베스트 애널리스트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애널리스트로서 어떤 업종이 내년에 오를지, 앞으로 어떤 업종이 뜰지 진지하게 고민해봤는데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다만 한 가지 변하지 않는 사실이 있다면 한국은 고령사회가 될 것이고, 노년층 증가로 의료비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뿐이다."
필자의 생각도 같다. 한국은 고령사회를 향해 간다. 그렇다면 헬스케어산업은 더 커질 것이다. 헬스케어관련 주식을 살지, 노인에게 적합한 집을 만들어 임대할 지, 재테크 각론에 대해서는 더 공부해야한다. 어쨌든 이런 큰 줄기를 토대로 재테크를 고민해볼 필요는 분명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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